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공장 견학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라인의 속도와 작업자의 표정, 분위기, 심지어 공장 내의 온도와 냄새까지도 그 업체와 공장의 현재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쌍용차 평택 공장에 대한 기억은 특별하다. 기자가 된 1996년 처음으로 방문한 완성차 공장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공장 내부가 상당히 덥고 시끄러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9년 속칭 ‘옥쇄 파업’ 때의 취재도 기억이 남는다. 코를 찡하게 만드는 최루가스에 공장 밖으로 볼트가 날아오던 때의 살벌한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공장 정상화가 되면서 쌍용차에서 다시 공장 견학 행사를 열기도 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여전히 공장 견학이 그리 즐겁진 않았다. 정체 모를 연기와 냄새, 먼지가 꺼림칙했기 때문이었다.
10일 다시 찾은 쌍용차 평택 공장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회사 측에서 안내한 곳은 G4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가 만들어지는 조립 3공장이다. 일단 내부로 들어서자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회사 측 관계자는 “4년 전에 공장 내부에 에어컨을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환경이 쾌적해지니 작업하는 근로자의 표정도 밝다. 다시 복직한 근로자들의 능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립3팀 조준구 직장은 “복직자들은 만약 계속 근무했다면 20년 이상 근속한 분들이어서 신입 직원들보다 능력이 훨씬 낫다”면서 “쌍용차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직원들과 위화감 없이 원활하게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립 3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8만3600대. 지난해 생산량은 4만5268대로 가동률이 54.1%다. 근무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8시간이고,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의 초과 근무가 이어진다. G4 렉스턴의 시간당 생산대수는 25대다.
향후 전망은 밝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은 “현재 G4 렉스턴이 3000대, Q150(코란도 스포츠)이 2000~3000대의 생산 가능한데, 2018년 초에 럭셔리 픽업 Q200이 추가되면 생산 능력을 초과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 때는 현재의 1교대를 2교대로 바꿔야 하므로 복직점검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4 렉스턴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룬 차다. 용접 자동화의 경우 렉스턴 W가 66.4%였던 데 비해 G4 렉스턴은 100%를 자랑한다. 스팟 용접수의 경우도 렉스턴 W는 4396개인데 G4 렉스턴은 6188개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스팟 용접수를 늘리면 차체 강도가 향상된다.
생산기술 담당 장성호 상무는 “차체 치수 합격률의 경우 렉스턴 W는 83.7%였는데, G4 렉스턴은 94.5%에 이른다”면서 “경쟁사(기아차)의 경우 X, Y, Z축 중 하나만 합격해도 통과되지만, 쌍용차는 3가지가 모두 합격해야 통과되는 시스템이며, 경쟁사 기준으로 측정하면 G4 렉스턴은 98~9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렉스턴 W의 경우 언더실러가 7m에 불과했지만 G4 렉스턴은 47m에 이른다”면서 “전착 도막두께는 17% 향상시켰고, 도금 강판 비율도 기존 68%에서 75.5%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측에 따르면, 기아차는 쏘렌토와 혼류 생산하는 모하비의 프레임을 최근 외부에서 모듈화해서 다시 조립하고 있다. 쏘렌토 주문이 늘면서 불가피하게 처한 조치다. 그러나 쌍용차는 프레임 전용 공장으로 현재 모두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쌍용자동차의 총 생산능력은 25만800대이고 지난해 생산량은 15만5621대로, 총 가동률 62.1%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G4 렉스턴은 출시 첫 달에 2733대, 지난달에 2708대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송승기 생산 본부장은 “G4 렉스턴이 목표대로 올해 1만대 판매되면 완성차 기준 16만7000대(가동률 66% 수준)의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내 SUV 시장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2011년에 21만6889대이던 판매대수가 지난해에는 45만2295대까지 늘었다. 연 평균 성장률이 15.9%로 타 차종에 비해 성장률이 가장 높다. 쌍용차는 티볼리에 이어 G4 렉스턴을 투입함으로써 SUV 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각오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