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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1) 자기의 예술세계를 제대로 알고 반영해주는 자기대상

발행일 : 2017-12-25 10:27:46

벤 스틸러 감독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는 16년째 근무 중인 월터 미티(벤 스틸러 분)에게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의 마지막 호 표지 사진을 찾아오는 미션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평생 자국을 벗어난 적이 없던 월터는 문제의 사진을 찾아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을 넘나드는 어드벤처를 한다. 사건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지만, 다양한 감정을 가진 월터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우리의 모습의 단면을 찾을 수도 있고, 시나리오가 진행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말에도 눈물이 핑 돌 수 있다. 본지는 이 영화의 리뷰를 두 편에 걸쳐 게재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 숀에게 있어 월터는 업무적인 조력자이면서 자기의 예술세계를 제대로 알고 반영해주는 자기대상(self object)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사진작가 숀 오코넬(숀 펜 분)은 “월터만큼 숀이 찍은 사진의 의미를 살리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없었다.”라고 월터의 어머니 에드나 미티(셜리 맥클레인 분)를 통해 간접적으로 월터에 대한 자기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숀에게 있어서 월터는 업무적인 조력자임과 동시에 자기의 예술세계를 제대로 알고 반영해주는 자기대상인 것이다. 자기대상은 자기를 비춰 확인하게 되는 모든 대상을 뜻한다. 자기대상 이론에 따르면 내가 아닌 대상인 남을 통해 보게 되는 나의 모습이 나를 형성하게 되는 것인데, 나 스스로 사진을 잘 찍었다는 자기 확인이 아닌 나의 가치와 성과를 제대로 알고 반영해주는 의미 있는 타자인 대상에 의해 자기의 존재 가치가 확인되는 것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는 업무의 조력자임과 동시에 숀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을 제대로 반영해준 대상이다. 숀의 사진 작품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킨 사람은 월터였던 것인데, 월터는 자기가 하고도 잘 몰랐던 것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가 없었으면 숀이 지금처럼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월터는 그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던 것이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약했기 때문인데, 자기가 가진 게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인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제대로 된 자기대상이 생긴다면 이런 면은 모두 해결될 수도 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는 숀에게 업무적인 자기대상이었는데, 정작 월터에게는 자기대상이 없었다. 영화에서 월터는 두 가지 자기대상을 찾아가는데, 드라마틱한 방법으로 표현한 숀은 월터의 업무능력을 인정하고 반영한 자기대상이 되고, 온라인 매칭 사이트인 e-하모니는 월터가 가진 경험과 매력을 반영하는 자기대상이 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 숀과 월터의 관계는,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영화의 현장 촬영과 후반 작업의 관계와 비슷하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숀과 월터의 관계는 언론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계들과 비슷하다. 인터뷰를 했을 때 인터뷰이(interviewee;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의 취지와 뉘앙스를 인터뷰어(interviewer; 인터뷰를 하는 사람)가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때 내가 한 말인데 내가 한 말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잘 모를 경우 취재기자들이 꽃이고 편집기자는 교정 정도를 하는 보조 역할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언론에 근무해보면 편집기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사의 가치와 질은 배가 될 수도 있고 반감될 수도 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영화로 따지면 현장에서 촬영을 하는 것과 스튜디오에서 후반작업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후반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정말 수준 미달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 후반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드라마가 방영될 경우 최악의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반면에 후반작업이 제대로 되면 촬영 현장에서 보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영상이 나올 수 있다. 이들의 관계는 업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협력의 관계이고, 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자기대상인 것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 숀이 테크니션이 아닌 아티스트라는 증거

숀은 “정말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에 담지 않고 그 순간 안에 머문다.”라고 하며 실제로 월터가 보는 앞에서 특종의 사진을 찍을 기회에 눈으로만 바라본다. 이는 숀이 테크니션이 아니라 아티스트라는 증거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것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스틸사진. 사진=유니콘텐츠 제공>

작가적인 입장에서 보면 월터의 상상은 작가가 창작 과정에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장면일 수도 있다. 전체적인 틀 안에서 시나리오를 쓸 수도 있지만, 감각적으로 어떤 장면이 떠오르고 그 장면을 꼭 넣고 싶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작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어떤 장면이 이렇게 현실에서 이뤄졌으면 하고 꿈꾸는 것과 비슷할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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