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재미의 요소는 다양하다. 곧게 쭉 뻗은 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며 짜릿한 속도를 즐길 수도 있고,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운전대를 좌우로 돌려가며 차의 횡가속도에 몸을 실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운전자의 능숙한 스킬과 차의 성능이 잘 조합된다면 운전 재미는 배가 된다.
운전을 신나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많이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안전이다. 안전을 생각하지 않으면 본인의 목숨은 물론 타인의 목숨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할 땐 재미보다 안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도를 넘어선 위험한 운전은 아찔한 상황만 연출할 뿐 결국 재미도 없다. 가고자 하는 길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야 재미도 있는 법이다.
특히 굽은 도로를 돌아 나갈 땐 정교한 핸들링 그리고 적절한 가속과 제동이 필요하다. 여기에 운전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는 차의 성능과 기능 등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의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안전하고 재미있는 코너링엔 차의 능력도 한 몫을 한다.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르노삼성 SM6의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 렉타입 EPS(R-EPS)방식의 프리미엄 스티어링 시스템은 정교한 조향을 돕는다. ZF-TRW사의 R-EPS 벨트는 가장 진보된 스티어링 방식으로 주로 고급 스포츠카에 장착된다. 이는 구동축과 직접 연결된 차체 아래의 렉 부분에 위치해 구동축에 정확하고 직접적인 조향력을 전달해 더욱 섬세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스티어링 회전수, 일명 ‘록-투-록(Lock-to-Lock)’도 절묘하게 설정됐다.
SM6의 ‘록-투-록’은 약 2.6 회전으로, 일반적인 자동차들이 3바퀴 정도인 것과 비교해 회전수가 적은 편이다. 이 회전수가 낮을수록 자동차의 스티어링 반응이 좋아진다. 스티어링 휠을 같은 각도로 돌렸을 때 바퀴가 더 많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SM6의 스티어링 반응이 빠르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보다 과감하게 공략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꼼꼼한 세팅 덕분이다.
주행 모드를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멀티센스(Multi-sense)'는 운전 재미와 함께 분위기 전환에 적합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스티어링이 묵직해지고, 엔진 응답성이 빨라져 짜릿한 역동성과 최상의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 컴포트 모드에선 댐핑 컨트롤이 안락한 승차감을 우선으로 설정되고 스티어링이 가벼워져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특히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이 높아져 과속방지턱과 요철 등을 지나갈 때 파도 타듯 넘어간다.
토션빔을 기반으로 한 AM 링크 서스펜션은 단단하면서 안락한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한다. 여기에 부착된 액티브 댐핑 컨트롤과 진폭 감응형 댐퍼 등은 내구성을 올리고 매끄럽지 않은 노면에서의 소음과 진동을 줄여 중형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편안한 승차감을 돕는다. 토션빔의 날카로운 핸들링 등의 장점을 살리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를 보완한 것이다.
코너링 공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자세다.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에 대한 이해가 이뤄졌다면 이제 코너링 공략을 알아볼 차례다.
고속으로 달리다 굽은 길을 만나게 되면 먼저 해야 할 것이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갖다 대는 것이다. 코너에 진입하기 전 반드시 속도를 충분히 줄여야 한다. 스티어링 휠을 안정적으로 꺾을 수 있을 때까지 감속한 뒤 천천히 운전대를 꺾으며 다시 가속한다. 모터스포츠에선 빠르게 코너를 돌아 나가기 위해 코너의 꼭짓점까지 브레이크 상태를 이어가다 재빠르게 가속으로 바꾸는 공략을 쓴다. 이를 ‘트레일 브레이킹’이라고 한다.
코너를 돌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코너를 돌아 나가는 순간, 그러니까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겁을 먹고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으면 오버스티어 혹은 언더스티어가 일어날 수 있다. 차가 자연스럽게 돌아 나가야 하는데, 이때 제동을 걸어버리면 관성에 못 이겨 차체가 도로 위에서 돌게 된다. 이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큰 위험 요소다. 한편 코너를 돌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는 건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충분히 감속을 안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지는, 이른바 ‘와인딩 길’을 운전할 땐 무엇보다 운전 자세가 중요하다. 스티어링 휠을 안정적이고 연속적으로 꺾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트 포지션을 본인 몸에 꼭 맞는 상태로 세팅하고 등받이에 어깨를 밀착한다. 스티어링 휠의 위치도 조정한다. 스티어링 휠 윗부분이 손목에 닿으면 적당하다. 그리고 운전대 양옆을 두 손으로 꼭 잡고 180도 연속으로 회전하면서 운전하면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손'이다. 반드시 양손으로 운전대를 잡아야 바퀴가 꺾이는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