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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럭키 스트라이크’(감독 김영석)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33)

발행일 : 2018-02-03 15:05:53

김영석 감독의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배우 경락(정재용 분)은 영화 촬영장에서 상대 배우로 옛 연인인 재경(안지희 분)을 만나는데, 예전과 변한 것이 없는 재경의 행동에 경락은 짜증이 나지만, 감독(정준화 분)은 실제 같은 리얼한 연기에 매우 만족한다.

영화 속 영화 촬영 장면은 과거에 경락과 재경이 사귈 때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데, 마치 옛날 모습을 회상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알콩달콩한 모습과 티격태격한 모습 모두 귀엽고 재미있게 표현돼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

‘럭키 스트라이크’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럭키 스트라이크’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남자는 자기를 무시했다고 기억하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 행동과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확고한 진실로 믿어진다. 사귈지의 여부를 주사위의 홀짝으로 결정하고, 진정한 사랑이 아닌 내기의 결과로 자신을 만난다는 것에 대해 남자는 자기를 무시했다고 기억하고 생각할 것이다.

느낌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재경의 행동에 경락은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인데, 실제 마음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성향과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인 것이다.

그럼 이런 오해를 한 경락의 잘못인가 하면 반드시 그렇다고는 말하지 못하는 게, 경락이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재경은 같은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하여간 드럽게 쪼잔하네.”라는 표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만드는데, 이는 성향과 기질의 차이가 아닌 마음의 문제라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가가는 사람의 마음은 큰 안중에 없고 자기의 운세에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경락이나, 오히려 경락이 더 감정에 취해서 행동한다고 말하는 재경 모두 상대방을 본질의 마음이 아닌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추게 해 관계가 어긋나게 만들었던 것이다.

◇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타고난 기질과 타성!

자연법칙에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면, 사람에게는 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살면서 환경에 적응하기는 하지만 타고난 기질을 무시할 수도 없다. ‘럭키 스트라이크’는 인간의 이러한 내면 심리를 잘 담고 있다.

예전에 진짜 사귀었던 닳고 닳은 연인들의 찌든내를 영화 속 영화에서 리얼하게 표현하는 두 사람의 모습 또한 타고난 기질과 타성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면 대인관계에서 많은 부분이 편해진다. 그렇지만, 상대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기에 끝까지 상대가 변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럭키 스트라이크’ 김영석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럭키 스트라이크’ 김영석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속정 깊은 스타일의 재경! 보통 남자들이 전하는 사랑의 방식이기에, 재경의 행동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럭키 스트라이크’에서 재경은 처음에 의지가 없이 운명을 추종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면의 또 다른 모습은 반전의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만든다. 반전이 이뤄진 후에 생각하면 재경은 속정이 깊은 스타일로 즉각적으로 바로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성격은 남자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남자 관객의 경우 재경의 행동을 보면서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반성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재경과 경락의 성격이 바뀌었다면 너무 뻔한 캐릭터 반복이 됐을 수도 있는데, 포지션을 바꾸어서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든 점은 꽤 신선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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