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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 현대 i30, 무엇이 달라졌을까?

발행일 : 2017-07-19 09:46:37
[임의택의 車車車] 현대 i30,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9년 전인 2008년 3월, 현대차는 충남 서산 파워텍 주행시험장에 기자들을 초청해 1세대 i30와 5세대 골프의 비교 시승회를 열었다. 현대차가 해외 경쟁 모델과 비교 시승회를 활발히 진행하던 시기였다.

경쟁 모델인 골프는 오랜 역사를 지닌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모델이었다. 현대차로서는 야심찬 도전을 시도한 셈이다.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i30의 성능이 괜찮았다고 평가했지만, 사석에서는 “역시 골프는 골프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뛰어넘는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2세대 i30는 2011년 등장해 다시 골프의 아성에 도전했다. 흐른 세월 동안 i30는 많이 발전했지만 골프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그러나 1세대 i30보다는 격차가 줄어 있었다.

[임의택의 車車車] 현대 i30, 무엇이 달라졌을까?

3세대 i30는 7세대 골프를 겨냥한 차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데뷔 당시에는 한국 시장에서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골프가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판매 중지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토록 궁금했던 i30는 최근 개별적으로 시승하면서 꼼꼼히 들여다보게 됐다. 사실 첫 인상은 눈에 쏙 들어오진 않았다. 프런트 오버행이 길어 보이는 데다, 역삼각형 C필러의 디자인이 낯선 까닭이었다. 2세대 i30의 디자인이 워낙 마음에 들었던 것도 이유인 듯하다.

전체적으로 뾰족하고 날렵한 2세대의 앞모습과 달리 3세대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세워 공격적인 인상을 풍긴다. 또한 개성이 뚜렷했던 2세대의 테일램프에 비해 3세대는 다소 평범해 보인다.

[임의택의 車車車] 현대 i30, 무엇이 달라졌을까?

실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현대차가 요즘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는 플로팅 타입 모니터다. 2세대의 것도 계기반과 비슷한 눈높이에 배치되었지만 3세대는 좀 더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는 높이로 맞췄다. 이런 스타일을 앞서 채용한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는 별도의 컨트롤러를 센터 콘솔에 배치하는 방식을 썼는데, 현대차는 디스플레이 좌우에 버튼을 배치했다. 이렇게 할 경우 시각적인 멋은 조금 떨어지지만, 조작성은 오히려 더 낫다. 화면을 보면서 바로 옆에 자리한 버튼을 조작하기 때문이다.

다소 밋밋했던 첫 인상과 달리 주행성능에서는 확연히 발전된 모습이 느껴진다. 시승차인 1.6 디젤인 정숙성이 뛰어나고 변속기와의 연결감도 좋다. 2세대 i30는 6단 자동변속기가 다소 굼뜬 반응을 보였으나 DCT로 바꾼 3세대는 몸놀림이 한결 가볍다.

가장 큰 차이는 주행안전성이다. 승차감이 좋지만 고속에서 살짝 불안했던 2세대 모델에 비해 3세대는 안정감이 높아졌다. 강화된 차체 강성에 조율이 잘 된 서스펜션을 얹은 덕분이다. 튜익스 다이내믹 패키지(60만원)를 추가할 경우 더 단단한 쇼크 업소버와 스프링이 장착되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임의택의 車車車] 현대 i30, 무엇이 달라졌을까?

타이어는 16인치가 금호, 17인치가 넥센, 18인치가 한국 제품이다. 18인치 타이어&휠은 1.6 가솔린 터보에만 장착되고, 시승차인 1.6 디젤은 트림에 따라 16인치 또는 17인치가 장착된다. 1.6 디젤에서 고급 트림을 선택할 경우 무조건 넥센 타이어만 장착되는 건 불합리해 보인다.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들은 금호나 한국타이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향후 개선되면 좋겠다.

이번에 시승하지 못한 1.4 가솔린 터보의 성능도 궁금하다. 현대차 준중형차로는 처음으로 얹은 이 엔진은 기존 1.6 가솔린 모델과 같은 출력을 내면서도 토크는 훨씬 강력해 기대감을 갖게 한다. 1.6 디젤의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지만 드라이빙의 즐거움에 비중을 두는 이라면 1.4 가솔린 터보나 1.6 가솔린 터보를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풀 옵션 기준으로 1.6 디젤은 3048만원, 1.6 가솔린 터보는 3013만원이다. 1890만원부터 시작하는 1.4 가솔린 터보 모델은 작년 데뷔 때보다 가격을 낮추면서 하위 트림에서 선택 폭을 넓혔다. 자신이 원하는 옵션으로 구성하길 원하는 이에게는 1.4 가솔린 터보 모델이 실속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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