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가 올해 연말 서울 영동대로에 첫 독립 브랜드 전시관을 오픈하면서 브랜드 위상 강화에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 15일 제네시스 미디어 발표회 때 올 연말 영동대로에 제네시스 전시관을 연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럭셔리 브랜드로의 조기 안착을 위해 서울 영동대로에 전시장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면서 “기존 현대차 전시장을 개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신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이러한 선택은 제네시스와 경쟁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수요층과 전시장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이 서울 강남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스타필드 하남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오픈한 바 있으나 이곳은 판매점이 아닌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또한 독립된 전시장이 아니라 스타필드 하남 안에 입점해 있어 상징성은 떨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 고객의 경우 차를 둘러보고 하면서 럭셔리한 매장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 제네시스 브랜드도 당연히 독립된 매장을 오픈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EQ900, G80에 이어 G70이 합류했기 때문에 이제는 독립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판매망에 이어 AS망도 현대차 브랜드와 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를 별도로 하면서 서비스만 현대차 브랜드와 같이 하는 건 이상할뿐더러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판매‧AS와 관련해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독립 사업부와 판매 조직은 점진적으로 갖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비해 렉서스는 아예 처음부터 독립된 디비전에서 준비해 판매망도 토요타와 완전히 분리해 출발했다.
현대차가 처음부터 제네시스를 완전히 독립시키지 못한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모델 수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이제는 모델이 3가지로 늘었고 내년 이후에도 신모델이 차근차근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제네시스 판매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출신의 담당자를 제네시스 미국 판매 책임자로 최근 스카우트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현대차 미국 딜러들에게 제네시스 독립 판매망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앞서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7일(현지시간)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현대차로부터 분사하기 위한 판매 전략을 담은 브랜드 계획을 이달 말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현대차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