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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인터뷰’(1) 작가 자신의 직간접적인 이야기는 아닐까?

발행일 : 2017-06-08 00:31:56

전례 없는 해외 러브콜로 창작뮤지컬의 세계화를 이뤄낸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첫 번째 작품 ‘인터뷰’가 6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공연 중이다.

‘인터뷰’ 포스터가 왜 그렇게 그려졌는지, 제목이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는 공연을 실제 관람하면 명확하게 와 닿는다. 예술감독 신영섭, 총괄프로듀서 김수로, 김민종인 이 작품은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작곡/음악감독으로 만들어졌다.

‘인터뷰’ 박건형(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박건형(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의 대사와 상황, 반복을 면밀히 살펴보면 혹시 작가 자신의 직간접적인 이야기는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공연에는 피아노 1대만 연주됐는데, 격정적으로 참여한 피아노는 마치 또 하나의 중요한 등장인물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본지는 이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2회에 걸쳐 독자들과 공유한다.

◇ ‘인터뷰’를 살펴보기 전에 일반적으로 작가들이 창작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인터뷰’에는 크게 두 명의 작가가 나온다. 작가라고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작가가 아니라고는 더더욱 할 수 없는, 어쨌든 작가인 두 명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어쨌든 ‘인터뷰’는 작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 이건명(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이건명(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작가가 시나리오를 만들 때 간단한 줄거리나 개요인 시놉시스(synopsis)를 만들고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을 짠다. 이것까지는 작가가 아닌 사람도 추정할 수 있는데, 이때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겹치지 않게, 캐릭터를 분리해 캐릭터를 겹치지 않게 하는 험난한 과정이 뒤따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상적인 현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합적이다. 다양한 면을 어느 정도씩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런데, 작품에서의 등장인물들을 이런 현실적인 인간들로 채우게 될 경우 갈등 관계도 명확하지 않게 돼 스토리를 끌고 가기도 어렵게 되고,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색깔이 명확하지 않은,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은 등장인물들로 구성될 수 있다.

‘인터뷰’ 이건명(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이건명(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겹치지 않았을 때 훌륭한 캐릭터라이징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모든 캐릭터를 자신이 만들어냈지만, 어떤 캐릭터에는 감정이입이 되고 어떤 캐릭터에 대해서는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감정 또한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서 작가는 시뮬레이션을 하듯 일인 수역 또는 일인 수십역의 일인 다역을 연기해 확인해 가며 글을 쓰기도 한다. 우리가 운전할 때 샤워할 때 화장실에서 혼자 있을 때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작가들은 운전할 때 샤워할 때 화장실에서 혼자 있을 때 자신이 만든 이야기 속의 여러 등장인물들을 꺼내 연기를 하기도 한다.

‘인터뷰’ 임병근(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임병근(유진 킴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 정말 캐릭터 분리를 잘하는 똑똑한 작가는 실제로 정신분열에 시달릴 수 있다

일인 다역을 시뮬레이션으로 연기하면서, 그리고 창작하면서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뇌 또한 여러 캐릭터로 분리해야 한다. 실제로 캐릭터를 잘 분리해 만들고, 그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해 사고를 분리하는 작가가 효율적으로 분리해 몰입할 수 있도록 똑똑하다면 실제로 정신분열의 경지에까지 다다를 수 있다.

사람들은 연기에 몰입한 연기자가 작품이 끝난 후 그 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동안 고생할 수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고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런데, 작가는 그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고통의 시간을 겪는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인터뷰’ 이지훈(싱클레어 고든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이지훈(싱클레어 고든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창작의 고통은 대부분 스토리텔링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초보적인 고통을 벗어날 경우 캐릭터를 분리하고 각각을 매력적으로 살아있게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인지는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인터뷰’에서 일인 다역을 소화하는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 싱클레어 고든(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 분)의 연기에 대해 감탄하는 관객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싱클레어 고든의 모든 일인 다역에 베스트셀러 ‘인형의 죽음’을 쓴 추리소설 작가 유진 킴(이건명, 민영기,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 분)과 의문의 사고로 죽은 18세 소녀 조안 시니어(민경아, 김다혜, 김주연, 임소윤 분)의 연기까지도 포함해 일인 다역을 작가가 소화할 것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인터뷰’ 이지훈(싱클레어 고든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이지훈(싱클레어 고든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 조심스럽게 추측해보는, 작가의 직간접적인 경험과 이야기에 대한 투영

‘인터뷰’의 이야기는 연출까지 겸한 추정화 작가의 직간접적인 경험과 이야기일 수 있다는 막연한 추측을 하게 만든다. 물론 추정화 작가가 실제로 살인사건에 연관됐거나 정신분열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캐릭터 분리와 그 분리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인터뷰’가 캐릭터를 분리해 새로 만드는 고통의 과정이 실제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등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집요하게 던지는 것은 작가가 캐릭터를 분리해 창출해낼 때 스스로 의심하기도 하고 독백의 질문을 던지는 장면을 연상하게 만든다.

‘인터뷰’ 이지훈(싱클레어 고든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인터뷰’ 이지훈(싱클레어 고든 역).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창작컴퍼니다 제공>

‘내 안의 또 다른 괴물들’이라는 표현도 어쩌면 작가적 정신분열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억이 편집될 수 있다는 것은, 캐릭터의 개발, 발전 단계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은 뜻한다고 생각하면 무척 흥미롭다.

작명의 어려움을 반복적으로 논하며, 이름이 뭐가 중요하냐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 또한 작가적 고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름은 캐릭터의 성격과 성향을 결정짓는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실제로 창작을 시도해본 사람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공감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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