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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발행일 : 2018-02-05 01:55:00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일 차세대 수소전기차, 제네시스 G80 기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간 고속도로 약 190㎞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주행 중 공해 배출이 전혀 없는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9일부터 시작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파트너로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성공 개최에 동참하고 전 세계에 평창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3대와 제네시스 G80 자율주행차 2대로 진행했다.

자율주행 수소전기차의 경우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방대한 데이터 처리로 전력 소모가 많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의 ‘카 투 라이프’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5G 네트워크 기반의 후석엔터테인먼트 시스템(RSE: Rear-Seat Entertainment system)도 적용했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시연은 자율주행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있는 ‘CRUISE’ 및 ‘SET’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차는 즉시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으며, 스스로 고속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5대의 자율주행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출발, 신갈 JC를 거쳐 영동고속도를 질주한 뒤 대관령 IC를 빠져 나와 최종 목적지인 대관령 TG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고속도로의 자연스러운 교통흐름과 연계한 ▲차선 유지 및 변경 ▲전방 차량 추월 ▲7개 터널 ▲TG(Toll Gate: 요금소) 2곳 ▲IC(Inter Change: 나들목) 1곳 ▲JC(Junction: 분기점) 1곳 통과 기능 등을 선보였다.

앞차의 주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때는 추월차로를 이용해 앞차를 앞질러 갔으며, IC와 JC를 이용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도로 폭이 좁아지는 TG의 경우에도 하이패스차로를 이용해 안전하게 빠져나갔다.

그동안 국내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제한된 속도로 자율주행이 시연된 적은 있었지만, 수백 ㎞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를 구간별 법규가 허용하는 최고 속도(100~110㎞/h)까지 구현해 내며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국내 고속도로는 도심 도로 못지않게 교통량이 많은 편이다. 교통사고 및 공사구간과 같은 예고되지 않은 돌발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경부 및 영동고속도로에서 수십만㎞에 달하는 시험 주행을 진행하며 데이터베이스를 축적, 자율주행차 성능 개선을 진행해왔다.

특히 ▲차선 합류, 분기 도로 등에서 주변 차량을 세밀하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기술 ▲정확한 차 폭 및 위치 계산, 제어로 TG를 통과하는 기술 ▲GPS 신호가 끊기는 터널 상황에 대비해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차량 외부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 차량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 등을 더욱 고도화했다.

이날 시연은 정부 관계자, 대학교수 등이 동참했다.

서초구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한 5대의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에 진입과 동시에 자율주행 모드로 진입했다. 자연스럽게 중간 차로까지 들어선 뒤 경부고속도로 제한 속도인 110㎞/h까지 속도를 냈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서울톨게이트를 지날 때는 제한속도 30㎞/h로 안전하게 통과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기위해 신갈JC 전방 6㎞에선 미리 알아서 오른쪽 끝 차로로 이동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자마자 위험상황이 발생했다. 좌측으로 차로를 변경하려는 순간 좌측 건너편 차로에서 대형 트럭이 차선을 밟고 달리고 있던 것. 똑똑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이를 감지하고 트럭을 먼저 보낸 뒤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했다. 영동고속도로를 올라타자 규정제한 속도인 100㎞/h로 자동 세팅됐다.

한참을 달리던 중 전방에 서행중인 트럭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자율주행차는 부드럽게 추월차로로 차선을 변경한 뒤 저속 운행 차량을 따돌렸다.

현대차 자율주행 시스템은 양보 능력도 갖고 있었다. 고속도로 규정 속도로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 승용차가 뒤쪽에서 바짝 따라붙자 우측 차로로 차선을 변경해 뒤차를 먼저 보낸 후 원래 차로로 복귀했다. 해당 자율주행 양보 기능은 일정 속도 이상에서만 작동하고 차량이 막히는 저속 상황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

고속도로 차로변경 시 차로에 있는 실선과 점선 또한 구분한다. 차로 변경 상황이 발생해도 차로가 실선일 경우는 차로 변경을 이행하지 않았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대관령IC를 지나 목적지인 대관령 TG에 도착과 동시에 종료됐다. 이날 자율주행 시연을 보인 5대 모두 실패 없이 2시간30분여 만에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했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190㎞에 달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몸소 체험한 탑승자들은 놀라움과 함께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국민대 조용석 교수(자동차공학과)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4단계 기술로 완벽하게 달리는 것을 체험했다”며 “다른 차량이 급격히 껴드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토부 김진후 사무관은 “오늘 장거리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한 만큼 자율주행차 시대가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업계의 기술 개발 노력에 발맞춰 정부도 제도나 인프라 등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율주행에 투입된 수소전기차의 경우 내달 출시되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1회 충전주행거리 600㎞가 넘고 ▲충전 시간이 약 5분에 불과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 효율 60%와 ▲내연기관 수준의 내구성 및 839ℓ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SAE 기준 2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 ▲클러스터에 후측방 영상을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BVM, Blind-spot View Monitor)’ ▲현대차 최초 고속도로뿐 아니라 자동차전용도로 및 일반도로에서도 가능한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LFA, Lane Following Assist)’ ▲운전자의 승·하차와 관계없이 주차와 출차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시스템(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 등이 탑재돼 있다.

수소전기차인 만큼 오염물질 배출이 전무하고 주행 중 미세먼지 저감 등 공기정화까지 가능하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달렸다

현대차는 이번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연을 위해 양산형 차세대 수소전기차에 4단계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5G 네트워크 기술도 적용했다. 그 동안 현대차가 제시해왔던 3대 미래 모빌리티 비전 ▲Connected Mobility(연결된 이동성) ▲Freedom in Mobility(이동의 자유로움) ▲Clean Mobility(친환경 이동성)에 가장 근접한 ‘미래형 자동차’인 셈이다.

현대차는자율주행 수소전기차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기간 동안 평창 시내에서 자율주행 체험 차량으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각국 선수단, 올림픽 관계자, 관람객 등 올림픽을 찾는 누구나 현장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자율주행 체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에 오픈 되는 평창 시내 자율주행 코스는 대관령 119 안전센터 앞 원형삼거리에서 출발해 서쪽 방향으로 3.5㎞ 떨어진 회전 교차로에서 U턴, 같은 길로 돌아오는 왕복 7㎞ 구간으로 약 13분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현대차 이진우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 철학은 많은 고객에게 최고의 안전을 제공하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최대의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상상이 현실이 될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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