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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2018 산울림 고전극장(3) ‘5필리어’ 다섯 명 여배우의 뛰어난 연기력과 해석력... 그러나 무대 설정은?

발행일 : 2018-02-22 08:33:21

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주최 2018 산울림 고전극장 ‘셰익스피어를 만나다’의 세 번째 작품인 블루바이씨클프로덕션 제작의 ‘5필리어’가 2월 21일부터 3월 4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공연 중이다.

엄청 셀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현재도 감당하기 힘들게 세다고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극 중에 의도적이든 아니든 완충하는 장치로 인해 그럴 수도 있고, 요즘 워낙 뉴스가 센 이야기로 도배되기 때문에 연극이 가진 폭발력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강하지는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 어떤 기준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게 되는 작품

‘5필리어’는 관객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관람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작품이다. 같은 관객이 서로 다른 양가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양가감정은 두 가지 상호 대립되거나 상호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뜻한다.

일단 ‘산울림 고전극장’이라는 취지에서 보면 부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전극장은 ‘셰익스피어를 만나다’라는 시리즈의 부제를 가지고 있고,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원작을 공동 재창작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목과 등장인물을 이름을 제외하고는 셰익스피어의 정신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우리 시대의 오필리어를 찾겠다는 의도로 보면 현재 만들어진 작품과 밀접하게 연결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 번의 관람으로 연결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느끼는 관객도 많을 것이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윤이나, 최영신, 신진경, 고다윤, 최배영 배우가 각각 다른, 그렇지만 결국 하나일 수 있는 다섯 명의 오필리어를 맡았는데, 부모의 과잉보호, 데이트 폭력, 세월호, 문단계 미투(Me too), 공연/영화계 미투에 대해 이야기하는 구성은 몰입도와 공감력이 컸고, 장면에 따라 관객들은 울먹이거나 흐느껴 울기도 했다.

배우가 직접 각자의 대본을 썼기 때문에 모두 밀착된 내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직접 관람하면 심리치료극이라고도 느껴지는데, 사건 위주로 진행되기보다는 사건 속에 있는 인물의 내면 위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깊숙하게 들어가면서도 일정 부분 완충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고전극장이라는 취지와는 부합하지 않으나, 심리치료극의 역할을 하는 연극이라는 면에서는 무척 훌륭하다고 볼 수 있는데, 반면에 무대 공연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빈틈이 많이 보인다. 내용은 좋지만 무대 구성과 디테일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은 ‘5필리어’를 감동적으로 본 관객의 한 사람의 마음으로 매우 안타깝다.

‘5필리어’는 음악의 볼륨이 너무 커 같이 들릴 때는 육성으로 연기하는 다섯 명의 소리가 덜 맑게 들리는 경향이 있다. 음악이 꺼지는 시점에서는 톤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배우와 관객 모두 차가 방지턱을 넘는 듯한 감정의 단절을 잠시 경험할 수도 있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다섯 명의 여배우는 육성으로 연기를 펼치는데, 남자 역의 박진원은 마이크를 쓰기도 하고 육성으로 연기하기도 하며, 관객석에 앉은 김준삼 연출은 또 다른 남자 역으로 마이크를 사용해,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는 들리는 톤의 연결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캐릭터 분리는 확실해야 하는데, 멀티 역할을 하는 남자 역은 모두 박진원이 해도 되는데 굳이 나눈 효과도 찾기 어렵다. 관객석에 자리 잡은 연출의 마이크는 잡음을 내기도 하고 튀기도 했으며, 그 부근에 밝힌 등은 관객석의 몰입도를 저해했는데,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반면에 무대 조명은 전체적으로 어둡게 흘러가 배우들의 디테일한 표정 연기가 모두 전달되지는 않는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절절한 목소리 연기와 함께 표정에 집중할 경우 감정이입과 몰입도는 극대화될 수 있는데, 다섯 명의 여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 다섯 명의 오필리어! 신진경, 윤이나, 최영신, 최배영, 고다윤!

‘5필리어’에서 처음 등장하는 오필리어는 윤이나이다. 윤이나는 전체적인 연극의 정서를 만들고, 관객이 어떻게 따라가면 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개막공연 첫 등장임에도 불구하고 윤이나가 제대로 몰입한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어지는 오필리어들이 더욱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신진경은 연극 무대에서의 몰입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세 번째 등장한 오필리어로 중심을 확실하게 잡았는데, 다른 오필리어들이 여성의 감성으로 이야기를 펼치는데 비해 신진경의 오필리어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은 감성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괴리감이 생길 수도 있었는데, 이를 모두 극복한 것은 신진경의 연기력이다.

고다윤은 두 번째 고전극장 작품인 ‘소네트’에 이어 ‘5필리어’에서도 각본과 연기를 모두 소화했다. 고다윤은 이번 경험으로 인해 작가와 배우 모두의 역량이 늘어남과 동시에, 캐릭터 해석력, 전체적인 정서 속 개별 감성을 맞춰가는 법이 엄청 증가했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최영신은 대사전달력이 좋아 내면 심리를 표출하고 공유하는데 도움을 줬는데, 최영신의 연기를 보면서 마치 나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리얼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배영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5필리어’에서 최영신의 무대 에너지가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영신과 최배영은 모두 디테일한 감정 연기를 펼쳤는데, 만약 지금보다 더 세게 표현했으면 참을 수 없는 내적 괴로움과 고통보다는 분노로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영신과 최배영의 선택으로 디테일한 표현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훌륭한 연기를 펼친 것인데, 음악과 조명 등 무대 설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5필리어’에서 최배영은 분노에 찬 강한 목소리보다는 발성이 명확한 목소리로 마지막 오필리어에 관객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단편영화 ‘멈추지 마’, ‘손의 무게’에서 주연으로 이미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고, 드라마 ‘청춘시대2’에서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송경아 역으로 주연 못지않은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최배영은, ‘5필리어’의 마지막 오필리어로 등장해 고발이라는 측면의 외적 행동도 표현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내면의 각성과 결단, 성장을 관객들이 공유하게 만들었다.

최배영의 연기로 연극을 마무리했으면 긴 여운과 함께 그 감정에 계속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 이후에 엔딩까지 펼쳐진 사족 같은 퍼포먼스와 직접적인 행동들은 다섯 명의 여배우가 펼친 명연기의 감동을 희석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고정 레퍼토리 작품에 디테일이 강하기로 유명한 극단/소극장 산울림이 이번 프로덕션에 밀착해서 도왔으면 ‘5필리어’가 훨씬 좋은 작품이 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지속되고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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