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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창작의 고통과 ‘크리스마스 캐럴’의 비하인드 스토리

발행일 : 2018-01-08 06:36:27

바랫 낼러리 감독의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는 19세기 셰익스피어로 불린 영국의 대표 소설가 찰스 디킨스(댄 스티븐스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작가가 겪는 창작의 고통과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크루지(크리스토퍼 플러머 분)가 만들어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만날 수 있는데, 순수함을 잊고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초심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 소설이 아닌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만들다, 소설만큼 매력적인 창작의 고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는 소설이나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닌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이다. 지금까지 영화의 흥행 여부를 기준으로 볼 때 많은 관객들은 스타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갖지만 스태프의 이야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찰스 디킨스는 그 자체로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충분히 일반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디어 고갈에 고민하는 작가의 모습과 함께 창작의 과정, 창작의 고통, 상상의 세계를 보여줘 일반 관객들에게 공감을 줌은 물론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영화이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영화에서 불우한 사람을 돕는 것은 열심이지만, 초는 아껴 쓰는 디킨스는 먹고살기 위해 글 쓰는데 지친다. 글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것과 함께, 유명해져서 겉으로는 돈을 버는 것 같아도 꾸준히 규칙적으로 벌지 못하면 기초 생활비가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작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 소설가가 하는 연기 연습, 캐릭터 형성과 대사 생성을 위한 시뮬레이션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에서 디킨스가 자기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은 창작 과정에서의 연기 연습이라고 볼 수 있다. 연기 연습은 배우만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소설가, 극본가 모두 창작의 과정에서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직접 해보면서 창작을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는 작가가 작품에서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갈등을 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악질 구두쇠를 단편적인 캐릭터로 만들지 않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담게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얼마나 많은지를 관객들은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창작 또는 습작을 해본 관객은 잘 알고 있는 내용인데, 스토리의 반전을 주기 위해서는 장면에 암시와 복선을 적절하게 배치해야 하는데, 반전을 주도하는 인물이 캐릭터 변화가 있을 경우에도 캐릭터 내부의 암시와 복선을 깔아놓아야 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디킨스가 꿈속에서 본 그림자는 작가의 영감(Inspiration)이고 타라는 디킨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Muse)이다. 글이 생생하다고 말하는 타라는 디킨스에게 자기대상(Self Object)이기도 하다.

작가의 상상 속에 스스로 연기하고 캐릭터가 겹치지 않게 하다 보면, 정말 똑똑하고 몰입감 넘치는 작가는 어느 정도 자아분열을 겪을 수도 있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에서도 디킨스가 창작할 때 소설의 캐릭터가 디킨스에게 말을 거는데,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디킨스의 분신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 캐릭터들은 외출할 때도 따라가겠다고 하고, 디킨스는 짜증을 내며 혼자 가겠다고 하는 점은 흥미롭기도 하고, 작가의 고통을 드러내 아픔을 전달하기도 한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에서는 위로해준다며 공격하는 사람의 모습 또한 볼 수 있는데 공감하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진정으로 남을 위해서 조언을 건네는 형식을 취하지만, 실제로는 공격하며 비난하거나 혹은 자기를 자랑하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현실에서도 많기 때문이다.

◇ 종교보다 더 종교적인 배려와 나눔의 의미, 사랑의 의미를 부여하다, 크리스마스 문화를 만든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영화는 ‘크리스마스 캐럴’의 의미를 해석해 알려준다. 대부분 어두운 화면은 자기가 만든 족쇄를 스스로 찬 스크루지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소설이 나오기 이전에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시간이었는데, ‘크리스마스 캐럴’ 이후로 배려와 나눔, 사랑의 의미를 부여한 크리스마스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영화는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를 이제는 식상하게 여기는 어른들에게 초심을 자극해 생각나게 만든다. 악한 사람의 마음에 있는 착한 마음이라는 개념은 무척 중요한데,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의 경우 악당이 극한의 절대 악당이 아니라, 동심을 지나치게 해치지 않을 정도로의 악당이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착한 일을 많이 했더라도 내 안에 나도 모르게 살고 있는 스크루지를 착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봉관 점유 등 다른 이유로 개봉일이 결정됐겠지만, 크리스마스 이전에 개봉했더라면 더욱 감동적이었을 수도 있다.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스틸사진. 사진=kth 제공>

인간의 사랑과 어리석음을 깨닫고 모두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크리스마스, 달력의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이런 마음만 있으면 365일이 크리스마스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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