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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평생 노래하며 살고 싶은 노래쟁이 테너 최용호! 음악은 힐링이다

발행일 : 2018-04-03 08:26:30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유학파 테너 성악가. 남성적이고 박력 넘치는 소리를 강점으로 하는 스핀토 테너로서 일명 ‘불꽃테너’라는 이명을 가진 그의 첫인상은 그 목소리만큼이나 강렬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천진난만한 미소와 생기 있는 표정은 의외의 반전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남자가 궁금해졌다.

테너 최용호. 사진=이프스튜디오 이영석 제공 <테너 최용호. 사진=이프스튜디오 이영석 제공>

이하 최용호와의 일문일답

◇ 테너 최용호는 누구인가?

Q. 아직 얼굴이나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테너 최용호입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는데요, 추운 겨울을 견디고 찾아온 봄기운을 모든 분들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국 최대의 극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탄의 사수’의 타이틀 롤 ‘막스’ 역할로 오페라 데뷔한 최용호

Q. 갓 유학을 마친 신진 성악가가 처음부터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일이 흔한 케이스는 아닐 거라 생각됩니다. 그것도 국립오페라단과 더불어 우리나라 오페라를 이끄는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정기공연인데 말이죠.

막스는 전형적인 헬덴테너(영웅적인 음색을 가진 힘 있는 테너)가 부르는 역할로 제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 생각하여 오디션에 응시했는데, 감사하게도 당시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이셨던 작곡가 이건용 선생님과 정갑균 연출님이 좋게 봐 주신 것 같습니다.

Q. 그런데 이후로 한동안 오페라 무대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아무래도 오페라가 대중들에게 익숙한 장르가 아니니까, 오랜 준비에도 몇 차례 되지 않은 공연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좀 더 많이 무대에 서고 싶고 노래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장르의 다변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이었던 ‘스타킹’에서 뮤지컬 배우를 선발하는 프로젝트인 ‘뮤지컬킹’편에 출연하였습니다.

Q. 아, 그러고 보니 저도 봐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패널로 나오신 박해미님 등으로부터 “일 세기에 한 번 나올 목소리”, “목소리 하나로 전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다”라는 극찬을 받으셨지요?

쑥스럽습니다. 그런데 칭찬과는 별개로 결과는 탈락이었지요(웃음). 방송이라서 좋게 말씀하셨는지도 모르지만 성악적으로 워낙 훌륭하니 오페라 무대를 지켜달라며 탈락시키셨지요.

테너 최용호. 사진=이프스튜디오 이영석 제공 <테너 최용호. 사진=이프스튜디오 이영석 제공>

◇ 뮤지컬, 팝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 “스펙트럼을 넓혀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어”

Q. 그래도 결국 뮤지컬 무대에 오르셨습니다. 지난해 극동방송 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배우수업’에 특별출연 하신 것에 이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꿈빛 도서관’에서는 배역을 맡아 연기까지 하셨더라고요. 어떠한 작품이고 어떠한 배역이었는지요?

뮤지컬 ‘꿈빛 도서관’은 정대영 중앙대 교수님이 연출하시고 장애인, 탈북민, 다문화 가정의 배우들이 어우러져 각박한 현실에도 꿈을 잃지 않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장애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실제 발달장애를 가진 강민휘 배우님이 주연인 ‘민이’ 역을 맡았고 저는 민이를 수호하는 총사 역이었습니다. 대사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극중 가창의 비중이 가장 큰 역할이었지요.

뮤지컬 ‘꿈빛 도서관’ 공연장면. 사진=최용호 인스타그램 제공 <뮤지컬 ‘꿈빛 도서관’ 공연장면. 사진=최용호 인스타그램 제공>

Q. 지난여름 예술의 전당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이틀 롤인 타미노 왕자 역으로 다시 오페라무대에 오르셨지요. 3년만의 오페라 복귀라 감회도 새로우셨을 텐데, 클래식계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뮤지컬이나 팝페라 등 소위 ‘딴 길로 샜던 사람’에 대한 선입견도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요.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오페라는 저의 고향이고 결국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 가장 사랑하는 것 역시 오페라입니다. 조금 다른 길을 가더라도 스스로 성악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노력을 해 왔기에 오랜만의 오페라 무대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어려운 점이라면 역시 관객을 끌어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저는 정말로 우리나라에서 오페라가 많이 공연되고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투란도트’의 칼라프, ‘안드레아 셰니에’의 안드레아 셰니에, ‘아이다’의 라다메스 등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너무나 많아요. 전국의 오페라단 단장님들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웃음).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Q. 역시 최용호 테너를 대중에 알리게 된 계기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출연이겠지요. 아쉽게 결선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어마어마한 성량과 무대장악력으로 ‘어나더레벨’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함께 출연했던 동료들과 팝페라그룹 ‘팬텀보이스’로 활동 중인데요. 조만간 콘서트 계획이 있다고요?

로즈데이 하루 전날인 5월 1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단독콘서트를 준비 중입니다. 기존멤버인 크로스오버 싱어 우정훈, 바리톤 박정훈, 베이스 박요셉, 소프라노 한송이 님 이외에 팬텀싱어 시즌 2와 판타스틱 듀오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 가수 손정수와 김용호 테너가 가세하여 한껏 다채롭고 환상적인 무대를 보여드리고자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1천석 이상의 대극장에서 여는 첫 콘서트인 만큼 자리가 많이 비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을 합니다. 모쪼록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JTBC '팬텀싱어'에서 '이사벨'을 열창하는 최용호. 사진=JTBC ‘팬텀싱어’ 방송화면 캡처 <JTBC '팬텀싱어'에서 '이사벨'을 열창하는 최용호. 사진=JTBC ‘팬텀싱어’ 방송화면 캡처>

Q. 디지털싱글 음반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미 세 곡의 녹음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여건이 된다면 오프라인 정규앨범으로 발매하고 싶기는 한데, 일단은 한 곡 한 곡 후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스트리밍 음원으로 낼 계획입니다. 사랑과 희망을 주제로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곡들로 준비하고 있으니 발매되면 좀 더 다양한 뒷이야깃거리를 가지고 후속기사를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Q.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에 음원까지 정말 다방면에 열정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거나 계획을 갖고 계신 게 있나요?

TV에 많이 얼굴을 비추고 싶습니다. 집이 경남 진주인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자주 내려가지 못합니다. 어머니께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데 오프라인 공연활동이 중심이라 힘든 부분이 있더군요. 음방(음악방송), 예능, 교양, 드라마 등 무엇이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요즘 인문학이나 역사 강의 등 ‘지식예능’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쪽 분야가 또 제 전문입니다. 워낙에 역사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 주변인으로부터 잡학다식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으니 패널로 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일상과 인생관 :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 하고 결과는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Q. 최용호 씨의 일상이 궁금합니다. 공연이나 연습을 하지 않을 때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는지요?

취미들이 대개 정적이라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독서를 한다든지 프라모델을 조립한다든지 비디오게임을 한다든지요. 독서는 역사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특히 ‘사기’와 ‘삼국지’는 정말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이나 인문학, 심리학 관련 서적들도 보는 편입니다. 꽤 오랫동안 만화를 그리는 취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거의 그리질 않습니다. 프로야구 할 시간이 되면 중계방송을 틀어놓는데, 이글스 팬인지라 몇 년째 성적이 좋지 않아서 매우 괴롭습니다.

Q. 인스타그램에서 살사춤을 추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복장도 그렇고 자세가 예사롭지가 않던데요, 댄스가수로도 도전해 볼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는데 서울 강남의 한 동호회에서 살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살면서 몸을 쓰는 일은 별로 해 보지 않아서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운영진 분들도 정말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시고 계속 하다 보니 느는 것이 보이고 재미가 붙어서 즐겁게 배우는 중입니다.

조만간 ‘춤추며 노래하는 최용호’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전체 레퍼토리 열 곡당 한두 곡 정도는 안무와 함께 선사해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웃음).

최용호. 사진=최용호 인스타그램 제공 <최용호. 사진=최용호 인스타그램 제공>

Q. 가장 중요한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요, 최용호 테너에게 음악이란 무엇입니까?

유명 팝페라그룹 일디보의 곡들 중에 ‘Passera’라는 곡이 있습니다. ‘분노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고통들을 노래를 부르며 흘려보낸다’는 가사가 정말 많이 공감되고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힘들 때가 있고 때론 견디기 어려운 시련을 겪게 됩니다. 저 또한 인생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연습실이건 무대에서건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난 뒤 얻게 되는 치유와 위안으로 지금껏 잘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게 있어서 ‘음악은 힐링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인터뷰를 할수록 지적인 부분이 부각되어서 좋습니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나요?

역사와 고전에서 많이 배우는 편이어서인지 이전엔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留皮 人死留名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이라는 다소 고전적인 문구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역사에 뭔가 이름을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습니까(웃음).

하지만 이것저것 부침을 많이 겪다보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천명을 기다린다)’이라는 말이 요즘은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오디션에 떨어지거나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아직은 크게 쓰임 받을 시기가 이르지 않았다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안해지더라고요. 어차피 한 번에 되는 일은 드무니 실력을 쌓고 조금씩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길이 열리지 않겠습니까. 아직은 앞날이 창창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래도 이제는 인생의 반려자가 있어야 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만나는 분이 계신지요? 없다면 어떤 분이었으면 좋겠고, 또 결혼은 언제쯤 하고 싶으십니까?

사실 연애를 못한지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어도 좀처럼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입니다. 제가 은근히 초식남이라 여성분들이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웃음).

아담한 체구에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합니다만, 그보다 중요한 건 제 일의 특수성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결혼은 인생 중반 전에는 하고 싶긴 한데, 제가 생각하는 결혼은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 살아온 삶을 버리고 남은 삶을 온전히 반려자와 자녀를 위해 사는 것이라 여기기에 신중하게 하고 싶습니다.

Q. 인터뷰 감사드리며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시죠.

감사합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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