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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벤허’(2) 전차 경주 장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발행일 : 2017-09-19 11:08:13

8월 24일부터 10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벤허’는 앙상블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움직임, 반가림막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 전차 경주 장면에서의 역동성, 뮤지컬 넘버를 부르며 펼치는 라이브 검투신 등이 돋보인 작품이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 노예로 태어났다면 똑똑한 것이 무슨 소용인가? 일정 부분 좀비처럼 느껴지는 노예들의 움직임

‘벤허’는 서기 26년, 제정 로마의 박해에 신음하는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뮤지컬 초반부터 많은 노예들이 등장하는데, 노예들의 움직임에서 일정 부분 좀비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살아있으되 살지 못하고 죽었으되 죽지 못하는 좀비의 이미지가 오버랩 된다. 저항하지도 못하는 노예의 모습, 의욕조차 가질 수 없는 무기력한 모습은 쇠사슬에 묶여 있는 끈질기고 집요한 운명처럼, 작품 속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실제 뮤지컬을 관람하면 과거 예루살렘 노예의 이야기인데 마치 현재 우리의 이야기처럼 답답함이 느껴진다. 쇠사슬이 있을 때 걷지 않으면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있을 것인데, 그 무게를 감당하며 걸어야 한다.

관객에 따라 각자 감정이입하게 되는 포인트가 다를 수는 있지만, 지금 내 삶에서도 저런 면이 있다는 것을 많은 관객들은 느끼게 될 것이다. ‘벤허’에서 노예들의 움직임을 힘이 센 죄수들의 움직임처럼 표현했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공감이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예루살렘과 로마의 입장에서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을 대사를 통해 피력한 점도 의미 있게 여겨진다. 누구에게는 폭도가 되지만, 누구에게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 속에 온순한 사람이 거친 저항자로 변하는 과정을 나타낸 것 또한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로마인은 죽음을 신성하게 여겨 무덤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제를 통해, 공기도 빛도 없는 지하 감옥을 안식과 평화가 있는 곳으로 묘사한 점은 인상적이다. 죽음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곳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도피 중 잠시 평온을 느낄 수 있는 개연성을 확보해 관객들에게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 오랜만에 보는 별의 감동, 정서적인 면을 놓치지 않는 ‘벤허’

유다 벤허가 노예로 선박에서 노를 젓는 일을 할 때는 실내에만 있기 때문에 밤하늘의 별을 볼 수가 없다. 날씨만 좋으면 쉽게 볼 수 있는 별이 누군가에게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라고 전달하는 장면이 ‘벤허’에 있는데,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소소함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를 관객들이 깨닫게 하는 시간이다.

일상이 주는 행복을 각인하게 만들면서, 뮤지컬이 주는 정서적인 서정성을 표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벤허’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뮤지컬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인 빈 공간을 채워가며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은 무척 훌륭하게 생각됐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이런 점은 ‘벤허’처럼 제대로 실행됐을 때는 별로 티가 나지 않고 지나가는 일인데, 만약 충족되지 못했더라면 아쉬움으로는 분명히 지적됐을 항목이라는 점에서, 이 뮤지컬의 설정과 디테일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 배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든, 반가림막을 통한 영상

‘벤허’에서 영상은 반투명의 반가림막에서 상영돼 무대와 영상이 같은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면서, 입체감과 생명력, 역동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반가림막의 영상은 배의 움직임, 전차 경주 장면의 움직임에 강력한 입체감을 줬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특히, 물속에 빠졌을 때의 영상은 정말 실감 났는데, 영상의 상단부가 물의 상부이기 때문에 관객석 또한 깊은 바다 밑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는 점 또한 훌륭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물에 빠진 사람이 영상의 중앙에 있었더라면, 깊은 바다가 주는 위험한 느낌, 관객 또한 깊은 바다에 있다는 느낌이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

◇ 전차 경주 장면, 영화의 장면보다 어설프게 표현될 것이라는 추측을 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뮤지컬 ‘벤허’를 관람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 그리고 가장 우려됐던 점은 영화에서도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전차 경주 장면이 무대 공연에서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였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전자 경주는 영화보다 오히려 더 생생하게 전달됐다. 실제로 8마리의 말을 무대에 올렸더라도 이처럼 살아있는 액션을 보여주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웅장하다는 감탄을 하게 됐다.

말의 생동감과 속도감을 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전차 바퀴의 스파크까지 표현하는 디테일은 더 이상 감탄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전차 경주 장면을 보고 나니, ‘벤허’에는 한 번의 관람만으로는 못 본 디테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 뮤지컬 넘버를 부르며 진행된 라이브 검투신

유다 벤허(유준상, 박은태, 카이 분)와 메셀라(박민성, 민우혁, 최우혁 분)의 만남에서의 검투 장면의 특징은 뮤지컬 넘버를 부르면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를 부르면서 라이브로 결투합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영화의 경우 1~2분 이상의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롱 테이크(Long take)로 촬영되기도 하지만, 결투신은 보통 부분을 찍어서 편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뮤지컬, 오페라와 같은 무대 공연에서의 결투신은 영화, 드라마와는 달리 다시 촬영해야 하는 NG가 허용되지 않으며, 클로즈업 등 카메라의 도움 없이 라이브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투신 특히 노래 부르면서 하는 결투신은 보기에는 쉬워도 하기에는 절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결투신에서는 뮤지컬의 넘버, 오페라의 아리아를 부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벤허’는 결투신에서도 과감히 넘버를 불렀다는 점 또한 돋보였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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