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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앞으로의 5년을 더욱 기대하며

발행일 : 2017-11-29 13:45:42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성북문화재단 주관의 창단 5주년 기념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가 11월 27일 성북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음악감독 문진탁의 지휘로 ‘피터와 늑대’부터 ‘크리스마스 페스티벌’까지 6곡의 정규 프로그램이 연주됐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3~5학년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은,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무상 예술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한 한국형 엘 시스테마라고 볼 수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공연사진.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공연사진.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 5년의 시간 속에서 개인의 음악적 성장, 오케스트라의 문화 구축

2016년 6월 29일에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 ‘제4회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와 견주어 보면, 이번 공연은 더욱더 정교해진 현악 파트의 연주와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한 관악 파트의 연주 조화가 더욱 돋보였다.

5년이라는 지속성의 시간을 거치면서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은, 단원 개인에게는 함께 하는 가치를 경험하면서 음악적으로 개인적 성장을 하는 시간이었고, 오케스트라에게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63명의 연주자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거쳐 간 아이들이 120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자존감을 형성하고, 청소년기에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된 것인데, 그들에게 음악은 미래에 직업이 될 수도 있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자신도 모르게 경험하게 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공연사진.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공연사진.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공연장을 직접 찾은 성북구청장인 김영배 성북문화재단 이사장은 두 번째 연주곡인 ‘구름 위의 아이들’을 들은 뒤 무대에 올라 “영혼을 휴식하게 하는 느낌”이라는 관람 소감과 함께 “절제가 어렵고 다른 사람들과 맞추기가 힘든데 좋은 소리를 만들어냈다.”라고 말하며 관악기의 성장을 특히 치하했다.

◇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문진탁의 교육 스타일

지휘자인 문진탁은 “항상 떠올릴 때마다 설레고 애틋한 마음.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사랑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그는 특별활동 시간이나 봉사활동 시간이라는 개념이 아닌 실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되도록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 연주에서도 문진탁을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하는 곡인 ‘구름 위의 아이들’을 연주하기 전에 아이들을 향한 본인의 마음도 그렇다고 표현했고, 앙코르 시간에 ‘구름 위의 아이들’ 후반부를 다시 연주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공연사진.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정기연주회’ 공연사진.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첫 곡인 ‘피터와 늑대’는 바리톤 송현우의 내레이션과 함께 연주됐는데, 각각의 악기가 상징하는 대상은 관객들에게 악기 소리에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각각의 악기 연주자들이 개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은 새(플루트), 오리(오보에), 고양이(클라리넷), 피터의 할아버지(바순), 늑대(호른), 피터(현악 합주). 사냥꾼들과 그 총성(팀파니)은 연습과 공연을 거치며 아이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자극했을 것인데, 이런 면도 문진탁의 교육 스타일과 맥을 같이 한다.

사업의 취지상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은 경제적인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그램이다. 특정 기간의 사업으로 머물지 않고 지속 가능한 오케스트라로 성장한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게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거쳐 간 아이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이자 내면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엘 시스테마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뛰어넘는 교육 체계와 철학을 구축하고 실현해 전 세계로 다시 전파되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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