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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에셔 특별展’(2) 풍경과 정물, 에셔의 감성 속으로 떠나는 여행

발행일 : 2017-08-01 11:10:16

7월 17일부터 10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2관에서 전시 중인 ‘에셔 특별展’을 보면 에셔는 한 번 보고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따르면서도 예술가적인 주관적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에 예술가보다 수학자, 과학자에게 더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풍경과 정물’ 섹션에서도 에셔의 치밀한 계산과 구도를 볼 수 있지만, 여행을 통해 경험한 감성이 녹아들어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에셔는 이탈리아 여행 특히 지중해 연안 도보 여행을 통해 느낀 감성을 화폭에 담았는데, 같은 곳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둘레길, 제주도 해안 도로 등을 여행한 적이 있는 관람객들은 비슷한 감성을 작품을 감상하면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스칸노의 거리, 아부루치(Street in Scanno, Abruzzi), 석판화, 83x63cm, 1930’

‘스칸노의 거리, 아부루치(Street in Scanno, Abruzzi), 석판화, 83x63cm, 1930’(이하 ‘스칸노의 거리, 아부루치‘)는 그림에서 약간 떨어져서 보면 전체적으로 진하고 품격 있는 느낌을 주는데, 시야를 고정하고 그림 방향으로 서서히 다가가면 더욱더 고급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스칸노의 거리, 아부루치(Street in Scanno, Abruzzi), 석판화, 83x63cm, 1930. 사진=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공 <스칸노의 거리, 아부루치(Street in Scanno, Abruzzi), 석판화, 83x63cm, 1930. 사진=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공>

반대로, 가까이 다가가면서 그림 속에, 보이는 시야 속에 아픔이 묻어있다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에셔는 내면에 얼마나 복잡한 정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었기에 이런 복합적 표현이 가능한지 궁금해진다.

‘스칸노의 거리, 아부루치‘에서 각도가 달리 보이는 건물들은 시각적 착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 모습이라면 각각의 다양성을 살린 무척 고급스러운 거리가 형성됐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예술적인 감동과 함께 어쩌면 에셔 같이 공학적 시야에서 바라본다면 구조적 안정성이 걱정되는 건물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건물의 면 등 평면을 표현할 때 평평한 면이 아닌, 가는 스트라이프 혹은 격자무늬의 조합으로 표현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원경은 흐릿하게 표현됐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흐릿하지만 그림에서 떨어져서 보면 밝은 공간으로 보여 그림 전체의 명암을 조절한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그림의 왼쪽에 초근접해 바라보면 마치 건물 벽에 기대서 도로를 포함한 풍경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에셔의 입체에 대한 상상력 자체도 놀랍지만, 그것을 표현했다는 점은 정말 돋보인다.

◇ ‘Cave dwellings near Sperlinga, Sicily, 목판화, 68x59cm, 1933’

‘Cave dwellings near Sperlinga, Sicily, 목판화, 68x59cm, 1933’(이하 ‘Cave dwellings near Sperlinga, Sicily’)는 정말 오래돼 윤곽이 흐려진 사진을 복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Cave dwellings near Sperlinga, Sicily, 목판화, 68x59cm, 1933. 사진=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공 <Cave dwellings near Sperlinga, Sicily, 목판화, 68x59cm, 1933. 사진=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공>

‘Cave dwellings near Sperlinga, Sicily’는 밝은 공간에 초점을 맞추면 건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두운 공간에 초점을 맞추면 동굴처럼 보이기도 하는 작품이다. 정반대의 느낌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에셔의 감각일지, 철저히 계산된 계획인지도 궁금하다.

이 작품에서도 면을 표현할 때 그냥 매끈하게 표현하지 않고 작은 무늬를 각각 넣어서 표현했다. 기하학적 요소가 합해진 느낌인데, 어두운 영역도 가까이에서 보면 그리 어둡지 않게 여겨지는 이유에는 기하학적 요소가 주는 시선 분산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 ‘에셔 우미커 제타의 초상화(Portrait of G. Escher- Umiker), 목판화, 68x50cm, 1925’

‘에셔 우미커 제타의 초상화(Portrait of G. Escher- Umiker), 목판화, 68x50cm, 1925’(이하 ‘에셔 우미커 제타의 초상화’)는 약간 떨어져서 관조적으로 보면, 활짝 핀 시기는 지났지만 아직 채 지지는 않은 꽃을 살포시 들고 있는 여인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평범한 일상처럼 보인다.

에셔 우미커 제타의 초상화(Portrait of G. Escher- Umiker), 목판화, 68x50cm, 1925. 사진=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공 <에셔 우미커 제타의 초상화(Portrait of G. Escher- Umiker), 목판화, 68x50cm, 1925. 사진=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공>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면 그림 속 여인의 얼굴은 무척 슬퍼 보인다. 오래된 무성영화처럼 흘러내리는 느낌은, 무언가 흘러내리는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두 눈으로 여인의 눈동자를 각각 집중해 몇 초간 바라보면, 이제부터 공포 영화가 시작될 것 같은 오싹함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에셔 특별展’은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에셔’라고 하면 모르는 작가라고 생각되더라도 실제 세종미술관을 찾으면 “아, 아는 그림이네요.”라고 말할 수 있는 익숙하고 친근한 그림이 많다. ‘에셔 특별展’은 예술작품 속에서도 논리성을 찾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전시회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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