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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아르곤’(2) 천우희의 이연화로부터 ‘아르곤’ 속 ‘미생’을 느끼다

발행일 : 2017-09-11 00:28:17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 제2회에서 미드타운 사고 원인을 조사하던 아르곤의 막내, HBC 계약직 기자 천우희(이연화 역)는 사업 과정이 수상하다는 의견을 내지만 김주혁(김백진 역)으로부터 팩트 없는 소설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는다.

계약직의 비애를 천우희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천우희의 이연화로부터 ‘아르곤’ 속 ‘미생’이 느껴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계약직의 비애가 이 드라마의 최우선 의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약직의 비애는 ‘아르곤’ 속 모든 분노와 설움을 배가하고 있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천우희의 이연화로부터 ‘아르곤’ 속 ‘미생’을 느끼다

‘아르곤’ 제2회에서 천우희의 방은 디테일까지 리얼함을 보여줬다. 드라마를 위해 아름답게 꾸며진 방이 아닌 천우희가 맡고 있는 이연화 캐릭터가 실제 살고 있는 방처럼 느껴졌다.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정전 문제 발생한 점이 방을 꾸민 디테일을 따라가지 못한 설정이라는 점과는 대비된다.

드라마 ‘미생’을 통해 계약직의 이야기에 몰입해 본 시청자들은 천우희의 이연화에게서 ‘아르곤’ 속 ‘미생’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기존의 조직 속에 들어간 비정규직 신입 사원의 이야기는, 이제 특별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 시대의 공통된 화두이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에서 천우희는 연기하는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는데, 천우희를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시청자와 그게 왜 영광인지 의아해 하는 시청자로 나뉜다는 점은 흥미롭다.

영화에서 센 캐릭터(센캐)를 주로 소화한 천우희의 연기력을 이미 알고 있던 시청자들은 어떻게 보면 미숙하고 어누룩한 것처럼 보이는 천우희 이번 연기가 이연화 캐릭터에 딱 맞는 명품 연기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전에 천우희를 잘 몰랐던 시청자는 연기 자체가 어색하다고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방송사 비정규직의 애환은 아르곤의 베테랑 구성작가 박희본(육혜리 역)의 대사를 통해서도 전달되는데,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실속 없는 허울뿐이라는 점은 실제로 대형 언론사의 계약직 기자, 중소 언론사의 기자, 대기업의 계약직 직원 및 기간제 파견직 직원, 초중고교의 기간제 교사, 대학교 시간 강사 등에게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다.

취준생(취업준비생)의 비애는 비정규직의 비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아르곤’에서 천우희는 많은 곳에 지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HBC에는 계약직으로 겨우 들어갔다는 점은 우리 시대 젊은이의 대표적인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천우희와 김주혁을 강하게 엮게 될 매개체는, 김주혁의 딸 류한비일 수도 있다

‘아르곤’ 제1회와 제2회에서 아르곤의 팀장인 기자 겸 앵커 김주혁은 천우희를 용병이라고 하며 신뢰하지 않는다. 또한, 천우희가 HBC 보도국장 이승준(유명호 역)과 내통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천우희의 계약직 기간은 6개월 정도 남아 있는데, 계약직 연장 혹은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짓는 보고서는 김주혁이 쓰게 돼 있다. 따라서, 김주혁의 신뢰를 얻지 못하던 천우희는 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지 못할 수 있었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데, 제2회 마지막에 천우희는 미드타운에 대한 조사 임무를 김주혁으로부터 받으면서 “대신 한 가지만 지켜. 이거 너하고 나만 아는 거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천우희와 김주혁의 관계가 개선될 계기는 마련된 것인데, 두 사람의 관계에서 심리적인 거리까지 줄일 수 있는 계기는 어쩌면 업무가 아닌 김주혁의 딸 류한비(김서우 역)이 될 수 있다.

류한비는 김주혁이 제어하지 못하는 딸이고, 자신의 주관이 확실한 인물이다. 언제든 사고를 칠 수도 있고, 누구보다도 어른스러운 행동과 선택을 할 수 있는 아이라는 점에서, 누구가의 타깃이 될 수도 있고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은 총 8회의 드라마이고, 류한비는 ‘아르곤’ 첫방 전 인스타그램에서 천우희와 같이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인천국제공항’을 해시태그로 달았었다. 제3회부터 제8회까지 남은 여섯 번의 방송 중 인천국제공항 장면이 나올 것인데, 류한비의 납치 또는 류한비를 보호하기 위한 도피 과정 중에 인천국제공항이 등장할 수 있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만약 16부작 드라마였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8부작 드라마이고 벌써 2회의 방송이 지나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천우희가 류한비의 납치를 저지하거나 보호하면서 김주혁과의 심리적 거리가 좁혀질 수 있다는 가정을 할 수도 있다.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르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3회 방송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천우희의 미드타운 비리 조사가 핵심에 다가갈수록 류한비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데, 이를 크게 만드는 사람과 해결하는 사람 모두 천우희일 수도 있다.

‘아르곤’을 통해 류한비가 촉망받는 아역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연기파 배우들과 작업을 함께 한 경험은 당장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경험과 기준의 축적이라는 면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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