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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비밀의 숲’(8) 용의자가 아닌 범인이라고 가정하고 찾아가기, 복잡한 퀴즈를 풀어가는 방법

발행일 : 2017-07-08 09:55:39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이전까지의 방송은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용의자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제8화는 특정한 누군가가 범인이라고 가정하고 살펴봤다. 마치 시험문제를 풀 때 초반에는 모든 보기가 정답일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가, 특정 보기가 정답이라고 가정했을 때 나머지 보기가 정답이 아닌 이유를 찾는 과정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범인을 특정할 경우 그 사람이 범인이어야 하는 필연성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그전 방송에서 뿌려졌던 많은 암시와 복선이 활용되는데, ‘비밀의 숲’에서 복잡한 퀴즈를 풀어가는 방법이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줄지 머리 아픔만 더욱 선사할지 지켜봐야 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배두나를 통해 전달한 ‘비밀의 숲’의 정신세계, 인권 유린을 대처하는 태도

‘비밀의 숲’ 제8화에서는 드라마의 정신세계, 인권 유린에 대처하는 태도가 명시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빙자한 이유로 침묵을 강요받을까요?”라고 배두나(한여진 역)는 조승우(황시목 역)에게 말했다.

장성범(박경완 역)이 폭행당했다는 것을 알고 진실을 파헤치고 바로잡는데 있어서 타협하지 않겠다고 정의를 불사르는 배두나의 모습은 답답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뚫어주며 위로해준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배두나는 자신의 동료들이 무고할 수도 있는 시민을 폭행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것에 대해 열받아 분개하는데,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봐 주변의 불합리함에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무는 요즘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시간이었다.

“만화가는 무엇을 그려도 좋다, 단 하나만 빼고. 사람의 기본 인권을 해치는 것.”이라고 배두나는 만화작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만화도 지키려고 하는 것을 경찰 공무원이 버려서는 안 된다고 자존심을 강조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직설에 이어 부연은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것은 드라마 속에서도 실제 생활이었다고 하더라도 무척 똑똑한 설득법이라고 여겨진다. 자신의 주관을 명확하게 전달하면서도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본받을 만하다.

◇ 신혜선이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행동의 심리

제7화에서 조승우에게 어필한 신혜선(영은수 역)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신혜선이 조승우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에 대해 흥미와 우려를 동시에 표현했는데, 제8화 방송에서는 조승우의 집으로 찾아왔고 문전박대하는 조승우에게 여러 차례 다른 방법으로 어필해 결국 조승우의 집에 들어갔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8화에서 신혜선은 조승우에게 노골적으로 뭔가를 어필하려고 했다는 것 이외에도,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는 행동을 반복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신혜선의 이런 행동은 어떤 심리에서 나온 것일까?

일반적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있는 때는 골똘히 생각할 때이거나 불안과 초조, 스트레스가 과도할 때일 가능성이 많다. 애정과 관심 부족으로 인해 허해진 마음의 표현일 수도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신혜선은 유재명(이창준 역) 패밀리가 범인이 돼야 한다는 강박감에 초조해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반복해 했을 수도 있고, 실제로 드라마 속에서 조승우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표현했을 수도 있다.

신혜선은 발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화차가 진행될수록 신혜선이 감정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고, 위험한 행동 또한 몸을 사르지 않고 행한다는 점은 신혜선 혹은 그 주변에서 무언가 실마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추측하게 만든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신혜선은 이준혁(서동재 역)이 범인인지 알아보기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본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조승우는 독백을 통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던질 수 있다면 남의 목숨의 가치는 얼마였을까?”라고 신혜선이 맡은 영은수 캐릭터에 대해 분석을 하기도 했는데, 신혜선이 일반적이지 않은 도발적 행동을 감행했을 때도 그 심리와 행동에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미리 확인했다고 볼 수도 있다.

◇ 용의자가 아닌 범인이라고 가정하고 찾아가기, 복잡한 퀴즈를 풀어가는 방법

‘비밀의 숲’ 제8화에서 서동재는 이창준이 범인이라고 특정한 후 황시목에게 설명했다. 황시목은 서동재가 범인이라고 확신한 후 영은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서동재가 범인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죽을 각오로 덫을 놓은 한 영은수는 서동재가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했는데, 황시목은 그런 행동을 보인 서동재를 오히려 더 강하게 의심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영은수는 서동재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지만 이창준 검사장 일가가 범인이어야 한다는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 스스로 드러냈다고 생각하는 황시목은, 서동재가 범인이 아니라는 가능성과 영은수가 용의자라는 확률 중 어떤 것이 높아졌을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비밀의 숲’은 복잡한 퀴즈를 푸는 듯 얽혀있다. 드라마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물론 본방사수하며 드라마를 따라가는 시청자까지도 쉽게 풀지 못하는 어려운 퀴즈가 놓여있는데, 제8화 마지막에 황시목은 드디어 범인의 머리가 나왔다고 한여진에게 말하며 호기심을 증폭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7화까지 용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 살펴봤고, 제8화에서는 용의자를 특정했을 때 전후 사정을 살펴봄으로써 실제 범인일지 따졌다. 제9화 방송에서는 제8화에서 특정했던 사람들 이외의 인물에 대해 특정해 살펴볼 수도 있고, 용의선상의 많은 사람들을 하나씩 제외해 가는 과정을 시작할 수도 있다.

누가 검사 스폰서 살인사건의 범인일지도 궁금하지만, 복잡하게 펼쳐놓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그 과정도 무척 궁금하다. 결론 못지않게 과정을 잘 풀 경우 ‘비밀의 숲’은 종방 후에 역주행해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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