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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1) 창작극이 설정한 공간이 주는 메시지

발행일 : 2018-01-15 17:23:51

강동아트센터, 문화공작소상상마루 주최, 웰메이드 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이하 ‘캣 조르바’(Cat Zorba))이 1월 12일부터 2월 25일까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 중이다. 이종석 연출, Marco 작곡, 이지은 대본으로 가족, 아동으로 장르를 제한하지 않고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다.

고양이 왕자 실종 사건 속에 숨겨진 고양이 왕국 이페르의 거대한 비밀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캐릭터 개발, 스토리 구성 등 순수 국내 창작으로 만들어져 세계를 겨냥한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본지는 ‘캣 조르바’에 대해, 창작극이 설정한 공간이 주는 메시지, 캐릭터와 배우,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 심리학자 도날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의 ‘멸절(annihilation)’과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라는 관점에서, 3회에 걸쳐 리뷰를 공유한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 관객석에서 등장한 배우들, 무대에서 만든 정서를 가지고 관객석으로 가지 않고 처음부터 같이 시작하다

‘캣 조르바’는 관객석 이곳저곳의 출입문에서 배우들이 나뉘어 입장하며 시작한다. 가족극, 아동극, 마당극, 풍자극 등에서 배우들이 관객석으로 들어가는 시간에, 일반적으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는다.

무대에서 본 배우가 정말 가깝게 다가올 때 감동은 배가 되기 때문에 보통 무대에서 정서를 만든 후 관객석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일종의 소동 시간을 가지는데, ‘캣 조르바’는 관객석으로 맨 처음에 다가섰고 배우들이 단체로 다시 관객석으로 가는 시간은 없었다.

가족극, 아동극에서 관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정극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는 똑똑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공연이 끝나면 깨달을 수 있다. ‘캣 조르바’는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 고양이들의 움직임이 무척 수준 높고 전문적이어서, 아동이 아니어도 가족과 함께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쪽 관객을 모두 만족하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 고양이 왕국 이페르의 의미, 창작극에서 설정한 공간이 주는 메시지

“인간 세상에 가서 고양이 왕국의 메시지를 전하고 오거라.”라고 고양이 나라 여왕 프레야(Preyja)(최미용 분)는 왕자 오드(서경수 분)에게 말하며, 목걸이를 잃어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고 덧붙인다.

여왕은 임무 수행을 위해 신하를 보내지 않고 아들인 왕자를 보낸다. 호위무사의 도움도 없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멸절(annihilation)의 두려움을 정면돌파하게 만든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이페르는 고양이들이 안전을 보장받는 곳이다. 그렇지만 교류가 없이 정체돼 있기에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곳이다. 인간 세상, 다른 고양이들과 교류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프레야와 그렇지 않다고 하며 고양이 나라를 차지하려고 하는 궁정 마법사 피타(Pita)(임재현 분)의 시야가 엇갈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작은 왕국에 숨어 살면서 스스로를 가둬서는 안 된다는 프레야는 안전하고 편안하니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고양이들의 왕국 이페르는 천국, 파라다이스라고 볼 수도 있지만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답답한 공간일 수도 있다. 막혔던 것을 흐르게 해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적인 메시지가 ‘캣 조르바’의 이페르에 담겨 있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 고양이의 특징적인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움직임과 소리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시간이 더 있었다면?

‘캣 조르바’에서 고양이들의 특징적인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과도하게 고양이적이지도 않으면서 디테일을 잘 살리고 있어서, 의인화된 고양이의 움직임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만났을 때와 헤어질 때의 동작, 고양이 울음소리는 흉내 내고 싶을 정도로 흥미를 끈다.

어른 관객의 경우 스토리텔링이 있는 대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어린 관객의 경우 움직임과 소리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린 관객들은 대사가 조금만 길어지면 지루해하며 작은 움직임과 소리의 변화에는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에서 어린 관객들을 배려한 움직임과 음악, 음향을 대체적으로 좋은데, 그런 점을 극대화하는 시간이 있다면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노래 없이, 대사 없이 움직임과 음향만으로 고양이의 움직임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으면 어린 관객들은 더욱 집중했을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 온 길 고양이 미미(MiMi)(최미소 분)가 고양이 나라 수학 천재 명탐정 조르바(Zorba)(김순택 분)의 어깨를 잡고 앞뒤로 흔드는 장면, ‘미미’를 ‘매미’라고 잘못 알아듣고 부르는 것을 반복하는 장면에서 어린 관객들 좋아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 수학을 외우게 시키고 원리보다는 결과에만 집착하게 만든 점은 아쉽다

‘캣 조르바’는 교육적인 면을 포함한 재미있는 뮤지컬이다. 가족극, 아동극에서 교육적인 측면은 흥행에도 도움을 준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수학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대수학자이자 마법사인 피타는 수학적 지식과 주술적 능력을 함께 가진 능력자이고, 조르바는 수학천재 명탐정이다. 두 캐릭터 모두 지식적 능력과 지식을 뛰어넘는 능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설정돼 있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그런데, 내용을 보면 수학을 외우는 학문으로만 표현하거나 혹은 그렇게 오해할 수 있도록 펼쳐진다는 점은 아쉽다. 공식이 나오기 전의 기본 원리,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의 즐거움과 깨달음이 있었으면 더욱 훌륭한 공연이 됐을 수 있다.

퍼즐 찾기 등에 있어서 피타와 조르바 모두 수학을 내세우면서도 마법으로 문제를 내고 해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은 교육적인 면에서 보완된다면 더욱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연습사진. 사진=아담스페이스 제공>

“한 조각만 없어도 퍼즐은 의미가 없다.”라는 조르바의 말은 발상의 전환을 하게 만드는 무척 좋은 대사이다. “아직 모험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말 또한 끝이 끝이 아님을 인지하게 만드는 발상 전환 대사라고 볼 수 있다.

‘캣 조르바’에서 조명에 의해 확대된 그림자는 인상적이다. 조명을 다양하게 사용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현란하게 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누워서 쥐잡기’같은 표현들은 관객들을 동시에 웃게 만들기도 했다.

피타가 나오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무서울 수 있는데, 수위 조절, 시간 조절을 잘 했다는 점도 똑똑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관객석의 의자가 흔들릴 정도로 강한 음악은 마치 4D 영화관과 같은 체험형 경험을 하게 만드는데, 의도했든 아니든 관객들에게는 긍정적인 재미를 전달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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