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영화

[ET-ENT 영화] ‘청년경찰’ 내가 살기 위해서 무고한 누군가 죽어야 한다면? 내 바람을 위해 누군가는 인간의 존엄성, 인권을 짓밟혀야 한다면?

발행일 : 2017-08-16 16:49:18

김주환 감독의 ‘청년경찰(Midnight Runners)’은 의욕충만 경찰대생 박서준(기준 역)과 이론백단 경찰대생 강하늘(희열 역)의 혈기왕성한 실전 수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완전 민간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직 경찰도 아닌 경찰대생의 활약은 기존 세대가 잃어버린 희망의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청년경찰’은 상업영화의 묘미를 잘 살린 수작이다. 관객이 불편함을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불편하게 이끌어가며, 재미와 메시지를 같이 담고 있는 작품이다. 관객의 성향에 따라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무언가 살짝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는데, 내가 살짝 아쉽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채우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영화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상업영화의 모범적인 벤치마크라고 볼 수 있다.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다큐멘터리식 리얼리즘이 아닌 극영화식 리얼리즘, 극영화식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

‘청년경찰’은 영화 초반부터 표현의 디테일이 웃음과 몰입에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찰학교에 입학하는 과정에서부터 세밀한 표현들은 실제 같은 느낌을 주는데, 다큐멘터리식 리얼리즘이 아닌 극영화식 디테일을 통한 극영화식 리얼리즘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진짜 저럴 것이다고 개연성 있게 느끼게 만들면서도 이 영화가 극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를 살리고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영화 초반 코믹한 상황에서 영화 중반의 도약, 영화 후반부의 메시지까지를 자연스럽게 담은 방법과 연결은 본받을 만하다.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초반에 어리바리했던 박서준과 강하늘이 갑자기 슈퍼 액션을 소화했다면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 반전을 기대하는 마음이 사그라들었을 수 있다. 무협소설과 액션영화, 악에 대항해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갈등이 고조될 때 그 갈등을 풀기 위한 복선으로 주인공이 무술을 연마하고 자신의 능력을 키워 가는데, ‘청년경찰’ 또한 그런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응원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내가 살기 위해서 무고한 누군가 죽어야 한다면? 내 바람을 위해 누군가는 인간의 존엄성, 인권을 짓밟혀야 한다면?

‘청년경찰’은 웃고 즐기는 가운데, 난자 불법 증여와 장기 불법 매매라는 커다란 사회적 이슈를 담고 있다. 만약 처음부터 이런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으면 영화 후반부 질주하는 시간까지 관객들은 상당한 피로감을 감내했어야 할 것이다.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불임인 부부, 장기이식을 바라는 환자에게는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 내 삶이 완전히 변할 수도 있고 그냥 이대로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사자에게는 누구보다도 절박한 일이다.

그런데, ‘청년경찰’에서처럼 내가 살기 위해서 무고한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면, 내 바람을 위해서 누군가는 인간의 존엄성, 인권이 무참하게 짓밟혀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상을 제대로 알면 그렇게 하고 싶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난자 또는 장기가 필요한 사람은 알면서도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 모르는 척하거나 혹은 돈이 있을 경우 어둠의 경로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청년경찰’이 막강한 자본력의 텐트폴 영화 사이에서도 선전하는 이유는,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누구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소재를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년경찰’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복제인간 만들어서 그 복제인간의 장기를 빼서 쓰는 것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 주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죄’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측면에서 여러 작품 속에 담긴 메시지를 바라볼 수도 있다.

‘청년경찰’이 가진 여러 가지 장점 중에서 희망의 메시지는 문화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영화가 반드시 교과서적인 교훈을 줘야 할 필요는 없지만, 영화를 본 여운이 파괴된 정서가 아닌 힐링과 희망이라면 관객의 삶이 더욱 윤택해질 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줄 수 있는 또 다른 판타지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