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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반딧불이 딘딘’ 중국 3D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이 돋보인 에듀메이션

발행일 : 2018-02-21 10:52:10

등위봉 감독의 ‘반딧불이 딘딘(Lighting DinDin)’은 아름다운 마을을 지키기 위한 딘딘과 친구들의 용감한 여정, 반짝반짝 빛나는 환상적인 모험을 담고 있는 중국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빛에 대해 알 수 있는 교육적인 면을 포함하고 있는데,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중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확인하게 만들기도 한다. 3D 애니메이션이 기술집약적이며 노동집약적인 장르이며, 스토리텔링과 예술성이 모두 집대성된 복합장르라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 3D 애니메이션의 발전은 다른 장르의 예술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에듀메이션의 교육적 효과는 흥행과 연결될 수 있다

에듀메이션(edumation)은 교육(education)과 애니메이션(animation)의 합성어로 교육적인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애니메이션에서의 교육적 효과는 흥행과도 연결이 되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권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에게는 교육적인 아이템 자체가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에듀메이션으로 평가된 작품은 가족 단위의 관람, 유치원이나 학교 차원의 단체 관람이 늘어난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 책을 읽으면서도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면 더욱 기뻐하는 것처럼, 재미가 있는 애니메이션이 교육적인 효과를 함께 가지고 있으면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은 “우리가 하루 중에 가장 많이 보는 게 뭔지 생각해 본 적 있어요? 내 생각에 그건 ‘빛’이에요. 지금부터 그 빛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게요.”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반딧불이 딘딘’은 교육 자체에 목적을 두고 만들었다기보다는 이야기가 우선이고 그 안에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교육적인 목적이 전혀 없는 관객에게도 충분히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점은 중요한 관람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중국 애니메이션의 기술력과 스토리텔링이 반영된 ‘반딧불이 딘딘’

물방울의 움직임, 빛의 흐름, 흙, 수풀, 나뭇잎의 디테일 등은 실제 자연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사 영화를 찍거나 사진을 찍을 경우 장면만 잘 담으면 자연 그대로의 멋진 영상과 사진이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을 애니메이션이나 그림으로 표현할 경우는 이야기는 달라진다. 2D 애니메이션의 경우 그런 자연 현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특징만 부각해 간소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크지 않지만, 3D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는 것은 최고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3D 애니메이션은 영상의 표현 방식으로, 영화관에서 3D 안경을 쓰고 관람하는 3D 상영과는 다른 개념이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3D 애니메이션은 기술집약적인 업무임과 동시에 노동집약적인 업무인데, 이야기가 가진 스토리텔링을 살리면서 동시에 예술로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단순히 컴퓨터 그래픽(CG; Computer Graphics)처럼 만들면 안 되고, 그 안에 애니적 정서를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반딧불이 딘딘’에서의 기술력과 표현력은 돋보인다. 다른 캐릭터도 특징적이고 귀엽지만, 딘딘의 캐릭터는 특히 귀여운데 남을 돕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밤을 대낮처럼 밝게 만드는 능력자라는 점은 캐릭터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은 색감이 뛰어나고, OST는 따라 부르기 쉬우면서도 밝고 경쾌하다. 음악이 중국적 정서를 고집하지 않고 보편적인 정서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실사 영화에서 구사하는 고차원적 카메라 워킹이 모두 반영돼 있기에 높은 수준의 영상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장면에 따라서 TV 애니메이션처럼 등장인물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자연환경 전체 속에서 리얼한 모습을 표현하기도 한다는 점 또한 주목된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어린관객을 참여하게 만드는 방법, 설명 없이 우주의 영상을 보여준 오로라

‘반딧불이 딘딘’은 극중극 형식을 취하는 장면도 있는데, 딘딘과 오로라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이 빛을 이용한 이야기를 나란히 앉아서 보는 것은 같은 모습으로 좌석에 나란히 않아 영화를 보는 어린관객을 정서적으로 공감하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로봇 오로라는 설명을 하지 않고 우주에서 찍은 영상을 재연하는데, 어린관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다. 어른관객들은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데, 어린관객들은 대사만 지속될 경우 지루해하며 대사가 없더라도 움직임이 흥미롭거나 소리가 어필할 경우 초집중하는데, ‘반딧불이 딘딘’에서 오로라가 우주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그런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딧불이 딘딘’ 스틸사진. 사진=아펙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탈중국화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중국적 정서에 집착하지 않은 점은 ‘반딧불이 딘딘’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작품을 만들 때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사항으로 생각된다.

‘반딧불이 딘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중국 3D 애니메이션의 성장은, 보편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으면서 한국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날을 기대하게 만든다. 많은 장르에서 한류 문화콘텐츠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또한 오래지 않은 시간 내에 그 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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