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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발코니’ 극단 김장하는날의 생기발랄 사회고발 풍자극

발행일 : 2017-08-25 22:53:19

극단 김장하는날의 두 번째 연극 ‘발코니 TEXT & CONTNXT’(이하 ‘발코니’)가 8월 25일(토) 오후 3시, 7시, 26일(일) 오후 4시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예술공간 땅속에서 공연된다. 이영은 연출과 함께 출연 배우인 고경인, 김정훈, 나은선, 조윤정이 공동창작한 작품으로 박영민이 영상으로 함께 했다.

‘발코니’는 생기발랄 사회고발 풍자극, 페미니즘 연극을 표방하고 있는데, 드레스 리허설을 직접 관람하니 특정 대상에 대한 반발과 미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의 인간관계를 다른 시야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 열린 공간 속 공유하는 정서, 관객은 관객적 마인드로 바라볼 수도 사이드 스테이지에 있는 스태프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공연

‘발코니’가 펼쳐지는 예술공간 땅속의 공연장 특징이기도 하지만, 무대 외곽에 ㄷ자로 세팅된 관객석에서의 관람은, 관객석이 아닌 마치 무대 위에 올라와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관객은 군무 등을 담당하는 앙상블 배우인데, 메인 배우가 연기하는 시간에 무대 위에서 그를 바라보는 것 같은 분위기가 ‘발코니’에서 형성될 수 있다.

관객은 관객적 마인드로 무대를 바라볼 수도 있지만, 백 스테이지 혹은 사이드 스테이지(무대의 상수 혹은 하수)에서 스태프의 마음으로 참여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발코니’는 30개의 짧은 이야기로 이뤄져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혼재된 공간에서 밀착해서 느껴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 신문기사 등에 나온 이야기 + 연극 ‘발코니’에서 샘플링 된 이야기 + 특정 출처가 아닌 일상에서 추출된 이야기

‘발코니’는 신문기사, 책 등에 나온 이야기 12편과 연극 ‘발코니’에서 샘플링 된 이야기 9편, 그리고 특정 출처가 아닌 일상에서 추출된 이야기 9편의 총 30편으로 이뤄진 공연이다.

각각의 이야기의 순서는 혼재돼 있기 때문에 배우들뿐만 아니라 관객들 또한 다양한 이야기와 배역 속에서 감정의 점핑을 겪을 수도 있다. 30개의 에피소드에 모두 감정이입할 수도 있지만, 격하게 감정이입하기 전에 다른 에피소드가 펼쳐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정이입하면서도 중립성을 유지하게 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속담, 단어 등 일상적인 언어 속에 들어있는 남녀 차별의 정서, 사회 저명인사의 이야기를 한 번 틀어보면 공평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코니’는 세련되게 표현한다. 1인칭 단수 표현[나]을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많이 사용하는지, 1인칭 복수 표현[우리]은 누가 더 많이 사용하는지, 그중에서도 ‘따뜻한 느낌의 우리’와 ‘차가운 느낌의 우리’를 분리해 알려줄 때는 마치 퀴즈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참여를 불러일으킨다.

인지적 단어와 사회적 단어를 누가 더 많이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게이머 사이에서 발생하는 남녀 간의 문제도 관객들이 지나치게 거부감은 느끼지 않도록 수위 조절하며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깨달음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 여러 작품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하는 4명의 배우의 열연

‘발코니’에서 고경인, 김정훈, 나은선, 조윤정, 4명의 배우는 검은색 의상에 검은색 신발을 신고 30개의 짧은 작품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한다.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연기력에 감정의 점핑을 소화하는 적응력, 배우 간 관계의 변화를 조율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데, 4명 모두 뛰어난 연기력과 발성력을 발휘한다.

‘발코니’는 상황에 따라 리딩극의 성격도 보여주는데, 지문도 따로 읽는 배우는 마치 지휘자 혹은 연출 같은 리더쉽을 발휘하기도 한다. 때로는 상황극 같고, 때로는 마임을 펼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렇게 많은 연기를 습득하고 연습한 후 단 3번의 무대에서만 관객들과 만난다는 점은 무척 아쉽게 생각된다.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공연은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데, ‘발코니’는 재공연을 통해 배우들의 연습이 빛을 발휘하고 관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고경인, 마치 성우 같은 발성을 보여주는 나은선, 어떻게 보면 민망해하면서도 관객을 똑바로 쳐다보며 소통하는 조윤정, 그리고 무대 위 유일한 남배우로 열연을 펼친 김정훈의 조합이 반복 공연을 통해 더욱 시너지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발코니’는 정규 공연이 모두 끝난 후, 마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같은 커튼콜 공연이 이어진다. 사회고발 풍자극을 생기발랄하게 마무리해 관객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은 훌륭한 설정으로, 본공연에서 관객들이 적극적인 호응과 리액션을 보여준다면 정말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발코니’ 리허설사진. 사진=극단 김장하는날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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