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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병원선’(4-2) 의학자문은 도대체 무엇을 자문한 것일까? 간호사들은 왜 민감하게 불편함을 드러낸 것일까?

발행일 : 2017-09-05 11:50:37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은 제4회까지의 방송을 거치며 화제성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화제성이 호불호의 갈림을 넘어서, 극도의 불편함과 거부감을 유발하면서 생겼다는 점이 심히 우려할 만하다.

‘병원선’의 제작진은 간호사 유아림 역을 맡은 권민아(AOA 민아)의 의상을 제7회 방송부터 치마에서 바지로 교체한다고 밝혔는데 논란이 수그러들기보다는 새로운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요구된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디테일이 결여된 의료 드라마, 마취 전문 의사도 없는 외과 수술, 무리한 설정으로 현실감과 개연성을 떨어뜨리다

실제로 병원선에는 외과의사가 상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응급 수술의 경우 외과 수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흔들리는 배 안에서 민감한 외과적 수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외과의 경우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집도의를 제외하고도 많은 의료진이 팀으로 참여하는데, 병원선에서 그런 인원을 확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또한 외과 수술을 할 때는 마취 전문 의사가 함께 해야 하는데, ‘병원선’에서는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마취 전문 의사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는 않으면서 함께 했는지는 모르지만, 외과의사 하지원(송은재 역)이 직접 마취를 하고 개복 수술을 감행하는 모습 또한 보여줬다.

마취제를 떨어뜨려 깨지게 함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높인 점은 인정하지만, 마지막 남은 30분 분량의 마취제를 가지고 수술에 임하는 긍정적 적극성은,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안전 불감증 자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의 제작진은 방어적인 진료와 수술을 해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를 살리기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는 의사들에게 일침을 가하기 위해 이런 설정을 했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도가 지나친 설정은 오히려 악영향만 주고 있다.

◇ 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드라마 자체로 안 보고 현실처럼 생각하며 보는가?

‘병원선’에 외과 의사가 상주한다는 것, 그 외과 의사가 생명을 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정말 마음 훈훈해지는 판타지이다. 그런데, ‘병원선’은 이 좋은 판타지적 소재를 잘 못 사용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드라마 자체로 안 보고 현실처럼 보는 것일까? 의료 드라마, 의학 드라마가 가진 디테일이 주는 지적 호기심이 스테디셀러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시청자들의 기댓값을 지속적으로 높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속적으로 사랑받은 만큼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 ‘병원선’이 의사도 그리 멋지게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왜 간호사가 더욱 민감하게 불편함과 거부감을 표출하는 것일까?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전문직이다. 그렇지만 본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체감하는 온도차는 큰 것도 현실이다. 표현이 매끄럽게 되지 않고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지만 뉘앙스 전달을 위해 과감하게 말하자면, 의사에게 갑질을 받은 환자는 많아도 의사에게 갑질할 수 있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

반면, 간호사에게 갑질을 받은 환자도 많고, 환자에게 갑질을 받은 간호사도 많다. 환자나 보호자의 경우 의사에게 쌓인 불만을 간호사에게 대신 풀기도 한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전문직이라는 자부심, 의료 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명감과 함께, 전문직으로 인정하지 않는 시선, 의료 서비스에서 보조의 역할을 한다는 편견이 있는 현실에서, ‘병원선’에서의 배려 없는 무리한 설정이 불편하고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 ‘병원선’의 의학자문은 도대체 무엇을 자문한 것일까?

‘병원선’의 MBC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의학자문 및 지원’이라는 페이지가 ‘제작진소개’, ‘등장인물’에 이어 위치해 있다. 외과 6개 병원 8명, 응급의학과 1개 병원 1명, 마취통증의학과 1개 병원 1명, 수술실 1개 병원 1명, 내과 1개 병원 1명, 치과 1개 병원 1명, 한의학 2개 병원 2명의 의학자문 명단이 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또한 충남501, 경남511 병원선 취재협조에 참여한 의료팀과 선박팀의 명단도 볼 수 있다. 마치 원무과 직원 같은 권민아의 복장뿐만 아니라 ‘병원선’ 전체에 대한 콘셉트와 설정, 디테일에 대해 의학자문과 병원선의 의료팀은 무엇을 자문하고 협조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촘촘함과 개연성은 의학 드라마에서 필수적인 핵심 요소이다. 하지원 혼자 빈 공간을 모두 채우게 만들지 말고, 모든 스태프들과 의학자문진들이 ‘병원선’의 디테일과 설정을 잘 챙겨서, 더욱 사랑받는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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