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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앤ANNE’(1) 절제와 질주가 모두 가능한 배우 임찬민

발행일 : 2018-01-06 13:12:34

극단걸판이 만든 뮤지컬 ‘앤ANNE’ 앙코르 공연이 1월 3일부터 2월 4일까지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최현미 대표가 극작, 작사, 연출을 맡고, 박기태 상임 음악감독이 작곡, 편곡, 음악감독을 맡아 극단걸판의 색깔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2015 서울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선정작품, 2016 안산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선정작품, 2017 경기공연예술페스타 베스트컬렉션3 선정작품, 2017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초정작품, 2017 김천국제가족축제 초정작품으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대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 극중극 형태로 만든 장점을 잘 살리고 있는 작품

‘앤ANNE’은 걸판여고 연극반이 공연할 작품으로 ‘빨강머리 앤’을 선정하면서 펼쳐지는 극중극 형태의 공연이다. 흥미로운 점은 공연 연습을 하면서 앤의 역할을 여러 명이 나눠하는데, 이런 설정을 포함한 극중극 형태의 장점을 ‘앤ANNE’은 잘 살리고 있다.

극중극은 제작진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원작을 가능한 보존한 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작에 대한 제작진의 시야를 별도로 첨부할 수 있고, 현대적인 해석을 손쉽게 포함할 수도 있다.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은 앤1(송영미, 임소윤 분), 앤2(신혜지 분), 앤3(임찬민 분)으로 앤 배역 돌아가면서 맡는 설정인데, 앤에게 집중되는 뮤지컬 넘버를 분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상황 변화에 따른 앤의 미세한 캐릭터 변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게 만든다.

또한 엔딩곡 ‘내가 앤이야’같이 커튼콜에서 앤의 합창을 더욱 웅장하고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편, 커튼콜 시간에 미리 나눠 준 악보를 연습한 후 같이 부르는 싱얼롱 데이에는 관객들의 호응도 꽤 높았다.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을 맡은 배우가 한 명이 아닌 것은 관객의 감정이입에도 도움이 된다. 관객은 자기에게 더욱 와닿는 앤이 있을 것인데, 한 명이었으면 특정 사람의 이야기로 초점이 맞춰질 수도 있지만 여러 명이 앤의 역할을 하면서 누구든 앤처럼 태어날 수 있다는 뉘앙스가 전달된다는 점 또한 짚고 넘어갈 만하다.

◇ 소극장 뮤지컬에서 표현할 수 있는 친밀한 거리, 성악과 기악의 볼륨 조절에 의한 높은 가사전달력

‘앤ANNE’은 소극장 뮤지컬의 장점 또한 잘 살리고 있다. 큰 무대 전환 없이 노래와 이야기로 채우는 미니멀리즘을 선택하고 있으며, 앙코르 공연답게 성악과 기악의 볼륨 조절도 뛰어났는데 이는 가사전달력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공연사진. 사진=MARK923 제공>

독신 남매인 매슈(차준호, 지하 분)와 마릴라(최현미)는 앤의 보호자이면서 때로는 친구처럼 느껴지는데, 앤과 친밀감의 거리 안에서 이야기를 펼치기 때문에 더욱 개연성 있게 느껴진다.

앤과 린드 부인(이혜원 분)의 갈등, 다이애나(조혜령 분) 및 길버트(서대흥 분)와 친해지고 멀어지는 것 또한 대극장에서 표현됐더라면 관객들에게 상대적으로 사소하게 전달됐을 수도 있다. 앤이 필립스(유원경 분)와 찰리(조흠 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대극장에서 부각해 표현했으면 적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관객들이 오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앤ANNE’ 콘셉트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콘셉트사진. 사진=MARK923 제공>

◇ 질주와 절제가 모두 가능한 임찬민, 시원시원한 가창력을 발휘하다

‘앤ANNE’에서 임찬민은 소극장을 대극장처럼 느끼게 만드는 가창력을 시원시원하게 발휘했다. 임찬민의 가창력은 앤3이 내면의 굴레에서 모두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의 뉘앙스를 전달했다.

본격적으로 앤3의 역할을 하기 전 앙상블로 연기할 때와 합창을 할 때는 자기의 목소리가 튀지 않게 않았는데, 절제와 질주가 모두 가능한 배우로 주목된다.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배우가 앙상블 역할을 할 때 절제하는 것을 보면서, 현재 앙상블로 참여하면서도 무대에서 자기 기량을 다 발휘하고 싶은 배우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앤ANNE’ 콘셉트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콘셉트사진. 사진=MARK923 제공>

임찬민은 슬픈 눈빛의 표현 같은 표정연기에도 뛰어난 면을 보여줬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아야 하고, 밝게 보이지만 모든 게 밝으면 안 되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얼굴의 각 부위 표현을 다르게 하는 표정의 아이솔레이션(Isolation)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임찬민은 그런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줬다. 눈을 제외하고 보면 무표정하거나 밝은데 눈만 쳐다보면 슬퍼 보인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솔레이션은 무용을 할 때 손, 팔, 다리, 발, 어깨, 몸통 등을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을 뜻하며 각각 분리해 표현할 경우 고급스러운 안무로 인정받는데, 배우가 표정연기를 할 때 표정의 아이솔레이션을 할 경우 복합적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어떤 관객은 슬펐다고 하고, 어떤 관객은 마음이 따뜻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장면에서 배우 표정의 아이솔레이션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

‘앤ANNE’ 콘셉트사진. 사진=MARK923 제공 <‘앤ANNE’ 콘셉트사진. 사진=MARK923 제공>

임찬민은 엔딩곡까지 모두 부른 후 뿌듯한 미소를 보였는데, 그게 개인으로서의 본표정이라고 생각됐다. 그렇다면 공연 내내 표정 연기를 할 때도 절제의 미를 살렸다는 것인데, 개성 있고 변화무쌍한 원 톱 주연의 연기를 펼칠 경우 어떤 표정연기가 가능할지 기대가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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