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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딥씨 챌린지’ 3인칭 관점에서 바라보는 심해가 아닌 1인칭 관점에서 바라보는 심해

발행일 : 2017-11-24 11:51:12

존 브루노, 레이 퀸트, 앤드류 라이트 감독의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는 영화보다 해양 탐사에 더 관심이 많았던 제임스 카메론의 마리아나 해구 탐험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사건을 따라가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실사영화 못지않은 색감을 가지고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특히, 심해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고 생생하게 전달된다.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 영화감독으로서의 삶, 열정적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속 해양 탐험가로서의 꿈

현재 영화계에서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 영화가 꿈인 사람들은 많다. 구체적인 꿈일 수도 있고 막연한 꿈일 수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의 눈에는 해양 탐사에 더 관심이 많은 제임스의 모습이 더욱 부러울 수도 있다.

영화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대신 살아보는 경험을 준다면, 지구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의 잠수는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는 일이다. 제임스에게 영화와 심해는 공통적인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성취의 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딥씨 챌린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보통 다른 곳에서의 경험을 영화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제임스는 ‘아바타’ 등의 SF영화와 ‘타이타닉’을 만들었던 경험을 해양 탐사에 적용한다는 점이 남다른 면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 편집증적인 집착, 뛰어난 상상력과 도전의식이 해양 탐사와 영화를 결합한 ‘딥씨 챌린지’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된다.

◇ 빛도 없는 곳에서 수압을 이겨내며 납을 녹일 만큼 뜨거운 물을 먹고사는 생명체

‘딥씨 챌린지’에서 제임스는 빛도 없는 곳에서 수압을 이겨내며 납을 녹일 만큼 뜨거운 물을 먹고사는 생명체에 감탄하는데, 막연히 심해는 아름다운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관객들에게는 구체적인 각성을 통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제임스는 ‘영혼을 채워주는 생명체’라고 표현했는데, 자신을 자극하는 대상에 몰두해 영혼의 교감까지 이룬다는 점은 무척 부러운 일이다.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해양 생물은 놀라운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를 동시에 전달한다. 해양 생물을 시각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곳에서의 삶을 영위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심해에서의 아름다움 또한 생존을 위한 결과인지 생존이 보장된 상태에서의 발현인지 궁금해진다.

◇ 기록으로서의 가치, 영화가 가진 힘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딥씨 챌린지’는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는 점도 주목된다.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로서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서,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 또한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은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관련 영상으로만 남길 경우 관계자들에게만 전파되고 유지되는데,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간과 시간의 영역을 넓히며 기록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만약 제임스가 영화감독이 아니었다면, 영화를 찍는 과정이 해양 탐사를 하는데 방해 요소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 깊은 바다와 탐사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이 있다

‘딥씨 챌린지’에는 깊은 바다와 탐사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이 있다는 점 또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도전만 있는 게 아니라 도전하는 사람이 있고, 탐사만 있는 게 아니라 탐사하는 사람이 있다.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딥씨 챌린지’ 스틸사진. 사진=영화사 오원 제공>

만약 그냥 바다의 모습만 보여줬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광경도 오랫동안 집중해 보기 힘들었을 수 있는데, 사람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지기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를 높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제임스 카메론은 멋진 배우이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딥씨 챌린지’의 가장 큰 독창성은 3인칭 관점에서 바라보는 심해가 아닌 1인칭 관점에서 바라보는 심해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은 “누군가는 가야 합니다. 로봇은 이 느낌을 전달할 수 없죠.”라고 말한다. 이 작품은 과학 기술, 심해 탐사 기술, 영화 기술이 발달해도 그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는, 있어야 하는 이유 또한 전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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