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영화

[ET-ENT 영화] ‘4월에’(감독 조유채)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76)

발행일 : 2018-02-08 14:34:27

조유채 감독의 ‘4월에(In April)’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커플 스냅사진을 찍는 민서(장이정 분). 사진을 찍기로 한 당일, 여자는 사진을 찍으러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재욱(조기성 분)은 예정대로 커플 사진을 찍으러 나오고, 민서는 어쩔 수 없이 재욱만을 찍게 된다.

장이정은 순간적으로 몰입했다가 빠져나오는 표정연기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데, 소극적인 움직임 속에서 순간적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목소리에 힘이 있고 또박또박해 대사전달력이 좋은데, 그렇다고 딱딱하거나 정형적인 스타일로 말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4월에’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4월에’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카메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사진 찍기

‘4월에’에는 카메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사진 찍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진에 국한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관계성을 기반으로 확대해 적용할 수도 있다.

사귀었던 사람이 이제는 떠나가고 없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오지 않은 사람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기 등 영화 속 다른 상황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칭찬해주는 민서에 대해 재욱은 자기가 칭찬받을 수 없다는 단정을 하며 민서의 말이 거짓이라고 반응하는데, 거짓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칭찬받기에도 응용할 수 있다.

◇ 파스텔톤의 색감, 필름 카메라, 잔잔한 정서의 흐름

‘4월에’의 영상은 화려하기보다는 파스텔톤의 색감으로 잔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영상의 모습도 사진 속에 담길 것이라고 예상되는 모습도 인위적인 면보다는 평범한 자연 속에서의 모습인데, 주영이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아날로그 감성으로 연결된다.

사진 찍히는 모습이 화보인지, 사진 찍는 모습이 화보인지 생각하게 만드는데, 사진의 모델은 재욱이지만 전체적인 주인공은 민서가 맡고 있다는 점은 이런 느낌을 뒷받침한다.

돌아가는 바람개비에 대한 이야기는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의 하나인데, 주영이 이 이야기를 할 때 처음에는 미신적인 이야기를 할 것처럼 하다가 작은 반전을 주며 교훈적인 이야기로 전환했다는 점은 시선을 끄는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4월에’ 조유채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4월에’ 조유채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순간적으로 몰입했다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여준 장이정

‘4월에’에서 장이정의 표정은 대체적으로 밝은 에너지를 뿜고 있는데, 활짝 웃는 얼굴 속에 만만치 않은 점이 있다는 것 또한 드러난다. 약간 무뚝뚝하거나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나타났을 때 갑자기 활짝 웃는 표정 연기, 눈치를 볼 때 웃음기를 확 없앴다가 상대가 반응을 보이니 바로 다시 크게 웃는 모습은 실제 모습인 것 같은 리얼하다.

소극적인 움직임과 순간적으로 적극적인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냥 가려는 조기성의 팔을 확 잡을 때의 단호함과 빠른 적극성은, 사랑하는 사람이 한 행동이라면 심쿵했을 수도 있는 순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장이정은 순간적으로 몰입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를 빠르게 사용하는 법, 에너지를 갑자기 차단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없지만 역동적인 움직임을 할 때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목소리에 힘이 있고 또박또박해 대사전달력이 좋은데, 그렇다고 딱딱하거나 정형적인 스타일로 말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장이정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장편영화는 물론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에서도 장이정의 이런 특징은 충분히 어필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