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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50가지 그림자: 해방’(2) 무시와 의미축소, 강렬한 분노를 거쳐 용서까지

발행일 : 2018-03-07 00:02:10

제1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 제2편 ‘50가지 그림자: 심연(Fifty Shades Darker)’에 이은 완결판인 제3편 ‘50가지 그림자: 해방(Fifty Shades Freed)’은 아나스타샤 스틸(다코타 존슨 분)과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넌 분)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크리스찬 내면의 기저에는 생모에 대한 감정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3편에 걸친 크리스찬의 생모에 대한 감정은 무시와 의미축소에서 강렬한 분노를 거쳐 용서에 이르게 된다. 아나스타샤와 크리스찬의 관계가 발전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생모에 대한 크리스찬의 감정이 통합의 과정을 겪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면, 그레이 시리즈가 말초신경의 자극을 얻기 위한 영화라기보다는 인간 내면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눈물 나는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 제1편, 제2편, 제3편에 걸친 크리스찬의 기저 정서는 생모에 대한 감정이다, 첫 번째 감정은 생모의 존재에 대한 무시와 의미축소이다

크리스찬은 제1편, 제2편, 제3편의 영화에 걸쳐 생모에 대한 감정을 전달한다. 세 편의 이야기를 이어서 관람하면 심도 있는 심리상담, 심리분석으로 치료, 치유, 용서, 인간 성장의 과정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크리스찬이 생모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이유, 가치를 부여하지 않은 이유는, 생모에게 의미를 부여할 경우 크리스찬은 스스로 견디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크리스찬의 기억은 스스로를 너무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그래서 크리스찬이 선택한 첫 번째 감정은 생모의 존재에 대한 무시와 의미축소이다. 약물 과다로 죽은 생모는 사흘 뒤에 발견되는데, 크리스찬은 생모 곁에 같이 있었다. 생모의 어깨에 이불을 덮어주면서 어린 크리스찬은 죽은 생모를 보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실려 간 병원에서 의사였던 양어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크리스찬은 어려서 상황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한다. 크면서 알게 되는데 이는 매우 두렵고 무서운 감정이며 화가 나는 감정이 될 수 있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그런 내면을 견디기 힘든 크리스찬은 생모가 더 이상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라고 무시하거나 의미를 축소한다. 크리스찬은 자기의 생일에도 세상에 태어난 것을 축복받고 싶지 않은데, 생모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수 없기에 무의식으로 누르고 있던 것이다.

◇ 생모에 대한 크리스찬의 두 번째 감정은 강렬한 분노이다

크리스찬은 아나스타샤에게 “너처럼 생긴 여자들을 벌주면서 희열을 느낀다.”라고 하는데, 아나스타샤는 “엄마처럼 생긴”이라고 정정을 하는 장면이 전편에 나온다. 크리스찬은 그것을 인정하는데, 엄마에 대한 강렬한 분노를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생모에 대한 크리스찬의 두 번째 감정은 강렬한 분노이다. 첫 번째 감정이었던 무시, 의미축소에서 한 단계 나아간 감정이다. 견딜 수 없어서 내면에 감추고 있던 것을 꺼냈기 때문이다.

생모에 대한 강렬한 분노가 있다는 것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 이전에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기저의 감정을 절대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분노 또한 표출하지 않았던 것인데, 분노를 표출한다는 것은 그리고 그 분노를 인정한다는 것은 서서히 통합의 과정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 아이를 가지기 싫어했던 크리스찬, 생모에 대한 마지막 감정은 용서이다

‘50가지 그림자: 해방’에서 아이를 가지기 싫어하는 크리스찬에게 아나스타샤는 “이 아이는 조건 없이 너를 사랑할 거야.”라고 말한다. 아나스타샤는 영화 속에서 ‘조건 없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데, 이 표현은 크리스찬을 해방시킬 수 있는 키워드 중의 하나로 작용한다.

아나스타샤의 뱃속에 있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조건 없이 크리스찬을 사랑한다는 것은, 아나스타샤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를 사랑했잖아. 당신이 그랬듯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겉으로 볼 때 모든 것을 다 가진 크리스찬이 아빠가 되기를 두려워했던 것은 자신의 아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사해 볼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아이 자체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크리스찬의 제일 깊은 감정은 사랑이었던 것인데, 생모에 대한 사랑, 생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점을 인지하게 되면 크리스찬이 누리는 부에 대한 부러움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더욱 크게 생길 수도 있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 통합의 과정으로 가는 크리스찬

일반적으로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 아이의 부모나 주변, 사회는 아이의 그런 감정을 용납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는데 해소가 되지 않으면 그 부정적인 감정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고, 해결이 되지 않은 채로 있게 되는 것이다.

‘50가지 그림자: 해방’에서 크리스찬은 극도로 분노했으나 회피했던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고 용인 받는다. 부정적인 감정이 해소되면 긍정적인 감정이 살아나는데, 크리스찬에게 이 과정은 통합의 과정이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엄마가 마약중독자였어도 엄마는 분명 아이를 사랑했을 것이다. 엄마면 조건 없이 아이를 사랑했을 것이고, 아이 또한 엄마를 조건 없이 사랑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그 사람은 크리스찬이 겪었던 제1단계 회피와 의미축소, 제2단계 강렬한 분노의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크리스찬이 아나스타샤와 함께 생모의 무덤에 꽃을 가지고 간 것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화해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통합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할 수 있는데,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크리스찬이 피아노를 칠 때 노래를 같이 했다는 것은 내면의 중요한 변화가 표현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여자를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크리스찬이 싸운 후에 화해를 하는 것도 통합의 과정이라는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다. 자기를 가두고 눌렀던 많은 제약과 에너지를 통합하면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처음 만남부터 지금까지를 회상하는 장면은 크리스찬의 성장과 치유, 사랑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가학적인 성교를 할 때 크리스찬이 세운 규칙은 상대방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게 하면서 잘못해서 벌받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었다. 아나스타샤에게 “너 요즘 버릇이 없더라.”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응징하지 않고 “좋아, 봐주지.”라고 말하는 것 또한 용서의 의미인데, 성숙되고 승화된 크리스찬의 해방을 뜻한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3부작은 한 인간의 역경 극복사이면서 성장 드라마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성적인 즐거움 또한 준다는 점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가진 내면의 아픔에 감정이입하면 울먹이게 되거나 최소한 가슴이 먹먹해질 것인데, 원초적인 이야기라는 선입견이 관객의 자유로운 관람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점은 무척 안타깝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에서 해방의 주인공은 크리스찬이다. 아이를 통해 얻는 기쁨은 세상 어떤 기쁨보다도 크고 값지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크리스찬이 아들을 통해 얻는 위안과 기쁨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찬과 아나스타샤의 사랑 이야기는 내내 가슴에 잔잔한 감동이 돼 여운으로 남는다. 뭐랄까 아쉽고 궁금하고 그들과 친하고 싶어진다. 크리스찬의 인간적인 고뇌와 극복기가 더욱 애틋하고 놀라운데, “정말 그래... 니가 이뤄놓은 걸 봐...”라고 말하는 아나스타샤의 말은 아직도 귓가에 머물러있다.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해방’ 스틸사진.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그레이 시리즈는 사랑하는 사람을 구원하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성장하도록 촉진하는 놀라운 예시를 보여준다. 크리스찬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매력도 필요하지만, 크리스찬을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아나스타샤에게 크리스찬은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레이 시리즈에서 아나스타샤의 신데렐라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크리스찬의 성장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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