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서울산업진흥원 주최로 진행되는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하는 청소년 크리에이터 스쿨’인 “내일은, 나도 크리에이터”가 8월 26일부터 9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교육과정 중 제2주차 및 제3주차 촬영 및 편집 실습에는 10명의 현직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스쿨에 참가한 미래의 크리에이터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한다. 본지는 ‘찰리부러워’ 채널의 크리에이터 찰리를 시작으로 멘토링에 참여할 크리에이터에 대한 인터뷰를 공유할 예정이다.
청소년들 대부분이 유튜브 채널을 가지고 있고 대도서관과 같은 유명 유튜버가 되는 것이 초등학생들의 꿈이 된 요즘, 꿈이 아닌 현실 속에서 메가 유튜버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초등학생이 있다.
생방송으로 게임도 하고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채널에 올리고 있는 ‘찰리부러워’ 채널의 초등학생 크리에이터 ‘찰리’에게 유튜버가 되는 법과 유튜버의 생활에 대해 물어 봤다.
이하 찰리와의 일문일답
◇ ‘찰리부러워’ 채널의 크리에이터 찰리! 그는 누구인가?
- ‘찰리부러워’ 채널과 본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구요. 게임 생방송과 초등학교 남학생의 일상에 관련된 동영상들을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업로드 하고 있어요. 시작은 올해(2017년) 2월에 했고 유튜브 구독자가 6,000명을 넘어서 이제 7,000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 유튜버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방송국에서 PD생활을 하셨던 아빠가 SBA서울산업진흥원에 1인 미디어 지원사업 담당을 맡게 되시고는 저에게 “유튜버가 되고 싶은 아이들이 많다는데 너도 그러니?”라고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네, 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어요.
아빠는 모르고 계셨지만 작년 그러니까 4학년 때부터 게임방송 유튜버가 되고 싶어서 핸드폰으로 생방송을 몇 번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 채널도 있어요. 아빠한테 그 때 얘기 했는데...”라고 말씀 드렸더니 그때 흘려들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당장 도와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채널도 꾸미고 제대로 방송할 수 있도록 아빠가 도와주셨어요.
◇ 처음 찍게 된 동영상, 가장 좋아하는 것을 아이템으로 선택하다
- 처음 시작이 어려운데 첫 동영상은 어떻게 찍게 됐나요?
혼자서 핸드폰으로 방송을 하는 것하고 제대로 방송하는 것은 다르다고 아빠께서 말씀을 하셔서 어떤 아이템으로 영상을 찍을지 아빠하고 의논을 많이 했어요. 아빠가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셔서 첫 아이템은 게임하는 것을 찍기로 했어요.
올해 초에 ‘포켓몬고’ 열풍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설 연휴에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포켓몬고 게임을 하는 영상을 촬영했어요. 아빠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실 때 쓰던 소니 액션캠으로 촬영을 하고 컴퓨터에 있던 편집프로그램으로 편집했는데 아빠가 PD이셔서 다른 사람들 보다는 촬영이나 편집이 쉽고 빨랐어요. 그냥 동네 돌면서 게임만 했는데 영상이 만들어져서 신기했어요.
그 영상을 2월 5일에 올리면서 채널을 공식적으로 오픈했어요. 처음에는 엄마, 아빠 친구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봐주셨는데 점점 구독자가 늘어나더니 지금처럼 생방송을 해도 시청자들이 찾아오게 됐어요.
- 그러면 지금도 방송 아이템의 선정은 ‘찰리’가 하나요?
네, 그 이후에 ‘하이마트’를 간다거나 신발을 사러 ‘아웃렛’을 간다거나 주로 제가 재미있어 하는 것들을 아빠께 말씀 드리면 아빠가 쉬는 날 함께 찍으면서 다녔어요. 게임 생방송도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얘기하면 아빠가 방송 틀을 잡아 주셨어요.
제가 ‘클래시 로얄’이라는 게임과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좋아해서 그 게임들을 하면서 생방송을 하는데 화면설정 같은 것들은 아빠와 함께 상의해서 만들었어요. 요즘은 마인크래프트 시청자 참여 방송으로 함께 마을 만들기를 하고 있는데 도시 설계(!)같은 큰 그림은 아빠가 도와주시고 마을을 꾸미는 것들은 제가 하고 있어요.
- 이야기를 들으니 아빠하고 사이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아빠하고는 원래 같이 놀러 잘 다녔는데 방송을 하면서 더 많이 함께 놀게 됐어요. 아빠가 내 얘기에 관심을 가져줘서 예전보다 아빠하고 얘기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엄마한테 혼나면 아빠한테 바로 전화해서 S.O.S를 쳐요. 아빠가 그러시는데 제 방송은 제가 주인공이자 방송국 사장이고 아빠가 공장장이래요(웃음).
그래서 ‘찰리와 초컬릿 공장’처럼 ‘찰리와 유튜브 공장장’이라고 하세요. 그렇게 아빠와 함께 채널을 운영하다보니 아빠가 쉬는 날은 거의 아빠하고 함께 다녀요.
8월 달에는 전자신문 계열사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에서 초등학생/중학생 대상 ‘청소년 크리에이터 스쿨’이 있는데 아빠는 강사로 저는 멘토로 참여해요.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는데 아빠가 생방송 하는 방법과 악플에 대처하는 마음 같은 것들에 대해서 같은 또래인 제가 얘기해 주면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셔서 용기를 냈어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형 동생들을 만난다고 하니 떨리기도 하지만 기대가 되요. 제 나름의 구독자 관리법도 알려드릴 예정이니 많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어요.
◇ 채널 이름이 왜 ‘찰리부러워’인가?
- ‘찰리’라는 이름이 나온 김에 묻고 싶어요. 채널 이름이 왜 ‘찰리부러워’인가요?
아빠가 ‘찰리 채플린’이나 ‘찰리 브라운’처럼 세계인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송인이 되라는 의미하고 아직 초등학생이라서 나중에 뭐든지 할 수 있는 게 ‘부럽다’고 해서 ‘찰리부러워’라고 지어 주셨어요. 그래서 제 채널의 영어 이름이 ‘Charlie the korean kid’입니다.
아빠 말씀이 다음 한류의 주역은 1인 방송이 될 거고 “네가 그 주인공이 되라.”라고 하셨어요.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고 제가 어른이 되면 그냥 재미있게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해도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하세요.
- 그렇다면 본받고 싶은 유튜버가 있나요?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그렇겠지만 ‘대도서관’님을 좋아해요. 무엇보다 크리에이터들의 대표로 여러 행사에 자주 나오시는 것이 좋고요. 말 하는 스타일 같은 것들이 가볍지 않아서 좋아해요.
저도 눈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안경을 쓰는데 뿔테안경을 썼을 때는 거울 보면서 살짝 대도서관님과 비슷한가 하는 생각에 웃기도 해요. 그리고 클래시로얄 게임방송을 하는 ‘BBokTV’의 뽁구님 ‘Pong TV’의 하창봉님을 좋아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게임과 현실은 달라’라고 감옥 탈출 게임을 하다가 아빠하고 ‘서대문형무소’에 가서 갇히는 영상이 있는데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려서 힘들었어요. 처음부터 아빠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촬영을 했는데 핸드폰도 없고 할 일이 없으니까 30분을 못 버티겠더라고요. 그리고 감옥 바닥이 굉장히 차가웠어요. 그래서 문을 열어 달라고 아빠께 얘기를 했는데 못 들으셨나 봐요.
그래서 아빠가 밉고 화가 나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벽을 발로 차게 됐고 그 영상을 본 친구들이 악플을 많이 달았어요. 저도 지금은 많이 후회하고 있고 아빠도 우는 모습과 발로 차는 모습은 편집에서 뺄 걸하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아마 감정이 솔직히 표현된 그 모습이 없었다면 그 영상의 조회수가 이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베어링가게 사장님이 알려주신 피젯스피너 베어링의 비밀’이라는 영상인데 이 영상은 제 채널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은 영상이에요.
피젯스피너가 유행하던 초기에 친구 생일잔치에 갔다가 우연히 받아온 피젯스피너로 방송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아빠가 뭐든지 뜯기 좋아하는 제 성격에 맞겠다면서 청계천 공구상가에 저를 데리고 가셨어요.
때마침 베어링가게 사장님이 설명을 너무 친절하게 잘 해주셔서 베어링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알게 된 베어링의 비밀 때문에 지금은 요요에 한참 빠져 있어요.
◇ 크리에이터가 된 후에 달라진 삶, 악플 대처법, 그리고 찰리의 꿈
- 크리에이터가 된 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좋은 점은 학교 친구들이 저를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는 게 좋아요. 무엇보다도 제가 이제 막 요요를 시작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요요선수들이 저를 알아봐주고 좋아해 주는 거예요. 너무 친해져서 요요하는 형들과 방송 중에 ‘반모(반말모임)’했다가 아빠한테 혼나기도 했어요.
그리고 아빠하고 함께 노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좋아요. 아빠하고 친구처럼 말이 잘 통해요. 안 좋은 점은 무엇보다 ‘악플’인 것 같아요. 이유도 없이 반말에 욕으로 댓글이 달리면 신경 안 쓸려고 해도 기분이 나빠요. 거기에 댓글로 뭐라고 하고 싶어도 아빠가 그렇게 하면 똑같은 사람 되는 거라고 절대 못하게 하세요.
그리고 시간에 맞춰 생방송을 해야 해서 친구들이 갑자기 놀자고 하면 나갈 수 없을 때가 많아요. 아빠가 방송 시간 지키는 것에 엄격하셔서 갑자기 부르면 놀 수 없다는 걸 친구들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미안해하고 있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 악플 얘기를 안 할 수 가 없겠어요. 악플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제 채널은 초등학생이 운영하는 채널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중학생 형들이나 또래 남자친구들이 악플이나 ‘싫어요’를 많이 다는 편이에요. 또 가끔은 자신의 채널을 눌러보도록 하려고 악플을 습관적으로 다는 친구들도 있어요.
주로 “공부나 해라”, “초딩이다” 이런 댓글이 많은데 이런 정도는 그냥 두고 욕이 들어간 댓글들은 삭제하고 있어요. 아빠가 심한 욕들은 필터링을 해서 막아 주셨어요. 그리고 방송 중에 차단도 좀 심하게 거는 편이예요. 생방송 중에 저를 도와주는 매니저들도 있는데 매니저들도 심한 악플을 다는 분들은 바로 차단하기도 해요.
방송이 끝난 후에 다시 차단 리스트를 보고 풀어주기는 하지만 욕설이 담긴 댓글을 남긴 분들은 웬만하면 풀지 않고 있어요. 아빠가 필터링 된 댓글은 읽지 말라고 하셔서 필터링 된 댓글들은 웬만하면 보지 않아요.
- 공부는 잘 하나요? 20살 넘어서도 크리에이터 활동할 건가요?
게임방송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보다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이라 공부시간을 정해두고 지키려고 노력해요. 무엇보다 엄마가 해야 할 공부를 다 하지 못하면 게임을 못 하게 하세요. 그래서 기본적인 공부와 독서는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공부를 ‘올백’받을 만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아주 못하는 편은 아니에요.
학원은 안가냐고 방송 중에 많이 물어 보는데 공부를 위한 학원은 아니고 피아노학원하고 컴퓨터 방과 후 수업을 들어요. 제가 생방송을 하는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학원이 없어요. 그래서 엄마가 정해준 수학 문제집과 한문 쓰기를 끝내고서 방송을 해요.
엄마 아빠가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미술하고 음악을 알아야 한다고 하셔서 예전에는 미술학원도 다니고 수영도 배웠어요. 아빠가 그러시는데 제가 대학 갈 때는 유튜버 생활한 것 가지고 갈 수도 있데요. 기회가 된다면 김성주 아저씨나 강호동 아저씨 같은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이 과정이 방송인이 되기 위해 연습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다고 해도 지금 방송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초등학생이 방송한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초딩이 공부나 해라”, “학원이나 가라” 이런 댓글들이 올라오는데 아빠가 초등학교 때야말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오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내일 갑자기 행복해 지는 일은 없다고 하셨어요.
저는 제 방송을 통해서 행복하고 재밌게 사는 어린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제 방송을 본 다른 엄마, 아빠들도 엄마, 아빠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재미있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함께 찾아봐주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대도서관님처럼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하니 많이 응원하고 구독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