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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병원선’(7) 표고은까지 어설프게 코믹 캐릭터로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행일 : 2017-09-12 13:33:51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제7회의 부제는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입니다’이다. 신기 충만한 황소고집의 무당 박오월(백수련 분)이 심각한 간경화에도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려는 태도에 송은재(하지원 분)가 기가 질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월이 수술을 하지 않으려 한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가슴을 후벼 파듯 아픔을 줬는데, 오월에게 신비주의만 부여해도 가능했을 것인데 등장 초반에 코믹성을 지나치게 주입해 후반부와 제8회 방송에 걸친 감동을 축적하는데 긍정적이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점은 꾸준히 제기되는 ‘병원선’ 설정에 대한 문제점의 반복이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수간호사 표고은까지도 코믹 캐릭터로 만들어야 하는가?

‘병원선’ 제7회에서는 무당 오월뿐만 아니라 수간호사 표고은(정경순 분)까지도 코믹 캐릭터로 표현됐다. 표고은은 병상 간호사부터 수술방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간호사로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베테랑 중 베테랑 간호사이다.

그렇게 때문에 표고은 캐릭터는 ‘병원선’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인물인 것이다. 송은재가 의술을 펼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일등 공신이면서, 젊은 의사들과 젊은 간호사들을 병원선에서 이끄는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그런데, ‘병원선’은 표고은마저도 코믹 캐릭터로 만들었다. 표고은이 진지하기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유머를 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캐릭터를 명확하게 구축한 후 코믹성을 반전으로 보여줬으면 더욱 전문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보일 것이다.

표고은뿐만 아니라 사무장 추원공(김광규 분)도 주변의 작은 정보에 중심이 흔들리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런 설정이면 ‘병원선’에서 돌직구를 던지는 송은재가 질주하기 어려워진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중심을 잡고 버팀목이 돼 주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송은재의 질주는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제작진의 의도라면 매우 효과적으로 발휘된 것인데, 이런 의도의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 ‘병원선’이 복선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것만은 아니다

‘병원선’ 제5회 방송에서는 송은재가 김수권(정원중 분)과 화상 연결을 통해 원격진료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이전 회차에서는 방송국에서 스타 의사 송은재를 밀착 취재하기 위해 촬영팀이 함께하는 설정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건 무슨 상황인가 의아심이 생겼지만 결국 치밀한 복선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었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은 이런 개연성의 디테일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는 드라마인데, 드라마 전체에서 이런 개연성을 살리는 설정과 디테일을 선택했다면, 논란이 아닌 역대급 의학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박오월 캐릭터와 표고은 캐릭터를 비롯해서 진지함으로 미스터리를 전달해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캐릭터를 통해 암시와 복선을 만들 수도 있었는데, 현재까지는 그냥 소비되는 캐릭터에 가깝게 활용된다는 점은 아쉽다.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병원선’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선장 방성우(이한위 분)와 사무장 추원공의 캐릭터가 명확히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갈등 구조의 전개와 스토리텔링상 긍정적이지 못하다. 실제로는 같은 배에 근무하는 선장과 사무장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일 가능성이 많지만,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는 겹치는 캐릭터는 별다른 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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