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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안단테’(4) 대상관계이론으로 바라본 김봄의 참 자기와 거짓 자기는 무엇일까?

발행일 : 2017-10-25 09:45:02

KBS1 일요드라마 ‘안단테’ 제4회의 부제는 ‘할머니가 있는 풍경’이다. 제3회 방송부터 시경(엑소 카이 분)은 봄(김진경 분)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시체 놀이하는 김봄, 교실에서 퍼 자는 까칠한 김봄, 지금처럼 야한 김봄, 다음날 아침 다시 까칠해진 김봄 중 어떤 모습이 진짜일지 시경은 궁금했고, 그런 모습은 제4회 방송에서도 이어졌다.

청순, 섹시, 맹함, 까칠 중에서 김봄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진짜 모습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위장하고 있는 모습은 무엇인지, 아픔과 괴로움을 이기기 위해 어떤 거짓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대상관계이론에 입각해 살펴보기로 하자.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대상관계이론 중 도날드 위니콧의 참 자기, 거짓 자기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의 심리학자 중 도날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은 정상적인 개인에게도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의 분열이 있다고 봤다. 여기서 참과 거짓은 도덕적인 질서의 옳고 그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특질을 뜻하는 것이다.

참 자기는 본질적인 자기를 뜻하는데, 현재 본질대로 살고 있지 못할 경우 자신의 본질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거짓 자기가 출연하는 것이다. 내가 착하지 않은 사람인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육을 강하게 받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해 행동한다면, 나는 위험하면서도 악한 면을 가진 참 자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회생활을 위해 억지로 착해진 거짓 자기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거짓 자기를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반대로, 나는 원래 착한 참 자기를 가진 사람인데, 사람이 너무 착하면 무시당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 그런 경험을 몇 번 했다면 착하지 않은 사람으로 거짓 자기를 형성해 살 수도 있다. 이 경우 역시 거짓 자기를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정상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게도 참 자기와 거짓 자기의 분열이 나타나는 이유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기질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니콧의 이론에 따르면 거짓 자기가 나타난다는 것은, 도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충분히 보호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김봄의 참 자기, 거짓 자기는 무엇일까?

‘안단테’에서 김봄은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와서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혼자 다니는 시크함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자기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서울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아빠와 저녁에 자주 약속이 있다고 말한다.

봄의 아빠는 봄이 어릴 때 돌아가셨고, 몸이 약한 봄은 아빠가 살던 시골로 와서 지내고 있다. 집에 돌아가면 아빠와 같이 찍은 사진을 바라보며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독백으로 표현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김봄은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싶기에, 죽지 않고 봄과 함께 한다고 봄이 어릴 적 말했던 아팠던 아빠를 회상하며 뻥쟁이라고 원망한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봄은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친하게 지내고 싶을 수도 있다. 시크하지 않고 무척 수다스럽고 장난기 또한 넘칠 수도 있다.

만약 김봄이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과 다른 내면을 가졌다고 가정하면,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면 아빠가 서울에서 대학교수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셨다는 것을 밝혀야 하며, 엄마와의 좋지 않은 관계. 시골에 내려와서 사는 이유, 자기가 아픈 이유를 모두 밝혀야 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그런 시선을 김봄은 감당하기 힘들었을 수 있고, 이는 김봄에게 거짓 자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핍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이다. 도덕적 잣대를 섣불리 대면 안 되는 사항이지만, 경험도 없고 배려심도 없고 상상력도 없는 사람들은 김봄이 하는 행동과 김봄에 대해 정의의 이름이라는 왜곡된 칼을 휘두를 수도 있다.

위니콧은 아이의 요구와 상태에 맞춰 안아주는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의 보호적인 보살핌에 의해 사적인 자기를 가지게 된다고 했는데, ‘안단테’의 김봄은 자신에게는 자신이 사고만 치지 않고 조용히 살기만을 바라는 엄마만 있기에 엄마가 주는 보호와 보살핌에서 결핍돼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김봄은 ‘충분히 좋은 엄마’의 보호적인 보살핌을 엄마가 아닌 아빠에게 받고 싶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빠는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짓 자기를 통해 그런 결핍과 상실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단테’가 정말 사려 깊은 드라마라고 생각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김봄의 이런 상황을 김봄의 특수성으로만 처리하지 않고, 비슷한 아픔을 다른 등장인물들에게도 줬다는 점이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 부모 직업란을 쓸 때 고문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모 직업란을 쓸 때 고문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할 때 어떤 사람은 그냥 당당하게 쓰면 된다고 영혼 없이 조언하듯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식이 생각하기에 부모의 직업이 변변치 않은 사람도 그렇지만, 부모가 없거나 생사를 모를 경우에는 더욱더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안단테’는 보여준다.

아빠의 직업을 적는 칸에 오빠인 이시경은 안 계신다고 적었고, 동생인 이시영(이예현 분)은 외국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적었다. 시영은 아직 아빠의 행방을 모르는데도 이제는 찾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는 오빠와 엄마 오정원(전미선 분)에 대해 불만을 표현한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에서 언급되는 드라마 속 과거의 이야기는 드라마 속 현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따라서 과거에 형성된 사건과 그로 인한 내면은 현재를 만드는 기초가 되고 있다. 현재의 미스터리한 부분들은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안단테’에서 거짓 자기를 보여준 김봄을 비난할 것인가, 심리적인 보호와 보살핌을 줄 수 있도록 응원할 것인가? 시청자 개개인의 성향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지만, 현재 시점만 볼 것인가, 과거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의 연장선상에서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안단테’ 스틸사진. 사진=KBS1 방송 캡처>

엑소(Exo) 카이의 팬들은 ‘안단테’에서 카이가 착한 일을 하는 것에는 응원을 보내지만, 김봄 역의 김진경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는 껄끄러움을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이시경이 김봄을 포용하는 것은 남녀관계에서의 사랑의 포용이기도 하지만, 보호받지 못하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한 영혼에 대한 포용이라고 볼 필요도 있다.

시영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시영이 곤란에 빠지면 무조건 달려가는 츤데레 오빠 시경이 더 외롭고 고립된 봄을 보호한다? 이런 멋진 모습이 참 자기 시경, 참 자기 카이, 참 자기 니니의 모습이길 바란다면, 그리고 멋진 나의 우상을 더욱 멋지게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다면, 다소 질투심이 나더라도 봄을 포용하는 시경의 행동과 마음을 응원하고 지지해야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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