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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울먹거릴 수도 펑펑 울 수도 있는 힐링의 카타르시스

발행일 : 2017-10-23 15:37:5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안산문화재단 주최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박해림 극본, 황예슬 작곡, 오세혁 연출, 김보람 안무, 다미로 음악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유승현, 안재영, 박대원, 임찬민, 김현진, 이휘종, 안지환 등 청춘 배우들의 열연으로 주목되는 작품이다.

지휘를 포함 5명의 라이브 연주로 진행되는데, 관객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 선수, 코치들이 대기하는 장소인 더그아웃(dugout)에 있는 것처럼 코트로 꾸며진 무대에서 가까운 관객석에서 생동감 있게 공감하며 관람할 수 있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 현실에서 이루고 싶은 꿈,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제목만 보면 농구스타를 포함한 전설적인 팀의 실제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하고, 극 초반의 왕따 코드와 사후 세계와의 접목은 진부한 소재의 반복이 아닌가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공연에서는, 가창력 좋은 배우들의 신나는 뮤지컬 넘버와 역동적 움직임에 빠져든 관객들은 울먹거리기도 했고 펑펑 울기도 했다. 바닷가 장면 등 울컥하는 순간이 몇 차례 있다. 무거운 주제를 음악으로 완충하며 나가며 스토리텔링을 펼쳤기에 가끔 적막이 흐를 때를 빼고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울면서 힐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현실에서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과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해 죽었지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에 나오는 현실에서 이루고 싶은 꿈,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은 지나치게 거창하거나 불가능한 꿈이 아니기에 관객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이 작품의 젊은 창작진과 배우들이 눈물 나는 이야기를 신파조로 펼치지 않고 무척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은, 오히려 관객들이 마음껏 울 수 있도록 만들어주며 각자의 마음 조절에 따라 평정을 유지하며 볼 수도 있도록 선택권을 관객에게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한 이야기, 농구 장면에서 더욱 격렬하게 움직였다면?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관객은 남녀노소 널리 분포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포츠 뮤지컬의 경우 남자 관객들이 많이 볼 것 같지만, 멋진 남자 배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여자 관객들이 거의 대부분의 관객석을 채우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실제 이 작품의 관객층은 다양했는데 안산문화재단이 지역의 관객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배우의 매력에만 어필하지 않고 음악과 스토리텔링의 감동에도 균형을 맞췄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스포츠 뮤지컬, 음악 뮤지컬에서는 배우인지 운동선수인지, 배우인지 뮤지션인지 모를 정도로 깊게 들어갈 때 관객들의 호응은 더욱 커진다. 실제로 뮤지컬 배우를 겸하는 뮤지션이 출연하기도 하고, 운동선수 출신의 배우가 출연하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배우들은 정말 열심히 농구한다는 느낌을 줬다. 최선을 다한 배우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열심히 하는 농구 장면이 몸싸움을 하는 등 더욱더 격렬하게 진행됐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뮤지컬인데 저렇게 배우들을 혹사해도 되냐?”라고 되물어오고, 팬들이 “우리 오빠 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라고 항의가 들어올 정도이면 감동은 배가될 것이다.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제 시청자들이 흥분하고 감동받는지를 살펴보면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그냥 세션들이 라이브 연주를 하는 게 아니라 지휘자도 있는 것을 보면 더 큰 공연장에서의 공연으로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더 큰 공연장인 달맞이극장에서의 공연이 예정돼 있는데 이 작품은 소극장에서 보기에도 좋지만 더 큰 극장에서 관람할 경우 감동이 더 커질 수 있다.

◇ 강압하지 않고 주고받는다, 상호 소통하는 인간관계 속 밀당을 보여주는 이야기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불편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이유 중의 하나는 강압하기보다는 주고받으면서 상호 소통하고 조율한다는데 있다. 수현의 엄마가 수현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것, 수현의 학교 사람들이 수현을 왕따시키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위나 위치에 따라 무조건 일방적인 관계는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다.

농구 코치도 선수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대 의견을 수용하고, 귀신들도 수현에게 일방적으로 시키기보다는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다. 예산 담당 구청 공무원도 농구 코치에게 일방적인 압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고, 농구단의 선수들끼리도 일방적인 지시나 압박은 발생하지 않는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사진=안산문화재단 제공>

관객들이 힐링과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 평등 정신이 녹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군가 특별한 영웅이 나타나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가면서 부딪히면서 조율하고 만들어가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바람일 수 있다.

왕따 코드와 엄마의 공부 강요만 염두에 두지 않고, 이런 전반적인 인간관계의 기조를 본다면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주는 가슴 따듯한 감동은 긴 여운으로 더욱 오래 관객들의 마음속에 남아있게 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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