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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러브엔딩’ 표면적인 이유와 숨겨진 내면이 공존하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

발행일 : 2018-05-08 11:43:55

변주현 연출, 변주현, 조아라, 한석희 작, 극단 이웃의 <러브엔딩(LOVE ENDING)>이 5월 7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스타시티지하1층 서울타이니앨리스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총 7막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로, 각 에피소드마다 표면적인 이유와 숨겨진 내면이 공존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차현석, 박준혁, 민아람, 이해미와 김상원, 최혜정, 박진선, 이재남이 회차별로 출연하고 최윤석이 전 공연에 함께 한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 같은 상황을 다른 시야로 바라본다, 관객은 성향에 따라 신선할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다
 
제1막 연애 놀이에서 남자 친구가 바쁜 일로 자신과의 시간을 보내지 못 한 것에 대해 여자는 이해는 하지만 기분이 안 좋아진다. 그러면서 여자는 세상 사람들의 모든 관계가 놀이가 아닐까 의문을 제기하는데, 사람들의 관계가 다 진심을 가지고 자기 역할을 하는 놀이라고 말한다.
 
<러브엔딩>은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시야로 바라보려고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관객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신선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에피소드에 따라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점차 이해가 될 수도 있고, 더 큰 저항감이 생길 수도 있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에서는 서로 같은 언어로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남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남녀의 대화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속의 많은 대화가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다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같이 회의를 해도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회의 후 회의록을 작성해 모두 사인을 했어도 그 문장의 의미는 그렇지 않다고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일상생활, 사회생활에도 많이 있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SNS의 활성화로 인해 어떠한 시대보다도 대화의 총량 자체가 많아진 세상에서 어떠한 시대보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용어를 서로 다르게 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부러 의도적으로 못 알아듣는 척할 수도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진심으로 대하는 것과 맞춰주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도 <러브엔딩>은 관심을 가지는데, 일곱 가지 에피소드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상황에 공감하는 관객은 많을 것이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예를 들어, 여배우 2명의 2인극인 제4막 동물의 왕국은 관객에 따라서 공감할 수도 있고 많이 불편할 수도 있는데, 이 두 경우 모두 관객의 마음을 날카롭게 건드리기 때문이다.
 
◇ 심리치료극을 연상하게 한다
 
<러브엔딩>의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표면적인 이유와 숨겨진 내면이 공존한다. 게다가 그냥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비슷한 이야기가 모인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심리치료극을 연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독백은 등장인물이 무대에서 혼자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하는 것을 의미하며, 방백은 등장인물이 혼자 이야기를 하지만 무대 위 다른 인물들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들에게만 들리는 대사를 뜻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독백은 등장인물의 혼잣말을 은밀히 듣게 되는 것이고, 방백은 등장인물이 대놓고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러브엔딩>에서는 방백이 주요하게 작용하는데, 제3막 반짝 세일은 방백으로만 이뤄진 방백 1인극이라고 할 수 있다. 4년 동안 꾸준히 어필한 남자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던 여자는 다른 여자가 관심을 가지니 드디어 그 남자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남자는 말한다. 남자의 태도와 행동은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듣다 보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 과거의 아픔으로 현재를 망가뜨리는 사람들을 직면하게 만드는 작품
 
<러브엔딩>은 일곱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과거의 아픔으로 현재를 망가뜨리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직면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에 따라서는 매우 불편하거나 불쾌할 수도 있다.
 
제5막 현명한 그들에 등장한 남자는 여자를 믿을 수 없고 그 때문에 자신의 삶이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사랑의 기억으로 현재를 망가뜨리는 모습은 형태는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일 것이다.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 공연사진. 사진=극단 이웃 제공>

<러브엔딩>은 전체적인 반응을 포함해 각 에피소드에 대한 반응 또한 관객마다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 만약 연극이 끝난 후에도 계속 불편함과 불쾌함을 견딜 수 없다면 그것은 연극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견디기 힘든 경험을 내면으로 눌러놓았는데, 연극에서의 비슷한 상황이 그것을 건드리는 트리거 역할을 했을 수 있다. 지금 나 자신이 모르는 크기와 강도의 아픔이 내게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불편함과 불쾌함이 지속되는 사람은 나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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