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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소녀들’(감독 강산)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14)

발행일 : 2018-02-01 11:31:18

강산 감독의 ‘소녀들(girls)’은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승현(이지원 분)은 학교에 가는 길에 변태를 만나고, 친구들과 퇴치하기로 한다.

영화는 차마 말로 꺼내기 민망한 이야기를 소녀들의 시야를 통해 공유하는데, 밝고 긍정적으로 풀어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친구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를 꺼리는 사람에게는 소통이라는 더욱 큰 대리만족을 줄 수 있다.

‘‘소녀들’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소녀들’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민망한 장면을 밝게 연기한 이지원, 최성은, 박세인! 변태 역을 하느라 더 힘들었을 임지형!

‘소녀들’은 영화 내내 웃음과 재미를 주는데, 관객의 입장에서는 대리만족의 즐거움이 있지만 배우들의 입장에서는 리딩부터 실제 촬영까지 민망함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이지원, 최성은(유나 역), 박세인(지연 역)은 시원시원한 대사를 하면서 매우 민망했을 수도 있고, 무척 통쾌했을 수도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인데,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는 어려운 이야기를 연기를 통해 펼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여배우가 연기를 대담하게 펼치지 않았으면 민망함과 쑥스러움은 결국 관객 몫이 될 것인데,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든 점이 주목된다. 변태 역의 임지형은 더욱 용기를 내서 촬영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데, 연기를 잘해서 변태 캐릭터가 너무 오래 기억되는 것도 그리 좋지 않을 수 있고, 연기를 못하는 것은 연기자로서 좋은 경력이 아니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에서 진퇴양난이었을 수도 있다.

◇ 모두 살아있는 표정과 색감, 예능 프로그램처럼 사용한 음향 효과

‘소녀들’은 배우들의 표정과 영상의 색감을 모두 살려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민망한 대화가 계속 이어지지만 밝고 아름다운 영상은 그런 점을 완충해주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 또는 시트콤 같은 음향 효과는 재미있는 순간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인지 부조화’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어둡거나 느리게 진행됐을 경우 실제로 인지 부조화가 일어날 수도 있었을 작품을 살아있게 만들었다는 점은 돋보인다.

배우들이 뻔뻔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에 기본적으로 기인하겠지만, 감독의 디렉팅과 촬영장의 분위기에서 비롯됐을 수 있는데, ‘소녀들’의 메이킹 영상이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녀들’ 강산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소녀들’ 강산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관객과의 대화를 하면 다양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소녀들’은 영화제에서 관객과의 대화(GV; Guest Visit)를 할 경우 정말 다양하고 날카로운 질문과 의견이 오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평소에 하고 싶었는데 차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관객은 영화를 본 여운과 소감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강산 감독은 영화 속의 장면들에 명확한 선악 구별을 하기보다는 관객 각자가 원하는 대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여지를 줬는데, GV에서는 확정적인 답을 원하는 관객들의 질문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배우, 남배우가 모두 참석할 경우 임지형 배우에게는 특히 질문이 쏟아질 수 있는데, 잘못 대답하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재치 있는 답변이 요구된다.

‘소녀들’은 단편영화이지만 끝나고 나서 관객들이 이야깃거리를 많이 던져줬다는 점이 주목된다. 감독이 소재와 주제를 던지면서 관객들을 끌고 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소통 능력이 더 발전되면 엄청난 감동의 영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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