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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마타하리’(2) 임슬옹은 뮤지컬적 연기를 못 하는 것일까? 캐릭터를 진짜 잘 설정하고 있는 것일까?

발행일 : 2017-07-09 20:39:07

6월 16일부터 8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SHE’S BACK! 뮤지컬 ‘마타하리’(이하 ‘마타하리’)에서 임슬옹은 마타하리(옥주현, 차지연 분)를 감시하는 임무 중 사랑에 빠진 아르망(엄기준, 임슬옹, 정택운 분) 역을 맡았다.

임슬옹의 아르망은 관객의 성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충분히 갈릴 수 있다. 뮤지컬적 어법을 그대로 따르기를 바라는 관객의 눈에는 약간 거슬리게 보일 수도 있지만, 임슬옹이 아르망 캐릭터에 대해 그런 콘셉트를 설정하고 연기했다고 보면 무척 잘한 연기로 볼 수도 있다.

‘마타하리’ 임슬옹(아르망 역).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임슬옹(아르망 역).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를 프랑스의 스파이로 삼은 프랑스군 대령 라두 대령(민영기, 김준현, 문종원 분), 마타하리의 의상과 분장 등을 도맡아 하는 안나(김나윤, 최나래 분), 독일 최고 사령부 장군으로 마타하리에게 흠뻑 빠져있는 폰 비싱(김늘봄 분)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뿐만 아니라, 앙상블로 참여한 배우들의 안무와 연기, 노래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앙상블은 커플무를 출 때 비슷하게 흉내 내지 않고 마치 전문 무용수처럼 파티를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했으며, 각자 솔로 파트의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모두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마타하리’의 앙상블 중 상당수는 추후 다른 작품에서 메인 캐스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임슬옹은 뮤지컬적 연기를 못 하는 것일까? 캐릭터를 진짜 잘 설정하고 있는 것일까?

‘마타하리’에서 임슬옹은 정직하게 뮤지컬 넘버를 소화했다. 뮤지컬적 발성을 철저하게 따르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불안한 욕망을 임슬옹은 맑은 목소리로 넘버를 소화했다. 임슬옹의 노래에는 달달함도 있고 맑음도 있는데, 업무 지향적이 아닌 애정에 초점을 둬 캐릭터와 넘버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다른 캐스팅의 아르몽을 못 봤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임슬옹은 아르몽 캐릭터를 색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독특하게 설정한 캐릭터는 감독의 디렉팅이었을까 임슬옹의 해석이었을까 궁금하다.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무대에 오른 다른 배우들과는 다른 톤으로 뮤지컬 넘버를 소화한 임슬옹에 대해 이질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좀 튄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임슬옹식 넘버는 어떤 누구보다도 가사전달력이 좋았다.

뛰어난 가사전달력은 관객들을 좀 더 편하게 몰입하게 만들어 감정이입된 관객들이 아르망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는데, 아르망 캐릭터는 전시 상황에는 맞지 않는 것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임슬옹식 넘버 소화법은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임슬옹 버전의 ‘마타하리’를 보면 제목을 ‘마타하리와 아르몽’이라고 지었어도 어울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정도로 존재감이 느껴진다. 명확한 가사전달력, 직선적 마음, 마타하리를 감시하지만 사랑에 빠져들 정도로 단순한 내면을 임슬옹식으로 인상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임슬옹은 차지연과의 이중창을 부를 때 차지연과 관객석 모두를 신경 쓰며 시선 처리를 하며 움직임의 방향을 정했는데 디테일이 돋보였다. 차지연과 관객들에게서 모두 떨어지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차지연과 관객들이 같은 정서를 느끼는 시간을 만든 것이다.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필자는 남배우가 여배우를 사랑하는 연기를 할 때는 당연히 감정이입해 여배우를 사랑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거기에 머무르는데 그치지 않고 그 여배우의 자리에 각각의 관객이 들어와 감정이입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을 남배우들에게 평소에 자주 하는데, 임슬옹은 감각적으로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슬옹은 무대를 나가다가 순간 멈춰 서 고개를 관객석으로 돌려 잠깐 쳐다본 후 다시 무대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뮤지컬에서 주연급 등장인물이 퇴장할 때 자주 사용했던 방법으로 최근에는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데, 임슬옹은 그런 포인트를 잘 살려 관객들을 순간 심쿵하게 만들기도 했다.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전문 무용수처럼 멋지게 커플무를 소화한 앙상블, 뮤지컬 넘버 솔로 파트에서 각자 존재감을 발휘한 앙상블

‘마타하리’에서 앙상블은 다양한 조합의 안무를 펼쳤는데, 6커플이 커플무를 출 때는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무용수들이 춤을 추듯 멋지게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무대가 부분 전환해 사다리 위에 머물러 있는 장면에서는 벽면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줘 절박함을 표현했다. 마이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노래 부르는 위치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각적으로 다양한 높이와 위치에서 만드는 합창은 청각적으로도 풍성하게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타하리’의 앙상블은 춤뿐만 아니라 가창력도 감동적이었다. 합창보다 각각 솔로 파트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는데, 솔로 파트가 더 많았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됐다.

앙상블에 참여한 현순철, 윤영진, 차정현, 김수정, 이수현, 임유, 황세준, 박세훈, 김경택, 김강헌, 문지수, 이정혁, 정다혜, 문장미, 정지원, 김미미, 민소영, 백예은, 한정은, 정원일, 정민희 중 상당수는 다른 작품에서 훨씬 비중 있는 역할로 관객들을 다시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형 뮤지컬의 주연급으로 발탁될지 기대가 된다.

앙상블 개개인의 능력도 훌륭하지만 앙상블을 살린 ‘마타하리’의 스티븐 레인 연출과 홍세정 안무 또한 높이 평가된다. ‘마타하리’가 재공연을 반복할수록 더욱더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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