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능과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 기업은 GM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팟캐스트 ‘이 차 저 차’가 주최한 두 번째 ‘패밀리데이’에 참석한 박상원 흥국증권 이사는 ‘4차 산업-자동차산업을 삼키다’라는 강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박 이사는 “향후 5년은 과거 50년 이상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2025년까지는 자동차의 디지털화 가속, 2030년까지는 자율주행차, 2050년까지는 자동차의 전기화가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또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ICT 업체들이 자동차 업체들의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제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잘 대비하고 있는 업체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상원 이사는 GM이라고 단언했다. 박 이사는 “최근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GM은 이제 제조업체를 포기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군산공장을 닫는다고 했을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 MaaS(Mobility as a Service)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대비해 GM이 서비스 업체로 변신하는 수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GM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대비한 덕에 2017년에 주가가 40% 올랐지만 포드는 안 올랐다. GM 회장이 실리콘 밸리가 있는 스탠퍼드 출신인데,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인도나 호주 등지에서 철수하면서 축적한 자본으로 CASE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ASE에서 C는 커넥티비티(연결성), A는 자율주행, S는 차량공유, E는 전동화를 의미한다.
수소차의 미래에 대해 박상원 이사는 “수소는 원래 독일 업체들이 주도하다가 폭스바겐이 디젤을 앞세우면서 현재는 한국과 일본 업체로 넘어갔다”면서 “수소는 화학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한국과 일본, 미국이 수소차를 상용화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이어 “캘리포니아 환경부는 2050년 완성차 판매량의 60%가 수소차가 되어야 캘리포니아가 설정한 공기의 질을 맞출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고, 중국이 이를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용차의 경우 배터리가 너무 커지면 곤란하므로 수소차로 가고, 승용은 전기차로 가자는 게 전체적인 흐름”이라면서 “중국에서 현대차에 수소차 기술을 달라고 조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병휘 레이서는 “전기차와 기존 내연기관차의 평가기준을 어떻게 달리하면 좋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레이싱 쪽에서도 포뮬러-E처럼 전기차 파워트레인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타본 전기 카트는 엔진 카트보다 훨씬 빠르더라”고 하면서 “그런데 전기차는 아직 완성도 면에서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일부 전기차는 파워트레인 전기화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그 외에 자동차가 갖춰야 할 부분은 소홀한 경향이 있다. 내 생각에는 전기차가 기존 자동차의 형태를 꼭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기차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이니 판단 기준도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 행사는 팟캐스트 ‘이 차 저 차’를 진행하고 있는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과 정예은PD가 진행을 맡았으며, 지난해 7월 첫 공개방송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반 관람객 외에도 BMW, 폭스바겐, 마세라티, 한국토요타 관계자들과 자동차 담당 기자, 저널리스트 등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