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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스테이지]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2) 김신의, 허규 그리고 문진아

발행일 : 2018-01-13 06:59:53

1월 10일부터 28일까지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공연 중인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에 사랑하는 남자 그(He) 역에 허규, 박한근, 사랑하는 여자 그녀(She) 역에 문진아, 한수림, 사랑했던 남자 나(Me) 역에 김신의가 출연한다. 10일의 첫날 공연 출연 배우 기준으로 디테일한 감정을 표현한 연기력을 살펴본다.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나(Me)가 마치 그냥 김신의 같은 김신의

몽니의 메인보컬이자 이번 공연의 메인보컬인 김신의는 ‘2018 Grown up’에서 노래를 정성껏 꼭꼭 눌러서 불렀다. 기교를 통달한 가수, 뮤지컬배우라기보다 배운 적은 없지만 노래를 무척 잘하는 사람같이 매 순간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김신의의 이런 모습은 ‘2018 Grown up’에서 사랑했던 남자 나(Me)의 정서와 연결된다. 매 순간 그녀(She)를 향해 최선을 다했고, 그런 삶을 살아온 나(Me). 바닥에 누워버린, 예전의 나였던 그(He)의 손을 이제는 잡고 일어나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온 나(Me).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꿈을 위해 열심히 살기도 했지만, 그 꿈 안에는 언제나 그녀(She)가 있었고 아직도 꿈이 끝난 건지 아닌지 모른 채 살아가는 모습을 김신의는 특유의 진지함으로 개연성 있고 실감 나게 표현했다

공연의 정서는 김신의의 정서라고 느껴진다. 내면의 아픔과 슬픔을 마음을 파고드는 음악적 소울로 표현한 김신의의 모습은 다른 뮤지컬이나 노래 위주의 콘서트와 또 다른 색깔을 담고 있다.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지나온 모든 감정을 알면서도, 아직 지나는 중인 감정을 표현한 허규

풋풋했던 시절, 되돌이키면 마음 아픈 시절, 실제로 그(He)는 그 당시에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나(Me) 또한 지난 시간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마음을 놓아주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그(He)를 연기하는 허규, 박한근은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아직 모르는 사람으로 연기를 해야 한다. 그녀(She)는 그 당시부터 다 알고 있었고(그녀(She)에 관한 이야기를 그(He)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He)는 당연히 모르고 그녀(She)는 자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알고 있음), 나(Me)는 되돌이켜 생각하며 깊은 감정에 빠져들 수 있다. ‘2018 Grown up’에서 그(He)는 상황과 감정에 대해 모르는 게 가장 많은 캐릭터이다.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역으로 보면 시간을 머금은 나(Me)가 가장 슬픈 남자일 수 있지만, 배우로 볼 때는 슬픔을 제대로 슬프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허규와 박한근이 더 슬픈 남자일 수 있다. 김신의의 경우 감정이 북받치는 대로 진지하게 노래에 담아 부를 경우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과 감동을 공유할 수 있지만, 허규와 박한근은 노래를 부르고 움직임을 표현할 때 그런 모든 것들을 절제하면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표현하는 배우의 디테일이 약할 경우 사랑했던 남자와 사랑하는 남자가 같지만 다른 인물이 아닌 그냥 똑같은 인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첫날 공연에서 보여준 허규의 연기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 플로어석을 채운 여자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게 되는 사람은 그녀(She), 미화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포지션을 적절하게 표현한 문진아

‘2018 Grown up’이 펼쳐지는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은 플로어석과 계단석으로 나뉜다. 무대 바로 앞에 나란히 만들어진 18좌석의 플로어석은 대형 공연장의 경우 오케스트라 피트석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공연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 소극장이고 음향 시설이 잘 돼있기 때문에 모든 좌석에서 오케스트라 피트석에서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8 Grown up’에는 남자 관객들도 많고, 우는 남자 관객들도 많았다. 남자 관객들도 그렇지만 특히 여자 관객들은 감정이입해서 공연을 보는데, 이 공연에서 여자 관객은 그(He) 또는 나(Me)에게 감정이입할 수도 있지만 그녀(She)에게 감정이입할 가능성이 많다.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녀(She)가 너무 애처롭게 표현될 경우 나(Me)의 감정은 내면의 사랑보다는 방해물 때문에 생겼을 것으로 초점이 이동될 수도 있었고, 너무 밝고 맑게만 표현될 경우 그녀(She)를 나쁜 사람으로 보게 될 수도 있었다.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한 문진아는 맑고 시원하게 노래 부르면서도, 다소 시크하기도 하면서 절제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역할에 몰입하면서고 관객이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도록 무채색 또한 가미한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몽니 뮤직 드라마 콘서트 ‘2018 Grown up’ 공연사진. 사진=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감정을 다 쏟아내지 못하고, 자기도 잊지 못하면서도 자기를 잊지 못하는 남자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행동으로는 짐작하게 하지만 절절한 내면의 울림으로 표현하기를 자제하는 모습을 문진아는 잘 표현했다.

‘2018 Grown up’ 여자 버전의 공연이 나오면 어떨까? 원 공연의 감동을 배가하게 될지, 전혀 새롭고 신선한 시선을 공유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만약 실제 이 공연이 만들어진다면, ‘2018 Grown up’에서 현재의 나(Me)였던 김신의는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지도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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