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드라마

[ET-ENT 드라마] ‘청춘시대2’(2) 에피소드와 설정의 개연성이 확보돼야 디테일한 심리표현이 살아난다

발행일 : 2017-09-01 14:57:57

이태곤, 김상호 연출, 박연선 극본의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2’ 제2회의 부제는 ‘나는 겁쟁이다 #이방인’이다. 셰어하우스 벨에포크에 최아라(조은 역)가 새로 합류했는데, 기존의 네 명과는 키도 다르고 성향도 달라 어색함과 이질감을 줬다.

조은은 사람들하고 사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는데, 실제일 수도 있지만 네 명의 하메(하우스메이트)들과 시청자들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든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새로 온 사람이 눈치보기, 새로 온 사람의 눈치보기

‘청춘시대’ 시즌1에서는 벨에포크에 하메로 새로 합류한 유은재 역의 박혜수가 한동안 기존 멤버들의 눈치를 보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시즌2인 ‘청춘시대2’에서는 오히려 다른 멤버들이 최아라의 눈치를 본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새로 온 사람이 눈치보기는 일반적으로 왕따를 연상하게 만들 수 있는데, 새로 온 사람의 눈치보기는 불편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보여줬다. ‘청춘시대2’에서 최아라가 맡은 조은 캐릭터를 이렇게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만약 ‘청춘시대2’가 공포 영화라면 조은은 호러 캐릭터 혹은 공포의 상황을 격발하는 민폐 캐릭터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시즌1과는 다른 설정을 만들기 위한 시즌2의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도 있다.

◇ 시청자들이 봤을 때는 코믹한 상황이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정말 무서울 수도 있다

지우(유은재 역)는 최아라에 대한 오해로 피하고 도망가는 상황을 만드는데,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이없는 재미를 주는 장면이었지만, 실제 상황이었다면 지우가 느꼈을 공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실제 상황이든 오해의 상황이든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별거 없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말 심각한 때가 있다. ‘청춘시대2’는 이런 내적 갈등과 공포를 감각적으로 잘 담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이런 설정이 자연스럽기보다는 억지스럽게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용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인데, 설정의 부자유스러움 때문에 특정한 이야기로 비친다는 점은 ‘청춘시대2’가 시즌1의 마니아적 사랑을 넘어 시즌2의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 극복해야 할 사항이라고 여겨진다.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만약, ‘청춘시대’ 시즌1을 본 적이 없는 시청자가 시즌2를 처음 본다면?

‘청춘시대2’는 드라마 소개를 할 때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 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기존 지식이 없이 제2회까지 진행된 ‘청춘시대2’를 보면 남다른 캐릭터는 조은 캐릭터밖에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시크한 윤진명 캐릭터(한예리 분), 러블리했으나 데이트 폭력 후 우중충해진 정예은 캐릭터(한승연 분), 야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내뱉는 송지원 캐릭터(박은빈 분)는 시즌1에서 확실히 구축됐지만, 시즌2를 시작하면서 다시 알려줄 필요가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펼침이 없다.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시즌1을 관람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벨에포크에 처음 들어온 하메 최아라처럼 어색한 드메(드라마 메이트)라고 스스로를 생각할 수도 있다. 찾아봐서 외운 캐릭터가 아닌 눈으로 보고 느낀 캐릭터를 경험해야 감정이입하기가 쉽다.

시즌1의 열혈 시청자들 또한 기존 캐릭터들의 특징을 다시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시즌1 종료 후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로운 시청자들보다 기존 시청자들이 하메의 캐릭터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청춘시대2’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영화의 경우에도 전편을 본 관객과 전편을 못 본 관객이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흥행에 도움이 되듯이, ‘청춘시대2’가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다 알고 있다.”라는 가정이 아닌, “누구나 처음이다.” 혹은 “누구나 처음처럼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는 설정이 시청자 만족과 시청률 상승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모두 남자들의 이야기로만 가득한 시대에 ‘청춘시대2’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느끼게 하려면 감정의 디테일 못지않게 설정의 디테일을 개연성 있게 펼칠 필요가 있다.

오늘 방송될 ‘청춘시대2’ 제3회에서는 다섯 하메가 바바리맨을 만난다는 예고가 있는데, 이 또한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심리적인 면이 강하게 와 닿을지 상황의 재미로 끝날지가 결정될 수 있다. 아직 드라마 초반이다. 에피소드와 설정의 개연성 확보를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