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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교향곡에서 관악기와 타악기가 만드는 감동

발행일 : 2018-04-28 13:35:08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이하 <말러 교향곡 제5번>)이 4월 27일과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의 지휘로 소프라노 황수미가 협연했다.

말러의 ‘교향곡 제5번’과 같은 웅장한 교향곡의 연주를 들을 때, 훌륭한 오케스트레이션인지 듣기 불편한 연주인지의 차이는 현악기보다는 관악기와 타악기에 의해서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데, 롯데콘서트홀에서의 27일 서울시향 연주는 관객들이 왜 좋은 오케스트라에 집중되는지 경험하게 만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프란츠 슈레커, 오페라 ‘낙인찍힌 자들’ 서곡

프란츠 슈레커의 오페라 ‘낙인찍힌 자들’ 서곡은 한국 초연으로 연주됐다. 2대의 하프와 함께 오케스트라의 드라마틱한 연주는 오페라가 어떤 정서를 가지고 펼쳐질지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등장하는 모습을 볼 때는 참 점잖은 마르쿠스 슈텐츠는 지휘를 할 때는 흥이 넘치는 지휘자의 면모를 보였는데, 몸으로 리듬을 타면서 마치 업바운스의 춤을 추듯 경쾌하게 움직이면서 지휘를 했다. 그의 움직임은 어떤 음이 연주될지 충분히 연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듣는 재미를 높였다.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알반 베르크, ‘일곱 개의 초기 가곡’

알반 베르크의 ‘일곱 개의 초기 가곡’의 협연자로 나온 소프라노 황수미는 무대 맨 앞에 서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사이의 공간에 자리 잡았다. 사이에 위치하는 것은 노래를 부를 때 악기 소리를 간섭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무대 맨 앞에 자리 잡는데, 그 경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협연자의 연주를 무조건 받쳐줘야 한다.

황수미는 지휘자의 지휘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서 노래를 부르는 겸손함을 발휘했는데, 눈을 크게 뜨면서 고음으로 부드럽게 도약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황수미는 표정의 표현력이 무척 좋았는데, 오페라 무대에서는 얼마나 멋있을까 기대하게 만들었다.

일곱 곡을 다 부른 후 황수미는 환희에 찬 표정을 지었는데, 같이 박수를 받기보다는 황수미를 향해 관객과 함께 박수를 치는 지휘자의 모습과 함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제5번’

<말러 교향곡 제5번>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으로 감동을 줬는데, 68분의 연주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제1악장부터 관악기가 튀지 않고 맑은 소리를 내면서 연주를 했는데, 훌륭한 오케스트라인지 듣지 불편한 연주인지의 차이는 현악기보다는 주로 관악기와 타악기에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웅장함을 유지하면서도 화음을 절묘하게 맞추는 서울시향의 관악기와 타악기 연주가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필자는 롯데콘서트홀 1층 C구역 12열 8번 좌석에서 감상했는데, 오케스트라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가까운 위치이면서 연주 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교향곡 제5번’의 감동을 높였다고 생각된다.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같은 음악 전용 극장의 1층 좌석은 연주를 듣기에는 무척 좋은 자리이지만, 관객석에서는 대부분 현악기 연주자들의 모습만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주자의 움직임과 표정을 모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롯데콘서트홀이 독창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교향곡 제5번’에서 마르쿠스 슈텐츠는 크고 명확하게 지휘를 했는데, 제2악장을 들으면서 이런 연주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모든 악기가 질주하는 연주의 시간에서도 소리의 조화가 절묘하게 이뤄진다는 점은 감동적이었다.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2018 마르쿠스 슈텐츠의 말러 교향곡 제5번’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첼로가 선율을 이끌어가는 시간에는 차분하면서도 애잔한 정서를 만들었는데, 하나씩 악기가 더해지며 연주돼 감정을 축적하게 만든 말러는 긴 연주시간에도 어떻게 하면 관객이 연주에서 빠져나오지 않는지 잘 아는 작곡가라고 느껴진다.

말러 ‘교향곡 제5번’이 준 감동과 여운은 환호와 박수로 이어졌는데, 지휘자는 솔리 파트 연주자를 비롯해 각 악기별 연주자들이 각각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격려했고, 단원들을 향해서도 정중하게 인사하면서 공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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