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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국립무용단 ‘묵향’ 양반문화의 사군자를 소재로 표현한 선비정신

발행일 : 2017-11-12 11:19:40

국립극장 주최, 국립무용단 주관의 ‘묵향’이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윤성주 안무, 정구호 연출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2013년 초연 이래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시작 이래로 국내외에 가장 많이 초대받은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알려져 있다.

‘묵향’은 전통의 우아함과 기술적 기교,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공연될 국립무용단의 ‘향연’이 궁중문화의 4계절을 표현하고 있다면, ‘묵향’은 양반문화의 사군자를 소재로 한 선비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묵향’ 제1장 서무(序舞)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묵향’ 제1장 서무(序舞)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양반문화의 사군자를 소재로 표현한 선비정신, 고급스러운 움직임과 여백

‘묵향’은 매·난·국·죽 사군자를 소재로 선비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제1장 서무(序舞)를 시작으로, 제3장 난초(蘭草), 제4장 국화(菊花), 제5장 오죽(烏竹)을 거쳐 제6장 종무(終舞)로 마무리된다.

제1장에서 하얀 도포를 입은 남자 무용수들은 ‘선비춤’을 출 때 크고 절도 있는 동작을 취하면서도 무척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 또한 놓치지 않았는데, ‘묵향’이 감동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서로 다른 측면을 분리해 표현하면서도 다른 측면의 장점을 과감히 차용해 전체적인 공통분모를 만들어 정서적 공감이 쉽게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묵향’ 제2장 매화(梅花)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묵향’ 제2장 매화(梅花)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제2장은 1명의 여자 무용수가 먼저 시작했는데, 대극장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의 여백의 미는 무대 자체가 하나의 수묵화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흰색 치마에 붉은 저고리를 입은 무용수는 부드럽고 우아한 곡선을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사뿐하게 표현했다.

제2장의 음악이 들려주는 끊이지 않는 리듬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춤사위로 연결되는데, 계속 이어지는 음악에 맞춰 일정한 톤으로 춤을 추는 것은 보기에는 쉬워도 실제로는 그리 쉽지 않다. 음악의 속도에 무용수의 정서의 속도를 맞춰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인데, ‘묵향’처럼 디테일을 살리는 군무의 경우 더욱 표현력이 요구된다.

묵향’ 제3장 난초(蘭草)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묵향’ 제3장 난초(蘭草)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제3장은 가야금과 거문고의 4중주 중중모리 하모니가 주목됐는데, 거문고의 연주 도구인 술대를 손에 잡고 현을 울려 만드는 소리는, 붓을 들고 난을 치는 움직임을 상상하게 됐는데, 무대 위 움직임에서도 그런 정서를 찾을 수 있었다.

‘묵향’ 제4장 국화(菊花)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묵향’ 제4장 국화(菊花)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제4장에서는 여성 군무의 세련미가 돋보였다면, 제5장에서는 남성 군무의 역동성을 볼 수 있었다. 남자 무용수들은 대나무를 표현하는 긴 봉을 이용한 동작을 펼쳤는데, 선비의 기개를 상징하는 강인한 동작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곧으면서도 유연함을 가진 대나무처럼 부드럽고 섬세한 모습도 같이 표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묵향’ 제5장 오죽(烏竹)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묵향’ 제5장 오죽(烏竹)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최근 들어 국립무용단은 현대적인 안무를 자주 선보이는데 ‘묵향’은 전통적인 움직임과 현대적인 움직임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립무용단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묵향’ 제6장 종무(終舞)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묵향’ 제6장 종무(終舞)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남성 군무와 여성 군무가 조화를 이룬 ‘묵향’의 제6장처럼, 국립무용단이 하나의 색깔을 배타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전통과 현대에 모두 탁월한 국립단체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의 행보를 보면 국립무용단은 이 이상의 영역에서 새로운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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