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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벤허’(4) 자신을 버리고 완벽히 에스더가 된 아이비

발행일 : 2017-09-21 17:56:49

8월 24일부터 10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벤허’는 재관람했을 때 더욱 많은 디테일과 촘촘한 암시, 복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스더 역의 아이비는 ‘벤허’에서 자신을 버리고 완벽히 에스더가 된 것처럼 놀라운 몰입력을 보여줬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 재관람을 통해 재확인할 수 있었던 디테일의 힘

‘벤허’는 공연 시작시 로마 군인의 발소리가 총소리처럼 위협적인 사운드로 들리기도 하고, 군대의 제식을 표현한 탭댄스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공연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과 함께 공연 예술적 묘미를 동시에 전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벤허’는 원작이 가지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가미된 촘촘하고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인 작품인데, 첫 관람에 대한 감탄은 재관람을 통해 또 다른 발견의 재미와 감동으로 이어졌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티르자(곽나윤 분)가 기왓장을 실수로 떨어뜨려 암살 누명을 쓰게 됐을 때 시모니테스(김성기 분)와 어린 디토(이윤우, 이지훈 분)은 잡혀가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든 디테일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때도 극의 흐름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런 철저한 상황 전개는 관객의 몰입과 감정이입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남자 배우들의 안무에서 허리가 아닌 골반을 이용한 춤은 묘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만약 골반이 아닌 허리가 강조된 춤이었다면 남자 배우들이 착용한 팔찌, 팔뚝찌, 목걸이가 이질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장면 전환시 끊지 않고 빨리 지속됐다는 것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몰입감을 축적해가며 관객들이 감정선상에서 빠져나오지 않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품에서의 디테일을 잘 발휘됐을 경우 관객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부족했을 경우 바로 느끼는 포인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벤허’의 디테일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처음 만난 뮤지컬 전문 배우 같은 아이비

‘벤허’에서 아이비는 맑음 고음, 굵으면서도 부드러운 저음으로 뮤지컬 넘버를 불렀다. 아이비는 자신을 완전히 버리고 에스더가 된 느낌을 줬는데, 기존의 자신이 가수로 가졌던 이미지를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뮤지컬 속 배역에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려고 해서 돋보였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에서 에스더가 부르는 넘버는 여자 배우가 예쁘게 부를 수 있는 음역대의 노래가 아닌데도 아이비는 인상적으로 잘 소화했다. 에스더를 맡은 배우가 아이비인지 모르고 봤더라면 어떤 뮤지컬 배우인지 찾아봤을 것처럼 아이비는 신선하면서도 극에 몰입된 모습을 보여줬다.

극 중에서 하녀이자 순종적 여인인 아이비는 본공연 시간에 소심한 걸음걸이를 보여줬는데, 커튼콜에서는 무대를 휘감는 아이돌의 파워를 겸비한 아이비로 돌아왔다. 극에 몰입하는 모습과 커튼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아이비는 가수일 때보다 뮤지컬 배우로 더욱 훌륭하게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공연사진.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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