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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판’(1)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 무척 돋보인 디테일한 연결

발행일 : 2017-12-11 11:20:15

정동극장, CJ문화재단 주최, 2017 정동극장 창작ing 뮤지컬 ‘판’이 12월 7일부터 31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2015 크리에이티브마인즈 뮤지컬 리딩 제작지원 선정, 2016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우수 레퍼토리 선정, 2017 CJ문화재단 제작지원 기획공연 선정으로, 대학로 CJ아지트에서 리딩 공연과 초연 공연을 거쳐 이번에 정동극장 공연에서는 전통의 맛이 더해져 재공연되고 있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정은영 작, 박윤솔 작곡, 변정주 연출, 김길려 음악감독, 이현정 안무, 이나리메 편곡의 ‘판’에 대해 본지는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 연결의 디테일에 대해 살펴보고, 대상관계이론 중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 도날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의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 하인즈 코헛(Heinz Kohut)의 ‘자기대상(self object)’ 개념을 기준으로 등장인물의 관계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 연결의 디테일이 무척 돋보인 작품

뮤지컬 ‘판’은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이라는 시야로 볼 때 더욱 잘 와닿는다. 기본적으로 이야기 속 이야기인 극중극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인형극도 나오고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기도 하며 관객들을 보조출연자처럼 공연에 참여하게 만들기도 한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배우들은 무대 밖으로 퇴장하기도 하지만 무대 위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다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 공연장이 아닌 19세기 말 조선의 야외 공연장에서의 공연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1인 다역을 소화한 윤진영은 그냥 사또 분장을 하고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사또의 탈을 쓰고 나오지도 않는다. 사또의 인형 뒤에 숨어서 사또와 다른 사람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데, 달수(김지철 분)와 호태(김지훈 분)뿐만 아니라 사또 또한 이야기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에서 뮤지컬, 국악, 연극(인형극과 실험극을 포함한), 오페라, 탈춤 등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은 제대로 된 배치와 연결의 디테일이 부족할 경우 어색하고 난잡할 수 있다. 많이 봤는데 뭘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작품들이 많기에 장르간 컬래버레이션이 시험적으로 그치는 경우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점은 ‘판’의 가능성에 더욱 기대를 갖게 만든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은 경계를 넘나드는 시간과 무대 공간에 있어서 빈시간과 빈공간이 보이지 않고, 연결의 어색함 또한 없으며,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는 점이 무척 돋보인 작품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의 나열이 아닌, 새롭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은 것들을 묶어서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든 진짜 창작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산받이(최영석 분)는 극중 인물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어색하게 만들거나 흐름을 끊지 않고 이런 설정을 재미있게 살리고 있다는 점은 실로 놀랍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정은영 작가와의 협업이기도 하겠지만, 변정주 연출은 연출력과 창작력을 동시에 발휘했고, 전체적인 조율을 통해 스태프와 배우들, 각자의 역량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데 탁월한 능력을 이번 ‘판’에서 발휘하고 있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대학로 CJ아지트에서 초연을 할 때 변정주 연출은 거의 전 회차를 관람했다고 밝혔는데,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은 재공연을 거치면서 연결과 디테일의 완성해가고 있는 것이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은 얼핏 보면 경계를 넘나든 줄도 모를 정도로 연결의 디테일이 자연스러우며 수준 높은데, 이런 디테일을 알고 보면 더 감동적일 것이다. 장면 전환에 사용되는 안무와 움직임도 무척 훌륭하다는 점도 연결성을 높여 감정선의 흐름은 끊지 않는데 일조한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에서의 이런 연출력은 뛰어난 감각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재공연을 거치면서 이뤄낸 노력의 결과일까? 12월 7일 2시 프레스콜 때보다 같은 날 8시 개막 본공연의 사운드 밸런스가 무척 좋아졌다는 것을 두 공연 모두 관람하면서 실감할 수 있었는데, 기자간담회 때 나온 의견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변정주 연출, 김길려 음악감독의 유연성과 겸손함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무대 공연의 허용을 충분히 살린 이번 작품에 대해, “‘판’이라는 공연을 보는 공통적인 시선이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연출을 밝혔는데, 이는 ‘판’의 롱런 가능성, 확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공감을 주는 스토리텔링

“내게 또 한 권이 책이 되겠지.”라며 “우리가 사는 모습을 담은 게 소설”이라는 ‘판’의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재의 관객들에게 공감을 준다는 면이 주목된다. 권력자가 이야기꾼의 입을 막는다는 공통점은, 정치권력자뿐만 아니라 재벌, 자본도 이에 해당된다는 극중 언급과도 연결된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모든 장면에서 6명이 합심해 동시에 다 같이 움직여서 만든 작품이라고 연출은 밝힌 바 있는데, 실제로 관람하면 김지철. 김지훈뿐만 아니라, 윤진영, 최은실(춘섬 역), 유주혜(이덕 역), 임소라(분이 역) 또한 공동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배우가 공연 기간 내내 단독 배역을 맡는 원캐스트로 공연되기 때문에,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 속에서 배우가 그냥 그 인물인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김지철의 서정적인 뮤지컬 넘버는 양반 자제의 이미지 속에 품격 있으면서도 감미로운 울림을 전달했다. 김지훈은 회전을 포함한 격렬한 동작의 안무를 하면서 노래를 소화했는데, 연습량이 얼마나 됐을지 짐작하게 만든다.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 공연사진. 사진=정동극장 제공>

‘판’은 음악 또한 다양한데, 대금, 소금, 아쟁 같은 선율악기, 키보드와 퍼커션의 질주와 조화가 돋보인다. 민요적 리듬도 있고, 난타 같은 타악 리듬도 있고, 탱고 음악, 스윙 음악 등 필요한 장면의 맞는 음악을 거침없이 사용했는데, 매 공연마다 살아있는 맛을 느끼게 하려는 콘셉트에 맞게 음악이 펼쳐진다는 점은 듣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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