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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스테이지] ‘브로콜리너마저’의 여름 장기공연 ‘이른 열대야’

발행일 : 2017-07-15 16:53:55

잔디(건반), 향기(기타), 류지(드럼), 덕원(베이스)로 구성된 ‘브로콜리너마저’(이하 브콜너)의 여름 장기공연 ‘이른 열대야’가 6월 28일부터 7월 16일까지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공연 중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 ‘이른 열대야’는 주중 좌석 공연, 주말 스탠딩 공연으로 각기 다른 두 버전의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브콜너는 정규 음반 ‘보편적인 노래’와 ‘졸업’으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감수성 강한 밴드이다.

‘이른 열대야’ 공연사진.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이른 열대야’ 공연사진.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 모든 멤버가 메인 노래와 코러스가 가능한 그룹, 류지의 노래가 더 많아진다면 얼마나 더 감미로울까 기대되는 공연

‘이른 열대야’의 막이 오르기 전 막에는 브콜리 노래 가사인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라는 문구가 먼저 관객들을 반긴다. 브콜리의 특징은 네 명의 멤버 모두가 메인 노래와 코러스의 보컬이 가능한 그룹이라는 것인데, 특히 여자 멤버들은 정말 즐기는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연주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건반을 치는 잔디는 마이크에 대고 노래 부르지 않는 시간에도 입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기는 표정을 보여줬다.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라는 곡을 연주할 때 잔디와 류지는 서로를 쳐다보며 신호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중간중간 감성코드를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보였다.

잔디는 공연 무대가 아닌 혼자 재미있게 건반을 치고 있는 듯 정말 즐기고 있다는 표정을 전달했고, 향기는 기타를 칠 때 리듬을 타면서 연주했다. 드럼을 치는 류지를 보면 관객들도 같이 들썩들썩 움직이게 됐다.

‘서른’, ‘앵콜요청금지’ 등의 노래는 류지가 불렀는데, 류지는 뛰어난 가사전달력을 바탕으로 감미로운 정서를 전달했다. 라이브 무대에서의 어쿠스틱한 감성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됐는데, 류지가 부르는 노래가 더 많았으면 여름밤이 더욱 달달하게 흘러갔을 수도 있다고 느껴졌다.

‘이른 열대야’ 공연사진.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이른 열대야’ 공연사진.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 그냥 가만히 앉아서 힐링하며 즐길 수도 있고, 고개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일 수도 있는 공연

필자는 주중 좌석 공연으로 ‘이른 열대야’를 관람했는데,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고 느껴졌다. 관객은 그냥 가만히 앉아서 자기만 생각하며 힐링하면서 즐길 수도 있고, 고개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서 관람할 수도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는 오히려 가만히 조용히 음미하려는 관객에게는 부담일 수 있고, 역동적으로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때아닌 고문일 수도 있다.

‘이른 열대야’ 좌석 공연은 두 가지 상황의 경계선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어쿠스틱한 감성이 표출되면서도,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의 경쾌한 사운드가 진한 선율을 표출하기에 좋기 때문에, 두 가지 영역을 아슬아슬하게 교차할 수 있는데, ‘이른 열대야’는 그런 위치 선정을 무척 잘 한 공연이라고 여겨진다.

‘이른 열대야’ 공연사진.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이른 열대야’ 공연사진. 사진=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제공>

◇ 앙코르 곡을 연주하지 않은 ‘이른 열대야’, 공연장 밖 야외에서 깜짝 뒤풀이 공연을 펼친 브콜너

‘이른 열대야’ 좌석 공연은 ‘살얼음’부터 ‘사랑한다는 말로는 위로가 되지 않는’까지 20곡이 연주됐다. 곡 연주 사이에 관객들에 대한 멘트는 4명의 멤버가 돌아가면서 했는데,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은 류지는 앙코르 곡 연주를 안 한 시절을 회상하며 오늘 공연은 앙코르가 없다고 말했다.

설마 앙코르가 없을까 싶었지만 멤버들은 커튼콜 인사도 오래 하지 않고 쿨하게 공연을 끝냈다. 아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앙코르 곡으로 나눠서 연주하는 것과 그냥 정규 프로그램에서 다 소화하는 것이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고 공연장을 나왔는데, 공연장 입구에는 브콜너 4명의 멤버가 모두 나와 있었다.

잔디는 업라이트 피아노를 치고, 향기는 기타를 들었으며, 류지와 덕원은 마이크를 잡고 네 곡의 노래를 불렀다. 앙코르가 아니라 뒤풀이라고 강조하며 즐기는 시간을 가졌는데, 실내 공연장에서 본 밴드를 야외 버스킹으로 바로 만난 기쁨은 감동으로 이어졌다.

덕원의 보컬은 어쿠스틱한 야외 연주에서 더욱 실력을 발휘했고, 류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고음 작렬한 노래를 류지가 거침없이 부른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밴드의 맨 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연주하는 드러머가 무대 맨 앞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류지의 음색에 맞는 노래가 브콜너의 새 앨범에 많이 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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