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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밤 사이’(감독 류연수) 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80)

발행일 : 2018-02-09 10:07:20

류연수 감독의 ‘밤 사이(Between Us)’는 2018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은서는 동창생 지원을 독서실에서 우연히 만난다.

영어 제목과 한국어 제목의 차이는 영화를 두 가지 시야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데, 존재감과 자존감의 측면에서 은서와 지원을 바라보면서 영화 제목과 연결하면 더욱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

‘밤 사이’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밤 사이’ 스틸사진.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영어 제목과 한국어 제목의 차이, ‘사이’라는 공통점을 두고 ‘밤’과 ‘Us’의 두 가지 시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영어 제목과 한국어 제목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각 언어 특유의 뉘앙스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감독이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 정서를 모두 표현하고 싶어서 그렇게 선택했을 수도 있다.

‘사이’라는 공통점을 두고 ‘밤’과 ‘Us(우리들)’의 이미지가 영화에 내포돼 있는 것인데, 관객은 두 가지 시야에서 각각 영화를 관람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 관객의 경우 대부분 어렵지 않은 영어 제목은 그 뜻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외국 관객의 경우 한국어를 아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뉘앙스를 모두 느끼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영어권 나라가 아닌 국가에서 만든 영화는 자국어 제목, 영어 제목, 한국어 제목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정말 의미와 뉘앙스까지 전부 전달한 경우가 아니라면 필터링 되고 재해석된 한국어 제목과 영어 제목으로만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은 흥미로우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 다른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크지 않은 사람들, 스스로의 자존감도 커지기 힘들다

‘밤 사이’에서 은서와 지원 모두 존재감이 크지 않은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자존감 자체가 부족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무척 관심이 많을 것이고 자신의 행동은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자라나면서 깨닫게 된다.

초등학교 다닐 때 천재가 중학교에서 영재가 되고, 고등학교에 가면 그냥 우등생이 됐다가, 대학에 가면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고, 사회에 나가면 평범함에도 못 미치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벌이 좋은 사람들조차 자존감이 부족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자존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은서와 지원은 요즘 시대를 사는 청춘들의 대표적인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관객에게 우울한 정서를 전달할 수도 있지만, 너만 그렇지는 않다는 공감 또한 전달해 힐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밤 사이’ 류연수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밤 사이’ 류연수 감독. 사진=2018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제공>

◇ 친절하게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앞뒤를 오가며 반복하는 편집 기술

‘밤 사이’는 시간 순서대로 친절하게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 보여준 후에 관객이 놓쳤을 수도 있는 것을 회상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하지도 않는다,

인서트 된 장면은 그냥 휙 지나갔다가 다시 반복되면서 전체적인 이야기와 그 안의 정서를 알 수 있게 만드는데, 단편영화에서 짧은 시간에 이미지적 전달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편집은 은서와 지원의 존재감과 자존감처럼 계속 이어지지 않고 잠깐씩 생겼다가 사라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객이 영화를 이해하는 속도와 은서와 지원의 마음을 점차로 이해하는 속도를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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