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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화유기’(20) 천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천계의 위상은 B급 코드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발행일 : 2018-03-05 05:15:28

박홍균, 김정현, 김병수 연출, 홍정은, 홍미란 극본,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20회(최종회)는 스스로 고립돼 있는 이승기(손오공 역)를 꺼내기 위한 차승원(우마왕 역)의 노력이 내레이션으로 표현되면서 시작한다.

최종회에서의 확 줄어든 긴장감은, 제19회가 최종회이고 제20회는 드라마가 끝난 그 이후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화유기’가 몇부작인지에 대해 제작진이 명확하게 공표하지 못하고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이유는 이런 구성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천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이 작품의 B급 코드는 이곳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했을 수도 있다

‘화유기’ 제20회에서 차승원은 성지루(수보리조사 역)에게 “천계는 제대로 아는 것도, 뜻대로 되는 것도 없네요,”라고 말하는데,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천계를 절대적인 선을 지키는 절대적인 힘의 원천이자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인 공명정대함을 가진 판단과 판결의 정점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차승원을 이용하고, 오연서(진선미/삼장 역)로 하여금 소명을 수행하게 한다. 흑룡과의 싸움에서 오연서가 죽었을 때 더 이상 흑룡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던 것을 보면, 직접 진압할 수 있는데 스스로 악을 이기는 과정을 주기 위해 소명을 준 게 아니라 직접 할 수 없기에 그렇게 했다고 여겨지는데, 이것이 제작진이 천계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볼 수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에서 유일신, 절대신이라기보다는 그리스, 로마 시대처럼 여러 신이 공존하며 신선들 사이에서도 권력관계가 형성돼, 신선들의 세계에서의 모습과 인간세계에서의 모습이 별반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선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절대자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권력을 가진 원로원의 모습처럼 묘사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계에 대한 생각과 작가가 바라보는 천계에 대한 생각, 확대해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 최소한 ‘화유기’에서 작가가 바라보는 천계에 대한 시선은 기존과 확연히 다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만약,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이 천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갔으면 진지하게 전개되는 ‘화유기’의 B급 코드의 이유를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을 수 있다.

흑룡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감이 제19회 방송 이후 시청자들에게는 이제 큰 실망으로 자리 잡았는데, 천계를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화유기’에서 천계는 절대자도 독보적 영웅도 아닌, 영웅들의 스승 또는 선배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이승기의 조각난 기억! 오연서가 없는 세상을 견딜 수 없기에 내면이 선택한 최선일 수 있다

‘화유기’ 제20회에서 충격으로 인한 이승기의 기억상실은 오연서가 없는 세상에서 견딜 수 없기에 선택한 최선일 수 있다. 조각난 기억이 맞춰지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성혁(동장군 역)이 말하는 것은, 이승기가 충격으로 인한 분열 상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

이승기가 수렴동에서 나오지 않고 다른 요괴들과 대화도 거의 나누지 않는 것은, 회피해 고립되는 것이 현재의 아픔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스스로 여기기 때문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수렴동으로 오연서의 영혼이 찾아가는 것은 견딜 수 없어서 회피를 선택한 이승기를 직면하게 만든다. 눈에 띄는 점은 과거의 일을 말하며 직면하게 만들 때 오연서는 외부적으로 보였던 팩트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내면의 마음을 정말 노골적으로 다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연서는 이승기를 직면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단순한 반복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더 깊게 내면으로 들어감으로써 직면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있다. 단 하루 주어진 시간에서의 이런 깊은 직면은 작가가 심리학을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분열과 회피에 이르기 전에 정말 강렬했던 제천대성이었기 때문에 상대(이승기)가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했을 수도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이세영을 태워야 하는 이홍기의 아픔, 아들을 만나고도 아는 척할 수 없는 차승원의 아픔

‘화유기’ 제20회에서 이세영(좀비 소녀/부자/정세라/아사녀 역)을 태워야 하는 이홍기(저팔계 역)의 아픔은 길게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그간 본방사수 한 시청자들에게는 큰 울림으로 전달됐을 것이다.

내 눈앞에 있는 이세영이 그 이세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런 현실에 직면한다는 것은 이홍기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다. 무기력해져만 가는 자기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태워달라고 말하는 이세영과 그것을 실행할 수밖에 없는 이홍기의 어려운 결정에 눈물이 흐른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에서 방물장수 손자 정제원(원, ONE)(홍해아 역)이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도 아는 척을 하지 못하는 차승원의 마음 또한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정재원이 작은 사고를 치기는 하지만, 착한 사람으로 나온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데, 차승원과 정제원의 이름에 공통적으로 ‘원’이 들어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정제원이 차승원이 아들인지 아닌지를 걸음걸이, 오른손으로 등을 긁는 모습이 같다는 것을 통해 확인해줬는데, 만약 ‘화유기’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정제원 또한 스토리텔링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낮은 시청률로 그럴 가능성이 많지는 않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시청률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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