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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5) 끔찍한 순간이 일어나기 전 사소한 선택

발행일 : 2017-10-05 00:24:13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이하 ‘당잠사’) 제5회는 이전의 이야기를 알지 못할 경우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이유는, 연결의 디테일과 두 개 이상의 이야기를 겹치는데 촘촘한 암시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살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순간, 그 끔찍한 순간이 일어나기 전 그것을 만든 사소한 선택

‘당잠사’ 제5회는 “살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순간, 그 끔찍한 순간이 일어나기 전 그것을 만든 사소함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예지몽인 꿈과 실현되는 현실에서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제작진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그 사소한 선택은 훗날 후회로 다가온다.”라는 말은 드라마 속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진한 울림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꿈 이야기가 뭐 이렇게 많이 나오나?”라고 속으로 생각한 적이 있던 시청자도 제5회에서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받아들인다면 너그럽게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친구 김소현(박소윤 역)의 어머니 장소연(도금숙 역)을 구하려다 살인자가 된 신재하(정승원 역)를 보면, 살인까지는 아닐지라도 의도치 않게 우리는 실제 삶 속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 떠오른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사소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사소한 선택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이종석(정재찬 역)의 아버지 장현성, 배수지(남홍주 역)의 아버지 최원영(남철두 역)이 자신의 죽음을 피할 수 있었는데 선택한 것 또한 같은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꿈을 꾸는 사람이 두 명이 아닌 세 명

‘당잠사’ 제5회는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빠르게 진행됐다. 이종석과 수지뿐만 아니라 정해인(한우탁 역)까지도 예지몽을 꾼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두 명이 꿈을 꾸고 그 사이에서 정해인이 아는 듯 모르는 듯 사건 해결을 위해 활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직접 꿈을 꾸는 인물에 추가됐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이전 방송에서 이종석은 꿈에서 죽게 된 정해인을 현실에서 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꿈에서 본 사람을 구하게 되면서 그 사람도 꿈을 꾸게 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세 명의 주인공이 꿈을 꾸도록 설계돼 있는 것인지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세 명이 꿈을 꾸기 때문에 두 명일 때보다 변수가 무척 많아졌는데, 어떻게 유기적으로 개연성을 확보하며 지금의 재미를 배가할지 기대가 된다. 세 사람이 꾸는 꿈이 단지 예지몽이라는 공통점만 있는 것인지, 각각 다른 콘셉트의 꿈을 꾸게 되는 것인지도 스토리텔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완급 조절과 시선 분산을 꾀하는 코믹한 장면들

‘당잠사’의 박진감이 넘치는 이야기는, 완급 조절과 시선 분산을 꾀하는 코믹한 장면들을 통해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시청하는데 도움을 준다. 긴장된 순간 정해인의 지구대 선배인 이유준(오경한 역)은 경찰차에서 급하게 화장실에 가야 되는데, 괄약근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개연성이 부족할 수도 있는 장면을 원활하게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화장실이 급한 이유준을 태우고 있는 정해인은 더 급하다고 생각된 꿈에서 본 장소로 차를 돌려 돌진하고, 사건이 해결된 후 아직 급한 이유준을 태우고 가다가 김소현, 장소연, 수지와 만나게 되고 그들을 집까지 데려다준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만약, 정해영이 평범하게 운전을 하다가 세 명과 길에서 다시 만났고 그들을 경찰차에 태워줬으면 개연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시청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유준의 에피소드를 계속 끌고 가면서 완급 조절과 시선 분산을 해 시청자들이 개연성에 초점을 두지 않게 배려했다는 점은 훌륭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영화에는 영화적 환상이 있고, 드라마에는 드라마적 환상이 있다. 개연성 또한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맞춰도 무난하다. 그런 면에서 ‘당잠사’가 개연성과 스토리텔링의 재미의 균형을 맞추는 콘셉트와 디테일은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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