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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첼로 스타카토 연주 소리가 맑게 들리는, 경쾌한 클래식

발행일 : 2017-07-26 10:56:40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여름 파티 공연 ‘냉정과 열정사이’가 7월 24일 연남동 빵집 브레드랩(BREAD LAB)에서 개최됐다. 루비뮤직 주최/주관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매달 브래드랩에서 열리는 하우스콘서트의 여름 파티 버전으로 진행됐다.

팟캐스트 ‘빵집라디오’를 예슬과 함께 진행하는 피아니스트 자스민이 함께 했고, 스페셜 게스트로 반도네오니스트 진선과 재즈보컬리스트 신소이가 참여했다. 탱고 음악이 멋들어지게 펼쳐진 이번 공연은, “경쾌한 클래식”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공연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공연사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 첼로 스타카토의 맑은 연주 소리로 품위 있는 경쾌함, 진중한 경쾌함을 표현한 첼리스트 예슬

빵집콘서트는 보통 실내 연주로 진행되는데, 이번 ‘냉정과 열정사이’처럼 여름 파티의 경우 연주 공간과 관객석으로 건물의 내외부를 동시에 사용해, 무더위 속에서 연남동의 생활 소음을 가끔씩 배경음악처럼 들으며 관람할 수 있는 이색적인 공연이다.

예슬은 첼로를 두 다리 사이에 놓지 않고 다리 앞에 걸친 상태로 연주해 초반부터 시각적인 호기심을 자극했다. ‘냉정과 열정사이’를 직접 관람한 한 관객은 예슬을 보며 “김혜리와 손담비의 닮은 예쁜 외모를 지니고 있는데, 얼굴이 잘 보이는 상반신 샷으로 공연 포스터를 만들 경우 관심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예슬(첼리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예슬(첼리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냉정과 열정사이’의 모든 출연진이 함께 한 앙코르곡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을 연주할 때 예슬이 활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퉁겨서 연주한 스타카토의 맑은 소리는 품위 있는 경쾌함, 진중한 경쾌함을 표현했다.

◇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지킨 피아니스트 자스민

피아니스트 자스민은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은 아티스트이다. 예슬과 함께 듀엣으로 연주 후, 진선이 함께 해 트리플로 연주하고, 신소이와 듀엣으로 연주한 후, 모두 함께 연주할 때까지 무대를 지켰다.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자스민(피아니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자스민(피아니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예슬은 그랜드 피아노가 아닌 업라이트 피아노로 클래식을 연주하면서도 자신의 연주 소리만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른 연주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랜드 피아노 소리에만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가까운 자리에서 듣는 업라이트 피아노 소리는 마치 고악기 연주를 듣는 듯한 품격을 느끼게 만들었다.

◇ 몸의 움직임을 연주 소리로 만든 반도네오니스트 진선

반도네온은 실제로 클래식 공연장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다. 라이브로 듣는 반도네온 소리는 마음을 건드리며 울렸다. 진선이 두 번째로 연주한 ‘Por una cebeza’는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온 곡으로 들으면 알 수 있는 익숙한 곡이다.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진선(반도네오니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진선(반도네오니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반도네온은 탱고 음악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악기인데, 반도네온, 첼로, 피아노가 주고받으며 질주한 연주는 가슴속을 파고들기도 하면서 가슴속에 머물고 있던 것을 발산하게 만들기도 했다.

진선은 반도네온을 무릎에 놓고 마치 피아노를 연주할 때 페달을 밟듯이 발로 리듬을 타면서 연주했는데, 진선의 몸과 합체된 듯한 반도네온은 몸의 움직임이 소리가 되는 느낌을 줬다. 몸으로 펼치는 안무가 소리로 전환돼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울음소리가 아름다운 새 카나리아를 연상하게 만든 재즈보컬리스트 신소이

여름의 뜨거웠던 사랑을 노래한 ‘Estate’를 부를 때 재즈보컬리스트 신소이는 감정을 끌어내서 그냥 분출하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방향으로 집중해서 발산하는 것으로 보였고, 관객들은 신소이의 시야와 목소리에 집중하게 됐다.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신소이(재즈보컬리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 ‘냉정과 열정사이’ 신소이(재즈보컬리스트). 사진=루비뮤직 제공>

‘Honeysuckle Rose’를 부를 때는 손가락으로 리듬을 타면서 노래를 시작, 전곡과는 달리 밝게 웃으며 노래했다. 관객 중 한 명은 신소이의 목소리에 대해 “가성 같은 미성, 미성 같은 가성”의 매력이 있다며, 무대 매너도 “성악가 같기도 하고, 대중가수 같기도 하다”라고 표현했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신소이는 울음소리가 아름다운 새인 카나리아 같은 느낌을 줬다. 만약 야외 공연이 아닌 실내 공연이었다면 신소이의 음색은 더욱 감미롭게 전달됐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됐다.

첼리스트 예슬의 빵집콘서트는 사진 찍고 촬영하는 것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공연이다. 경쾌한 클래식, 산뜻한 클래식을 무척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하게 라이브로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선물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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