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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둘둘둘 댄스씨어터 프로젝트 ‘둘둘둘’ 한국, 일본, 대만의 춤이 한자리에

발행일 : 2017-09-25 13:31:18

둘둘둘 댄시씨어터 프로젝트 ‘둘둘둘’이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됐다. 한국소극장협회가 제작한 2017 대학로소극장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대만 Feng Dance Company의 ‘아이의 자력’, 일본 Deviate Co.의 ‘모이라’, 한국 온앤오프무용단의 ‘몽환’이 연이어 펼쳐졌다.

각자 개성을 가진 세 작품 모두 두 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올랐고, 안무 못지않게 조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 작품이 각각 자국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추구한 것은 아니지만, 공통적이면서도 서로 다른 정서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둘둘둘’ 중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둘둘둘’ 중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 대만 Feng Dance Company ‘아이의 자력(The Magnetic field of a child)’

대만 Feng Dance Company의 ‘아이의 자력’은 Dominique Feng-Hsi Yen 안무로, WAN CHEN CHANG, Wang Hsiu Hsan이 무대에 올랐다. 어둠 속에서 자신을 스스로 비추는 빛은 그림자를 통해 또 다른 무용수를 만들어 냈는데, 마치 그림자놀이를 하듯 무용수는 고정된 자세를 취한 채 조명의 변화만으로 그림자가 안무를 펼치는 것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조명은 마치 초근접 카메라처럼 무용수에게 가까이 가기도 했는데, 그림자의 공간은 빛의 공간이자 어둠의 공간이었다. 안무가는 어머니와 아이의 끈끈함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는데, 흰색이 어머니를 뜻한다면 검은색과 그림자는 아이를 뜻한다고 했다.

‘둘둘둘’ 중 대만 Feng Dance Company ‘아이의 자력’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둘둘둘’ 중 대만 Feng Dance Company ‘아이의 자력’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그림자는 왜곡이자 확장, 확대, 과장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모자관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선택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만약 ‘아이의 자력’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관람했을 경우, 빛과 어둠, 사람과 그림자가 만드는 움직임의 변형에 주목할 수도 있다.

◇ 일본 Deviate Co. ‘모이라(MOIRA)’

일본 Deviate Co. ‘모이라(MOIRA)’는 노리히토 이시이, 요코 코이케가 안무하고 출연한 작품이다. 바꿀 수 없는 운명인 삶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귀 기울여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디테일한 움직임을 통해 인간 내면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둘둘’ 중 일본 Deviate Co. ‘모이라’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둘둘둘’ 중 일본 Deviate Co. ‘모이라’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아이의 자력’이 빛을 반사하면서 표현했다면, ‘모이라’는 빛을 흡수하면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운명이라는 제목의 의미처럼 받아들이는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다. 강렬한 음악 속에 여자 무용수는 갑자기 쓰러지기도 하는데, 기계음이 폭력적으로 들리기도 했고 추상적인 움직임에는 말하고자 하는 정서가 분명해 보였다.

◇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은 한창호와 도유가 안무 및 출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7년 전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한지는 한 폭의 인생을 의미하고 있으며, 얽히고설킨 꿈속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둘둘둘’ 중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둘둘둘’ 중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이세한의 거문고 산조 중 ‘한갑득류’를 음악으로 사용했는데, 국악의 리듬에서 펼쳐지는 현대무용은 무용수 내면의 정서를 짐작하게 했다. 17년 전 감성이 어땠을까 상상하면서 볼 수도 있지만, 17년 전에 만들어진 현재의 감성이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즐길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한국, 중국, 대만의 춤이 같이 공연된 ‘둘둘둘’은 무용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시간이었는데, 마지막 날 공연 후 관객들의 질문을 들어보면 무용 공연을 보면서 무언가 느끼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느끼는 것이 맞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관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둘둘둘’ 중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둘둘둘’ 중 한국 온앤오프무용단 ‘몽환’ 공연사진. 사진=이도희 제공>

일본 안무가는 질문에 대해 관객들이 원하는 대로 받아들여도 된다고 대답을 했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안무가와 무용수는 관객이 독창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작품이 새롭게 조명되는 것을 반긴다.

영화를 볼 때 숙제하듯 관람하지 않는 것처럼, 무용 공연을 볼 때도 보이는 그대로 즐긴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둘둘둘’ 공연 전에 공연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고 공연을 펼친 것보다, 공연이 다 끝난 후 관객과의 대화를 한 것은 관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 예술혼을 존중한 무척 훌륭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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