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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황태자 루돌프)’ 마리가 루돌프를 따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발행일 : 2017-12-24 03:37:24

SBS, 서클컨텐츠컴퍼니 주최, EMK인터내셔널 주관, EMK뮤지컬컴퍼니 제작,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황태자 루돌프)’(이하 ‘더 라스트 키스’)가 12월 15일부터 2018년 3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로버트 요한슨 연출, 잭 머피 작, 프랭크 와이드혼 작곡인 이번 작품의 제목이 ‘황태자 루돌프’에서 ‘더 라스트 키스’로 변경된 것은 특정한 사람으로부터 특정하지만 보편적인 마음으로 이야기의 축이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반지에 새겨진 문구인 부제 ‘죽음을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 되리’는 변경된 제목을 통해 전달하려고 한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뮤지컬은 황태자 루돌프(카이, 전동석, 정택운, 수호 분)와 마리 베체라(김소향, 민경아, 루나 분)의 사랑을 정말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어쩌면 그들의 사랑이 없었고 루돌프가 황제로 즉위했을 경우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역사에서의 가정과는 아이러니한 뉘앙스를 전달한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마리가 루돌프를 끝까지 사랑하고 따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더 라스트 키스’에서 마리는 루돌프가 황태자인 것을 모르고 엮이게 되며 호감을 갖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루돌프가 황태자인 것을 알게 됐을 경우,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는 왕실에 굴복했을 수도 있고, 황태자가 사랑을 위해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자기에게 올 경우 자기가 누릴 수도 있는 권한을 빼앗긴다고 계산적으로 생각해 억울할 수도 있다. 이 두 경우 모두 사랑은 순탄하기 힘들어진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마리는 누군지 잘 모르는 상대에게 빠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토록 흠모하고 만나고 싶었던 줄리어스 팰리스가 루돌프라는 것을 알고 사랑한 것이기 때문에, 루돌프의 다른 면을 포기하더라도 루돌프를 끝까지 따를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신문 속에서 자유를 외치는 기고가 줄리어스 팰리스는 이미 마리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는데, 경제적 부, 황태자라는 위치가 아닌 의식 있는 글을 쓰는 루돌프의 정신세계는 황태자의 지위를 박탈당한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마리의 사랑 또한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이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사리대화의 글을 쓰면서도 심정대화를 한 줄리어스 팰리스의 기고

마리는 “내 심장에 대고 이야기하는 줄리어스 팰리스”라고 표현하는데, 루돌프의 글은 본질을 꿰뚫는 진리를 머리만이 아닌 가슴으로도 이해할 수 있게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대화는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는 ‘사리대화(事理對話)’와 감정을 주고받는 ‘심정대화(心情對話)’가 있는데, 루돌프는 글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대화의 능력을 가졌고, 그 대화는 팩트에 기반을 둔 사리대화임과 동시에 독자의 심장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심정대화였던 것이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냥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닌 심정대화를 하는 것 같은 글을 쓴 사람과의 대화에 감정이 교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사람을 인지하고 만드는 글이 사리대화 형태의 글이라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글은 심정대화 형태의 글이라는 것을 ‘더 라스트 키스’를 보면서 깨닫게 된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평범한 남자가 되고 싶었던 황태자, 평범한 일상이 주는 행복

“황태자는 국민을 지킬 의무가 있으니까요.”라고 말하는 루돌프는 세상 제일 큰 거인이었던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황제(송용태, 정의욱 분)가 더 이상 완벽하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황제의 삶이 아닌 평범한 남자의 삶을 살기를 원하게 된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평범한 남자가 되고 싶었던 황태자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갈구하는데, 실제 평범한 삶만 살았던 관객은 황태자가 특별한 게 싫어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런데,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이유에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축복 같은 행복이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마치 돈이 무척 많은 사람이 가진 것이 많아도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과 닮아있는 것이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뮤지컬 넘버의 서정적인 가사가 심금을 울리다

‘더 라스트 키스’에서 뮤지컬 넘버의 아름다운 음악과 서정적인 가사는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마리의 테마’에는 “또 다른 영혼을 만난다는 것, 둘이 함께 꿈을 나눈다는 것”과 “내 안에 타는 이 불길 누가 알아줄까, 또 다른 심장과 나눌 단 하나의 운명”이라는 가사가 있고, ‘너 하나만’에는 “넌 처음부터 날 찾으러 세상에 왔나 봐”라는 가사가 있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의 배우들은 고른 가창력을 발휘했는데, 마리 역의 루나는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절절한 마음을 동시에 전달했다. 루나는 뮤지컬계에서도 롱런하는 배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더 라스트 키스’를 보면서 루돌프와 마리, 두 사람은 꼭 저런 선택을 해야 했을까 생각하게 된다. 슬픈 사랑을 하는 마리뿐만 아니라, 결혼했지만 루돌프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스테파니 황태자비(전수미, 박혜미 분) 또한 불행한 청춘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에게 이런 절절한 여운을 주는 이 작품을 유럽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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