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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숫자녀 계숙자’(4)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숫자로 방어하고 공격한다

발행일 : 2018-03-29 11:15:52

김형규 제작, 김형섭 각본/연출, MAKETH(메익스)가 만든, oksusu(옥수수) 채널의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 제4회의 부제는 ‘우, 너무 쉽게 변해가네!’이다. 단정적으로 표현한 부제는 오히려 ‘사랑이 정말 변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강하게 인지하게 만든다.

‘숫자녀 계숙자’ 제4회는 계숙자(전혜빈 분)가 숫자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려주고 있다. 계산 지향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측면이 물론 분명히 있지만,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마음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함이라는 점은 웹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숙자의 캐릭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하게 만든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상처받지 않으려는 마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숫자 공격법

숙자의 금고 속에 들어있는 낡은 인형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추억이라는 가치를 지는 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도 눈물도 없이 계산적이고 철두철미한 규칙을 적용하는 이유가, 여린 마음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금고 속 낡은 인형은 이미지적으로 명확하게 알려준다.

숙자는 상처받지 않으려는 마음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격을 선택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숫자를 이용해 공격함으로써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자기 스스로의 마음의 위안을 받기 위함일 수도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감정적으로 대할 경우 감정이 어느 정도 풀리면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며 믿을 경우 그런 죄책감과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숙자에게 숫자는 최고 가치나 최종 목적이 아니라 안전함을 확보하는 방어막일 수 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변하지 않는 것에는 숫자를 대입할 필요가 없다는 웹드라마 속 숙자의 내레이션은 이를 뒷받침한다. 예측이 되고 예측이 필요 없기 때문이고, 숫자는 레시피처럼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고, 손해 보게 만들지 않기 때문에 숫자를 믿는다는 점은 정말 안전한 대상이 있으면 숙자가 숫자의 굴레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는 추정을 하게 만든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워킹맘이 가지는 양가감정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는 숙자의 입자에서 볼 때 동창회 시간에 맞춰오지 않는 동창들은 숙자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늦게 나와서 자식 자랑, 남편 자랑, 돈 자랑을 하면서 본인들 이야기에 본인은 없는 대화를 하며 목에 힘을 주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꼴불견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자아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의 자기방어 방법일 수도 있다.

그들이 하는 내 시간이 없고 내가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는 고백은, 네 시만 되면 아이들을 픽업하러 나가면서 더 이상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없는 네시델라에 공감하게 만든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워킹맘의 경우 전업주부를 이해하는 마음과 그렇지 않은 마음이 공존하는 양가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 ‘숫자녀 계숙자’에서 숙자는 워킹맘이 아닌 골드미스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결국 완충해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문제의식을 제기하기는 하지만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는데,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진행되는 웹드라마에서 스토리텔링의 초점을 잃지 않으려는 강약 조절은 훌륭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숙자가 주인공인 이야기, 숙자를 바라보는 카메라, 숙자가 바라보는 시야

‘숫자녀 계숙자’는 이야기를 분산시키지 않고 숙자에게 집중하는데, 카메라 또한 숙자에게 집중한다. 숙자를 바라보거나 숙자의 시야를 대변하는 카메라는 일관성을 유지해 시청자가 감정선을 그대로 확보할 수 있게 만든다.

숙자가 막대할 수 있는 남자라고 생각하는 김주철(박정복 분)과 이해준(안우연 분)의 시야로 카메라가 바뀌는 시간도 있지만 길게 머물지 않고 숙자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제4회 마지막에 던진 만만하다는 화두는 숙자와 해준, 숙자와 주철의 에피소드가 어떤 톤으로 흘러갈지 예상하게 만든다. 막대한다고 느낄 수도 있는 시청자들에게 예방주사를 놓는 것 같은 뉘앙스적 암시는 다음 방송을 기대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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