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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정확한 지휘를 하면서도 필이 충만한 지휘자 조정현

발행일 : 2017-12-17 17:45:55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이하 ‘11시 콘서트’)가 12월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됐다. 정확한 지휘를 하면서도 감성이 넘치는 지휘자로 유명한 조정현의 지휘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했고, 피아니스트 윤철희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협연했다.

차가운 겨울과 따뜻한 겨울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11시 콘서트’는 이번에도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해설로 함께 했다. 관객들에게 주입하기보다는 알려주고 선택하게 하는 그의 해설 방식은 무척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 평일 낮 클래식 공연, ‘11시 콘서트’의 의의

‘11시 콘서트’는 작은 공연장이 아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이다. 관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평일 낮 클래식 공연에 대한 수요를 짐작하게 만드는데, SAC LIVE 공연으로 전국 문예회관 등에 동시 실황 중계되기 때문에 지역적 한계를 실시간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있다.

대형 뮤지컬의 경우에도 평일 3시 공연에 빈 관객석을 찾기 힘들 정도로 호응이 좋은데, ‘11시 콘서트’를 비롯한 이러한 움직임은 문화예술의 무대 공연이 저녁에만 이뤄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게 만들고,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평일 시간도 예술적인 시간으로 승화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해설이 있는 ‘11시 콘서트’는 무대 뒤편에 자막으로 어떤 곡이 연주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지금이 어디에 와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줘 예습을 하지 않아도 연주시간에 자료를 찾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공연 전과 인터미션에 커피 등 케이터링을 관객들에게 제공하는데, 기다리는 시간의 무료함을 줄이면서 문화의 향연에 관객들이 대접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디테일한 배려 또한 좋은 선택으로 여겨진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 오른손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왼손과 몸으로 감각적 필을 전달하는 지휘자 조정현

‘11시 콘서트’의 첫 곡은 발트토이펠의 ‘스케이트 왈츠 Op.183’이었다. 지휘자 조정현은 부드러운 연주 부분에서는 작은 동작으로 지휘했고, 현악기가 주선율을 이룰 때 온몸으로 지휘하는 모습을 전달했다.

지휘봉을 든 오른손에만 지휘의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지휘봉을 들지 않은 왼손도 연주의 중요한 뉘앙스를 전달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휘를 할 때 몸이 앞으로 나갈 듯 말 듯한 동작을 하는 시간에는 오케스트라 연주자와 관객의 마음을 준비하게 만들었고, 연주가 강함에서 부드러움으로 미세하게 전환할 때 지휘봉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지휘를 했다. 감정을 표현할 때 주로 왼손을 부드럽게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콘서트홀의 관객석에서 조정현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무대 반대편에 위치한 합창석에 앉아 조정현의 표정을 보고 싶은 호기심과 궁금함의 마음이 생겼다. 뒷모습에 저렇게 많은 감성을 담고 있는 지휘자의 그 순간 표정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지휘봉을 들고 오른손으로 지휘하는 상황에서 짧은 소절이 부드럽게 삽입된 부분은 지휘봉이 든 오른손을 밑으로 내리며 지휘하기도 했는데, 연주를 마친 후에는 귀여운 악동 같은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주며 퇴장하기도 했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하프의 솔리 부분이 정서를 만들어간 차이콥스키의 발레모음곡 “호두까기 인형” Op.71a 중 ‘꽃의 왈츠’를 연주할 때 조정현은 현악 합주 부분 중 첼로가 주선율을 이끌 때 지휘 동작을 더 아래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서도 더 큰 동작으로 표현했다.

관악기가 새롭게 들어오는 것을 강조할 때는 발뒤꿈치를 들면서 지휘봉을 같이 높였는데, 주선율을 이루는 악기가 가진 음색을 동작으로 표현해 같은 정서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조정현은 정확한 지휘를 하면서도 필이 충만한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주는 평소에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확한 메시지와 감각을 동시에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조정현은 지속적으로 두 가지를 오가며 지휘해, 밤의 기운을 빌리지 않고도 낮 공연에서 경쾌한 웅장함을 만들어 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협연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 제1악장’을 연주할 때 조정현은 감각보다는 정확한 지휘에 더 초점을 뒀다. 이끈 다기보다는 조율한다는 느낌으로 지휘했는데, 본인이 평소에 전담하지 않았던 오케스트라와 협연자의 3자 관계에서 조율자의 역할을 한 것이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조정현은 주관이 뚜렷하고, 핵심적으로 중요한 사항을 놓치지 않는 지휘자로 유명하다. 음악 철학이 뚜렷한 아티스트로 카리스마와 귀여운 친절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그래서 그의 연주가 주는 호소력 있는 울림의 질주에 어떤 사람들은 예술적이라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듣기 편하고 재미있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 손가락을 피아노에 얹기 전까지는 예술적인 에너지를 절대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 것 같은 피아니스트 윤철희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장조 Op.26 제1,3악장’은 피아니스트 윤철희가 협연했다. 그는 그냥 평범해 보이는 양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는데, 연주가 시작된 후부터의 손놀림은 눈을 더 크게 뜨고 무대를 바라보게 만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리허설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리허설사진>

마치 손가락을 피아노에 얹기 전까지는 예술적인 에너지를 절대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을 콘셉트로 잡고 무대에 오른 연주자처럼 현란한 연주 실력을 발휘했는데, 특히 제3악장에서 부드러움, 힘과 스피드를 모두 발휘해 관객들의 호흡을 무척 빨라지게 만들었다.

윤철희는 연주를 끝내고 나서야 미소를 보였는데, 무대에서 집중하는 모습과 연주 실력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전국에 실황이 생중계되기 때문에 시간 약속을 지켜야 하는 공연이 아니었다면, 그의 단독 앙코르곡을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리허설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리허설사진>

◇ 주입하지 않으면서 핵심적인 감성을 제대로 전달하는 해설자, 피아니스트 조재혁

발트토이펠의 ‘스케이트 왈츠 Op.183’을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설명해 준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솔직하고 당당한 해설을 했다. 아는 척하는 해설이 아닌 조근조근 알고 있는 것을 펼쳐놓는 해설 스타일은 마치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라이브로 듣는 느낌을 줬다.

조재혁은 대표 선율을 피아노를 치면서 설명했는데 마치 대연주자가 친구가 돼 사석에서 연주를 들려주는 것 같은 친근함을 전달했다. 뭘 느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이런 것이 있다고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방식은 편안하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12월) 공연사진>

잘난 척하지 않아도 스스로 훌륭한 것을 알고 있는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가진 겸손함과 여유를 조재혁이 보여줬다.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 제1악장’은 “추우면서도 뜨겁고 부드러우면서도 야만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바이올린 현 2개를 동시에 연주하는 더블스톱(Double Stop) 주법을 소개해, 친절히 안내하면서도 강요하지 않은 해설을 했는데, ‘11시 콘서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관객들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조재혁의 해설 스타일을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느껴졌다.

‘11시 콘서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는데, 조정현의 지휘로 조재혁이 협연자로 참여해 같이 연주하고 관객들과 같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호응이 무척 좋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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