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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 만남에 대한 아름다운 떨림일까? 정복하지 못한 대상에 대한 흥미인가?

발행일 : 2017-06-17 15:48:22

피터 시걸 감독의 ‘첫 키스만 50번째(50 First Dates)’는 매일이 첫 데이트, 첫 키스, 첫사랑인 루시 윗모어(드류 베리모어 분)의 이야기이다. 낮에는 하와이 수족관에서 일하고 밤에는 여행객들과 화끈한 하룻밤을 즐기는 헨리 로스(아담 샌들러 분)는 첫눈에 반해 루시에게 다가가지만,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루시는 다음 날 그를 파렴치한 취급하며 기억조차 못 한다.

‘첫 키스만 50번째’의 영어 원제는 ‘50 First Dates’이다. 한국어 제목은 연애에 서툰 남자가 만남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일 것처럼 연상될 수 있는데, 영어 제목은 하루 리셋 로맨스를 액면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냥 아름답게만 볼 수도 있지만, 묘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이입해 볼 수도 있는 영화

영화에서처럼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사람을 만나지는 않았어도, 노력해도 상대방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첫 키스만 50번째’의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노력해서 마음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내 진지했던 감정을 상대방이 기억조차 제대로 못하는 모습에 같이 마음이 아플 수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에서 헨리는 노련한 작업남이다. 영화 속에서는 그 과정의 내면을 자세히 보여주지는 않지만, 자신에게 넘어온 여자에게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는 나쁜 남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런 헨리가 루시에게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진 것은, 어떤 남자라도 진정 사랑에 빠지면 순수한 내면이 전면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고, 삐딱하게 보면 다음 날 루시가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정복심이 남아 있어서 집착한다고 볼 수도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면을 내포하고 있는 ‘첫 키스만 50번째’를 대부분의 관객들이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첫 데이트에서 첫 키스와 첫사랑을 모두 한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어릴 적 첫사랑 이후 계산하지 않는 무모한 사랑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이상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 13년 만의 재개봉, 2004년보다 더 감미롭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까?

‘첫 키스만 50번째’는 2004년에 개봉했던 영화로 이번에 13년 만에 재개봉한다. 영화관이 아닌 곳에서 개봉했던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양질의 화질로 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만,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한 관람 방법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의 재개봉은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정서가 시대적인 흐름에 좌우되기보다는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와 근본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의미 있게 생각된다.

표면적으로 볼 때 헨리와 루시는 첫눈에 반하고 하룻밤에 작업을 성공할 수도 있는, 사랑에 있어서는 급진적인 대상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정말 첫사랑을 하는 사람들처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2004년에 영화관에서 관람했던 관객도 정말 처음 관람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 루시가 다음 날 헨리를 기억했으면 헨리는 흥미를 잃었을 수도 있다, 루시 또한 흥미를 잃었을 수도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에서 루시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고 다음 날 헨리를 기억했으면 루시와 헨리의 사랑이 이어졌을까? 물론 이어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의 소재로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로맨틱한 사랑에 대한 판타지와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사랑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판타지를 ‘첫 키스만 50번째’는 전달한다. 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는 처음 느꼈던 사랑을 계속 느끼는 것인데, 그것은 판타지임과 동시에 그 과정의 아픔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고통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 스틸사진.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키스만 50번째’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였으면 어땠을까? 만약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된다면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까? 어쩌면 아름다운 내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필자처럼 여러 가지 상황을 따지며 엄격한 잣대를 각각 제시했을 수도 있다.

재개봉하는 ‘첫 키스만 50번째’를 드류 베리모어와 아담 샌들러가 영화관에서 관람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13년 전 행사 때 찍었던 영상을 오랜만에 돌려보며 회상에 잠기듯 그들의 13년 전 연기를 보며 감회에 젖을 수도 있다. 지금 드류 베리모어와 아담 샌들러가 ‘첫 키스만 50번째’의 리뷰를 쓴다면 어떨까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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