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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21세기 서울에서 즐기는 18세기 유럽의 성악 기교

발행일 : 2018-02-23 14:30:56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이하 ‘바로크 음악’)이 2월 22일 폴 굿윈 지휘,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 피아니스트 미하일 안토넨코의 협연으로 공연됐다.

상상을 초월하는 성악 기교에 빠져있었던 것을 알려진 18세기 유럽의 정서를 만끽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헨델, 비발디, 모차르트의 작품을 비교적 소편성의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즐길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바로크의 음색, 쳄발로가 만드는 현악기적인 정서

‘바로크 음악’에는 피아노도 등장하지만, 바로크 시대의 악기인 쳄발로(cembalo)가 바로크 음색을 리드했다. 작은 그랜드피아노를 연상하는 외모를 가진 쳄발로는 건반이 달린 발현악기로 하프시코드, 클라브생, 클라비쳄발로라고도 불린다.

피아노는 현을 해머로 쳐서 소리를 내지만, 쳄발로는 현을 퉁겨서 소리를 내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피아노가 타악기적인 정서를 만든다면, 쳄발로는 현악기적인 정서를 만든다. 피아노가 경쾌함을 특징으로 한다면, 쳄발로는 은은한 울림을 특징으로 한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이날 공연은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아닌 서울시향의 비교적 소규모 편성으로 진행됐는데, 특정 계층만 들을 수 있었던 실내악을 비롯한 소규모 편성의 묘미가 소리의 전달력이 좋은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 것이다.

첫 곡인 헨델의 ‘합주 협주곡 F장조, Op. 3 제4번, HWV 315’를 큰 키의 지휘자 폴 굿윈은 시원시원하고 명확하게 연주했다.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인 그는 파스텔톤 느낌의 음악을 감미롭게 연주했는데, 선명하긴 하지만 원초적이라기보다는 차분하고 절제된 느낌을 전달했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오페라의 서곡, 아리아, 레치타티보까지! 율리아 레즈네바가 선사한 극강의 성악 기교!

선율이 강조된 노래인 아리아(aria), 대화체로 가사가 강조된 노래인 레치타티보(recitativo)가 오페라의 주요 노래라고 볼 수 있는데, ‘바로크 음악’은 오페라의 서곡, 아리아, 레치타티보를 모두 망라한 시간이었다.

헨델의 오페라 ‘알렉산드로’ 중 레치타티보 ‘사랑스런 고독이여’와 아리아 ‘대기여, 샘물이여’, ‘영혼에 빛나는’을 시작으로 노래를 부른 레즈네바의 목소리에는 애절함이 담겨 있었는데, 목소리의 떨림과 울림은 쳄발로의 음색과 잘 어울렸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비발디의 오페라 ‘그리젤다’ 중 ‘두 줄기 바람이 몰아치고’를 부를 때는 아리아가 시작하기 전부터 표정 연기를 펼치며 심취했는데, 기교를 뽐낼 수 있는 노래를 주로 선곡한 레즈네바의 실력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쳄발로의 감성으로 만난 모차르트, 피아노의 경쾌함으로 만난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 K. 588, 서곡과 ‘흔들리는 바람처럼’은 쳄발로가 함께 연주했는데, 이어지는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어찌 그대를 잊으리’, K. 505는 피아니스트 미하일 안토넨코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했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죽음이 온다고 해도 두려움 없이 기다리겠다고, 다른 대상에게 애정을 주지 않고 비탄으로 죽을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노래를 안토넨코는 부드럽게 연주했는데, 악보를 넘길 때도 우아하게 넘겼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 다양한 방식으로 펼친, 제1부의 앙코르

‘바로크 음악’에서 제1부의 연주가 끝난 후 세 번의 앙코르가 이어졌는데, 피아노 연주만으로 아리아를 부르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아리아를 부르고, 쳄발로가 함께 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레즈네바를 아리아를 불러 환호를 받았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니콜라 포르포라의 ‘할렐루야’는 피아노 연주로 노래를 불렀고,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노래를 불렀으며,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하소서’는 쳄발로가 함께 했다.

익숙하지 않은 곡이 많아서 관객들은 다소 낯설게 여겼을 수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한 번은 들어본 경험이 있는 친숙한 곡인 ‘울게하소서’는 레즈네바의 정서적 함양이 가장 돋보인 곡이었는데, 이 곡을 위해 달려온 것처럼 느껴졌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진지한 모습으로 장난기를 발휘한 지휘자! 관객들은 무척 즐거워했다

‘바로크 음악’은 실내악보다는 웅장하고 현대적인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보다는 아기자기한 매력을 발휘하는 공연이었는데, 지휘자 폴 굿윈은 진지한 모습을 하면서도 장난기를 발휘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제1부에서는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도록 피아노 뚜껑을 열러 나온 사람이 피아니스트인 줄 알고 관객이 박수를 치자, 피아노 뚜껑을 닫고 나갈 때 굿윈은 다시 박수를 유도하는 장난기를 발휘하기도 했는데, 퍼셀의 ‘아서 왕 모음곡, Z. 628 중 일부 악장’에 이은 텔레만의 ‘수상음악’을 연주할 때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밝고 경쾌한 연주 소리뿐만 아니라 지휘자의 동작에서도 같은 정서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는데, 발로 땅을 구르며 타악기 같은 리듬을 맞출 때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지휘자는, 마지막 악장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리듬에 맞춰 발 구르기를 했다.

발 구르기를 함께 한 관객들은 정숙해야 할 것을 강요받는 클래식 공연에서 연주자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는 기쁨에 더 큰 환호를 보냈고, 참여했다는 여운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었다. 많은 관객들은 집에 돌아간 후 텔레만의 ‘수상음악’을 틀어놓고 발 구르기 할 그 시점을 신나게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율리아 레즈네바의 바로크 음악’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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